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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S로 본 일본 게임산업, `몰락`인가 `과도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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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폐막한 `도쿄게임쇼 2011` 회장 풍경
사진은 스퀘어에닉스 부스

지난 18일, ‘도쿄게임쇼(TGS) 2011’ 이 방사능과 지진을 이겨내고 역대 최대 관람객 수를 기록하며 흥행 속에 막을 내렸다.

사실 올해 도쿄게임쇼는 어느 때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현재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도쿄 지역의 방사능 잔류 문제도 그렇거니와, 몇 년 전부터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일본 게임의 정체기’ 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계속해서 들려 오고 있다.

실제로 ‘TGS 2011’ 에서 화제가 된 타이틀은 대부분 기존 명작의 재조명, 후속작, 혹은 타 기종으로의 이식 등이 많았다. 새롭고 참신한 시도보다는 기존 히트작을 기반으로 한 안전책을 취하는 현재의 상황은 ‘창작’ 을 업으로 삼는 개발자들에겐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현상일 것이다. 이나후네 케이지의 ‘일본 게임은 이제 죽었다’ 라는 발언 또한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렇지만 이 같은 의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는 주장도 팽팽하다. 비록 거치형 콘솔 인 PS3와 Xbox360의 기기 수명이 황혼기에 접어들긴 했지만, 휴대용 콘솔인 3DS나 PS비타로의 신작 출시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온라인이나 SNG, 스마트모바일 플랫폼으로의 진출 또한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몰락’ 이 아닌 ‘과도기’ 란 표현을 쓰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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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일본 게임은 죽었다` 라는 발언을 한 `록맨`, `귀무자` 의 이나후네 케이지

신작이 없다고?

게임 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한 1980년대 이후 지난 30년 간 게임 산업은 일본과 미국 두 나라의 선두 지휘하에 발전해 왔다. 특히 일본은 다양한 콘솔 기기를 기반으로 참신한 게임 콘텐츠를 생산해 왔으며, 일부 명작들은 게임이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문화 전도사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TGS 2011’ 에서는 유독 눈에 띄는 신작 일본 게임을 찾기 힘들었다. 비록 ‘TGS’ 자체적인 성향이 신작/기기의 깜짝 공개보다는 기존에 증명된, 혹은 공개된 게임들을 일반 유저들에게 선보이는 자리이긴 하지만, ‘아수라의 분노’, ‘드래곤즈 도그마’, 몇 개의 PS비타 신작 타이틀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기존 인기 시리즈의 후속작이거나 확장팩, 리마스터, 합본 패키지였다.

물론 기존 시리즈를 계승하는 것이 게임의 질적 저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렵게 개척한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더욱 굳건히 해 기존 유저뿐 아니라 신규 유저의 유입과 팬층 형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짭짤한 전략이다. 그러나 일본 게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새로운 명작 시리즈를 탄생시키기 위한 ‘도전’ 보다는 ‘안도’ 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분명해 보이며, 이러한 정책이 멀지 않은 미래에 양날의 검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 유달리 확장팩과 리마스터 버전 게임이 많이 보였던 `TGS 2011`

PS3와 Xbox360은 포화 상태, 해답은 어느 쪽?

예전부터 제기되어 온 가정용 콘솔 플랫폼의 한계도 일본 게임의 정체 여론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물론 닌텐도의 Wii나 NDS 등만 봐도 알 수 있듯, 앞선 기술력이 최고의 게임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 세계가 부러워하던 일본 게임의 기술력은 최근 들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크라이시스 2’ 와 ‘배틀필드 3’ 가 새로운 게임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엔드 그래픽을 선보였을 때도, 락스타와 팀 본디가 ‘L.A. 느와르’ 혁신적인 표정 묘사를 구현했을 때도, MS가 동작인식을 바탕으로 한 키넥트를 1,400만 대나 팔아치울 때도 일본 게임계는 3DS의 안경 없는 3D 입체 기술 정도 외에는 거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실제로 일본 게임의 기반이 되는 콘솔 기기 중 고품질의 그래픽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은 PS3와 Xbox360인데, 2005년 출시된 Xbox360이나 2006년 출시된 PS3가 2011년의 하이엔드급 기술을 선도하기엔 약간 부족한 감이 있다. 비록 최근 들어 3DS나 PS비타, Wii U 등의 신형 콘솔이 발표되고는 있지만 이 자리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때문에 차세대 가정용 콘솔이 발매되기 전 까지는 제한된 틀 안에서 게임을 제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신작 시리즈가 없다는 것이 곧 도전 정신의 포기를 일컫는 것은 아니다. 일본 게임업체들도 현세대 거치형 콘솔의 한계를 알고 있다. 때문에 기존에 거둔 성과를 토대로 과거의 방식과는 다른 방향으로 시리즈를 전개하려는 움직임을 꽤나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비록 결과가 좋진 않았지만 ‘몬스터 헌터’, ‘파이널 판타지’ 등이 온라인화를 시도했으며, ‘판타시스타’, ‘드래곤 퀘스트’ 등도 차근차근 온라인 게임으로 순조롭게 개발 중이다. 또한, 명작 게임의 소셜 게임이나 스마트모바일 게임으로의 이식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해당 분야의 신작 또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 스퀘어에닉스의 MMORPG `파이널판타지 14`
완성도 부족으로 몰락하긴 했으나 나름 의미가 있는 타이틀이다

사실, ‘TGS 2011’ 에 출품된 게임 리스트를 살펴 보면 신작 타이틀의 수가 엄청나게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해외 대형 게임업체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출품 타이틀 수와 참가 업체의 수는 작년보다 약간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 거리가 없었다고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신작의 대부분이 ‘TGS 2011’ 에서 기대를 받은 거치형 콘솔이 아닌 소셜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 분야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최근 게임 트렌드의 변화 때문이다. 불과 2~3년 전부터 등장한 스마트모바일 게임들은 특유의 라이트성을 바탕으로 게이머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쉽게 파고들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소셜 게임 또한 징가의 놀랄 만한 성장세에서 확인할 수 있듯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야말로 게임계의 블루오션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게임들은 특유의 라이트성 때문에 일본 게임들을 꾸준히 즐겨 온 게이머들에게는 딱히 어필할 요소가 충분치 않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비록 일본 내 라이트 유저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긴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보면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 발 스마트모바일/소셜 게임이 많지 않다는 점은 역시 우려할 부분이다.


▲ 최근 일본 게임업체들의 소셜/모바일 게임 쪽으로의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앵그리 버드(위)` 나 `시티빌(아래` 처럼 전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콘텐츠가 나오고 있지는 않다

결과적으로,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일본 게임은 죽은 상태라기보다는 과도기에 가깝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더욱 적극적이고 과감한 도전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 싶다. 물론 이를 극복해내지 못하고 밀려날 가능성도 있지만, 30년 넘게 쌓아 온 노하우가 그렇게 간단히 무너질 것 같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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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액션
제작사
게임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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