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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2011] 사람들이 `문명`에 열광하는 이유는?

‘문명’ 시리즈를 개발한 피락시스게임즈에서 게임플레이 개발 디렉터를 맡고 있는 배리 카우딜(Barry Caudill)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KGC 2011’ 3일차 기조강연에서 ‘문명: 오래된 것이 새로운 것이다’ 라는 주제로 ‘문명’ 시리즈의 역사와 몰입감, 20년이 지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움을 주는 게임 디자인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96년 시드 마이어에 의해 설립된 피락시스게임즈는 올해로 15년이 되었다. ‘게티스버그’, ‘알파 센터우리’, ‘문명’, ‘심 골프’, ‘레일로드’ 등의 타이틀을 출시했다. ‘문명’ 은 91년 처음 발표된 게임으로, 턴 기반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플레이어에게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결정할 시간을 주었고, 이는 시리즈 특유의 ‘한 턴의 선택’ 이라는 흥미 요소를 만들었다.

이후 96년 출시된 ‘문명 2’ 에서는 전작에 비해 다양한 유닛과 건물, 이벤트가 추가되며 더욱 커다란 스케일을 구현했다. 맵의 경우 사각 타일의 각도를 살짝 틀어줌으로써 더욱 재미있고 생생한 느낌을 구현했으며, 그 밖에 MOD 시스템으로 게임 내 콘텐츠명이나 시스템, AI 등을 바꿀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문명 2’ 는 확장팩과 멀티플레이 모드를 최초로 도입한 타이틀이기도 하다.

2001년 발매된 ‘문명 3’ 는 전작을 뒤엎는 것이 아니라, 시리즈의 장점을 격상시키자는 의도에서 개발되었다. ‘플레이 더 월드’ 와 ‘컨퀘스트’ 라는 두 개의 확장팩이 출시되었고, 이를 통해 학계와 팬들과의 관계도 더욱 밀집해졌다. ‘문명 4’ 는 시리즈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해줬다. 2년 간의 개발을 통해 멀티플레이 기능을 훨씬 강화/편리하게 개선시켰고, 종교와 위인, 정부와 시민 단체 등이 추가되며 게이머들의 선택 폭을 넓혀 주었다.


▲ 시리즈를 거듭해 오며 발전과 전통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문명`

그리고 작년, 존 셰퍼가 개발을 총괄한 ‘문명 5’ 가 출시되었다. ‘문명 5’ 는 타일 당 하나만의 유닛을 배치할 수 있도록 설정해 게임의 전투를 더욱 흥미롭고 전략적으로 만들었다. 이후 ‘문명 5’ 는 여러 가지 콘텐츠를 DLC로 출시했으며, 한국 문명 DLC에서는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일본해가 아닌 동해로 표기하는 등 국내 이용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 페이스북을 통해 출시된 ‘문명 월드(Civil World)’ 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다른 유저들과 상호 작용을 하며 즐길 수 있는 외전격의 SNS 게임이다.

이어 그는 피락시스 게임즈와 시드 마이어가 가지고 있는 게임 개발의 원칙을 설명했다. 첫 항목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 토픽을 설정해야 한다’ 이다. 개발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을 억지로 쥐어짜내도 재미있는 게임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어 ‘게임 개발/설계자보다는 플레이어들이 재미있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라’ 고 밝혔다. 모든 것을 유저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유저가 자신이 만들고 싶은 도시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피드백이 좋지 않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이에 시드 마이어는 ‘문명 1’ 부터 도시를 만들고 나면 훌륭한 컷씬을,  전투를 하거나 적의 리더가 와서 유저를 비판하는 등의 장면에서도 계속해서 무엇인가 움직이는 장면을 삽입하며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유저들에게 줬다. 이러한 ‘선물’ 은 최대한 자주 줘야 한다.

베리 카우딜 디렉터는 이에 대해 “시드 마이어는 이러한 부분을 굉장히 잘 조율하고 직관이 뛰어나다. 이런 부분은 미숙한 개발자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보완해준다. 게임을 시작하면 뭔가 재미 없어 보이더라도, 계속 할수록 게임 내에서 자신을 환영해준다면 사람들은 게임을 재미있게 느낀다.” 고 설명했다.

 서사시적인 성격을 부여하는 것도 ‘문명’ 시리즈 개발의 중요 요소다. ‘문명’ 시리즈에는 세계의 시작을 알려주고 사람들을 이끌어서 문명을 만들게 된다는 인트로 영상이 존재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게임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몰입을 하게 된다. 서사적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유저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야 한다. 단순한 타이쿤 게임 속 도시에 뉴욕이나 LA등의 실제 도시 이름을 부여하는 것 하나만으로 유저들은 실제 도시를 머릿속에 그리며 게임 속 내용을 비교하고 상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초보 개발자들을 위해 ‘모든 의사 결정은 재미있게 이루어지도록’, ‘아무리 좋은 것을 넣고 싶더라도 디자인을 언제 멈춰야 할 지 파악할 것’ 등의 원칙을 세워 놓고 있다. 초보 개발자들은 의욕이 넘쳐서 뭔가 좋은 시스템이 있으면 모두 게임 속에 넣고자 한다. 그러나 유저들은 그러한 복잡함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나의 중요한 주제를 설정하고, 그것을 잊어버리지 않게끔 헷갈릴 만한 요소를 많이 넣지 않아야 한다. ‘문명’ 의 전투는 경우 액션 전용 게임보다 훨씬 간단한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복잡함이 아니라 재미를 유발할 수 있을 정도로만 구현하는 것이며, 이렇게 만든 하나하나의 시스템이 조화롭게 어우러졌을 때 정말로 흥미로운 게임이 나온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삼등분 법칙에 대해 설명했다. 게임의 1/3은 기존에 인정된 요소를 그대로 채용해오고, 나머지 1/3은 기존의 요소를 개선해서, 마지막 1/3은 완전히 새로운 요소로 채워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리즈가 반복되다 보면 게임의 요소와 스케일은 점점 커지지만, 반대로 유저들이 이해하기엔 그만큼 어려워진다. 때문에 새로 추가되는 요소는 1/3만으로 제한하며, 나머지 2/3은 그대로 가져오거나 기존 시스템을 개선해서 채워야 한다. 예를 들면 정부 시스템을 더욱 확대하던가 전투 유닛의 구성을 바꾸는 등이다. 이러다 보면 결국 특정 요소는 제거해야 한다. 이는 개발자 입장에서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이러한 기본적인 원칙은 파이락시스 게임즈의 기본을 이루고 있으며, ‘문명’ 시리즈를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다음은 기조강연 후 배리 카우딜 디렉터와 가진 질의응답이다.

 

‘문명’ 시리즈를 개발하며 가장 중점을 둔 핵심 요소가 있다면?

배리 카우딜 디렉터: 시드 마이어는 ‘문명 1’ 에서 시리즈의 핵심적인 부분을 거의 다 만들어냈고, 후속작을 통해 많은 요소들이 추가되어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개발팀 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유저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위해 시간을 쓰고 있는가’ 를 쉽게 알 수 있게 하는 것 말이다. 자원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승리 조건 부분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등을 유저가 손쉽게 알고, 판단하고, 실행하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각지의 문명들에 대한 서구 중심적인 시각과 현실과의 차이점 등이 끊임없이 지적되는데, 이 부분은 의도한 것인가? 가이드라인에 의한 것인가?

배리 카우딜 디렉터: 일단 피락시스 게임즈는 서양 회사이기 때문에, 우리가 서구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그러나 사실 ‘문명’ 은 미국보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수량이 더욱 많다. 점점 글로벌한 게임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모든 문화를 완벽히 파악하고, 해당 콘텐츠의 정확성 여부를 모두 판단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의 간디 사태 등은 솔직히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 이처럼 게임 내에 들어있는 어색한 부분은 의도한 것이 아니다. 워낙 많은 부분을 만들어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절차라고 생각한다. 내부에서도 문화적인 부분을 계속해서 수정해 나가려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 동해 표기를 결정했는데, 일본 쪽에서 항의가 들어오거나 하지는 않았나?

배리 카우딜 디렉터: 한국 문명을 게임 내에 구현하려고 생각했을 당시에는 이번 DLC가 한국 문명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한국 문화의 관점에서 올바르게 표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이에 대해서는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부분에서 문제가 된 적도 있다. ‘문명 3’ 에서 ‘모하메드’ 라는 이름이 나온 적이 있었는데, 해당 문화권에서 이 이름을 쓰면 안 된다는 지적을 해서 수정한 적이 있었다. 내부에서도 문화적인 부분을 결정하는 이면에는 이러한 잠재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최대한 올바르게 판단하려고 한다.

최근 국내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문명 온라인’ 이 개발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는데, 문명 IP를 활용한 MMO등 다른 장르 게임이 개발 중인가?

배리 카우딜 디렉터: 현재 공개적으로 말할수 있을 정도로 진행 중인 타이틀은 없다. 사실 예전에도 PC로 나온 ‘문명’ 시리즈를 콘솔이나 모바일로 확대한 적은 있다. 게임로프트에서 개발한 피쳐폰 용 ‘문명’ 이나 페이스북을 통한 ‘문명 월드’ 등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예전 시드마이어가 문명 MMO를 개발하고 싶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가 있듯이, IP를 확대해가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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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장르
전략시뮬
제작사
파이락시스게임즈
게임소개
'시드 마이어의 문명 5'는 '문명' 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이다. 초보자도 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으며, 지형을 사각이 아닌 육각으로 나누어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또한 발전된 그래픽, ...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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