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리뷰 > 리뷰 >

철권과 버파의 라이벌 등장(데드 오어 얼라이브 3)

/ 1
하드웨어가 32비트로 넘어오면서 수많은 3D 격투액션이 범람했다. ‘울티메이트 도메인’, ‘투신전’, ‘D서드’, ‘버추어 비룡의 권’, ‘파이팅 우슈’ 등 나의 뇌리를 스쳐가는 격투게임들만 해도 수십개다. 그러나 ‘버추어 파이터’가 등장한 이후 우루루 쏟아져 나오며 ‘제2의 버파’를 꿈꿨지만 정작 성공하여 아직까지 생존해있는 게임은 극소수다.

여성들의 가슴움직임으로 주목을 받으며 등장한 테크모의 ‘데드 오어 얼라이브’도 아직까지 생존하여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게임 중 하나이다. ‘데드 오어 얼라이브 2’는 드림캐스트와 PS 2로 발매되며 전세계 100만장을 판매했으며 명실공히 ‘철권’과 ‘버추어 파이터’라는 격투액션 양대 산맥구조에 끼어들 만한 차기 주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X-박스의 대표 타이틀로 주목받으며 세 번째 작품이 ‘데드 오어 얼라이브 3(이하 DOA 3)’가 발매된 것이다.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게임 ‘DOA 3’의 그래픽은 매우 뛰어나다. X-박스로 발매된 타이틀 중 X-박스의 뛰어난 하드웨어 성능을 가장 잘 표현해주고 있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작보다 세밀해진 캐릭터들의 모델링과 한층 부드러워진 움직임, 사실적인 광원효과와 옷의 질감 등 모든 면에서 전작에 비해 진화를 이루었다.

가장 훌륭한 건 격투게임의 백미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는 스테이지. 제작스텝들이 스테이지에 목숨을 걸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한 수준을 보여준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스테이지와 아름다운 배경, 스테이지별로 보여주는 뛰어난 연출효과는 지금까지 격투액션 사상 최고라고 평가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배경화면 구경하느라고 싸움을 피하면서 이곳저곳 돌아다닐 정도니 ‘닌자팀’의 스텝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스테이지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토모노부 이타가키의 망언?
‘DOA 3’의 프로듀서 ‘토모노부 이타가키’는 “철권은 쓰레기, 버파는 낡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DOA 3’의 우수한 게임성을 어필했다. 이 사람이 이야기했던 것은 철권과 버파는 아직 3차원이라는 공간을 사용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DOA 3’는 3차원공간을 활용하는데 성공한 작품일까?


아쉽게도 ‘DOA 3’도 철권이나 버파가 사용하고 있는 ‘활용할 줄 모르는 3차원 공간’에 묶여있을 뿐이다. 단순히 오브젝트(장애물 등)가 파괴되고 그것이 파괴되면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것을 제작자가 말한 ‘활용’이라고 한다면 자신들의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아집밖에 되지 않는다. 단순히 그 한가지 요소 때문에 똑같은 방식을 채용하고 있는 철권과 버파를 비난한다면 말이다. 3D 격투게임도 결국은 2D 격투게임에 기반을 둔 것이기 때문에 무리하게 3D 전체공간을 활용하면(‘에어가이츠’, ‘파워스톤’ 등의 형식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축이동이 필요없이 자유롭게 공간을 돌아다닐 수 있는 형식) 오히려 게임성이 망가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그것을 알기 때문에 ‘DOA 3’도 무리하여 전체공간을 활용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토모노부가 생각한 3D 공간의 활용이라는 것이 어떤 측면에서 말한 것인지 확인할 도리가 없지만 어쨌든 ‘새로움’이라는 것은 느낄 수 없었고 결국 프로듀서의 말은 망언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게임성에서도 전작을 거의 그대로 답습, 변화를 보이지 않은 ‘DOA 3’가 과연 ‘철권 4’에게 ‘쓰레기’라고 말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DOA 3는 양념통닭!
‘DOA 2’가 후라이드 치킨이었다면 ‘DOA 3’는 양념통닭이다. 기본적으로는 같은 치킨이지만 약간의 양념만을 추가한 정도라는 말이다. 그래픽이나 연출의 파워업, 오프닝 무비와 엔딩무비 등의 양념을 버무렸을 뿐 게임성이나 감각은 그대로다. 너무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고나 할까? 게임의 총 지휘자인 ‘토모노부 이타가키’가 말했던 ‘다른 게임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새로운 것’이라는 것도 시각적인 요소에서나 통용될 뿐 게임을 하는데 있어서는 별로 일치되지 않는 말이다. 전작의 뛰어난 완성도가 그대로 넘어온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말이다.


전작에서 사용되었던 가위, 바위, 보식 게임방식도 그대로 존재한다. 홀드, 펀치, 킥으로 버튼이 구성되어 홀드는 타격기를, 타격기는 잡기를, 잡기는 홀드를 잡아먹는 식의 먹이사슬 구조를 이루었다. 이번에도 이 기본적인 게임방식을 그대로 약간의 가공이 이루어졌다. 여러 캐릭터들의 기술추가와 신 캐릭터의 등장, 공중잡기나 가드해체기 등이 체계화되면서 게임을 하는데 있어서 상황에 따른 선택의 폭이 약간은 늘어났다. 전작의 게임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DOA 3’도 게임의 완성도가 높다. 하지만 변화를 두려워한 나머지 신선함을 찾아볼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다양한 게임모드와 볼거리‘DOA 3’는 철권이 가정용게임으로 발매되면서 보여주었던 만족할 만한 팬서비스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VS모드’나 ‘서바이벌모드’ 등 격투액션게임이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어야할 모드는 그대로 있으며 VS모드에서 태그배틀도 가능하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여러 가지 마음에 드는 카메라 각도로 격투를 구경할 수 있는 ‘워치모드(관람모드)’나 이번에 새롭게 생긴 ‘시어터모드(엔딩CG를 모아두고 관람할 수 있는 모드)’ 등은 팬들에게 많은 만족감을 줄 것이다. 다만 DOA 시리즈 최대의 백미라고 불리우던 팬서비스인 ‘다양한 코스츔’이라는 것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쉬운 요소로 남는다.


DOA 3는 성공작인가?
같은 장르에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게임의 인기를 무너뜨리기란 쉽지가 않다. 많은 RTS게임들이 초반에만 잠깐 반짝하고 붐을 일으키다가 사라져버리는 것도 스타크래프트의 ‘질럿’이나 ‘저그’, ‘마린’ 등의 캐릭터들이 가진 카리스마가 너무나 강렬하기 때문이다. ‘버추어 파이터’나 ‘철권’도 이미 격투게임 시장을 양분했을 정도로 두 게임의 인기가 대단하고 ‘아키라’, ‘젝키’, ‘폴’, ‘화랑’ 등이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 또한 강렬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3편까지 제작되며 나름대로 팬을 모으면서 격투게임 3강구도를 만들어낸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척보기에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게 하는 뛰어난 그래픽과 나름대로 매력적인 게임성이 많은 격투게임 팬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한 것이다.


X박스로 등장한 최신작 ‘DOA 3’는 ‘게임성이 높다’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라는 것이 더 적합할 듯 싶다. ‘DOA 3’는 굉장히 재밌다. ‘DOA’를 이미 즐겨본 게이머나 처음 즐겨본 게이머나 모두 긍적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 분명하다. ‘DOA 3’는 많은 팬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쉬운 조작계와 잔재미들로 인기를 끌만한 요소가 많은 게임이다. 한가지 문제점이라고 한다면 게임자체가 플레이하면 할수록 지루해지는 감이 있다. 정말 깊이 심취하게 되면 다른 게임처럼 심오한 배틀을 즐길 수 있지만 이 게임을 심취할 정도로 빠져드는 과정이 다른 게임보다 어렵다.


결국 ‘DOA 3’는 껍질은 분명하게 확고한 위치를 굳히고 있지만 알맹이는 아직 다듬어줄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다듬어 진다면 언젠가는 거대하게만 느껴졌던 양대 산맥을 점령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다른 게임을 현란하게 비판할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에 자신의 게임이나 다듬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플랫폼
비디오
장르
대전액션
제작사
팀닌자
게임소개
'데드 오어 얼라이브 3'는 3D 대전 격투 게임 '데드 오어 얼라이브'의 세 번째 작품으로 아케이드 및 PS 진영 대신 Xbox로만 발매되었다. 히토미와 크리스티, 하야테, 브래드 웡 등 4명의 캐릭터가 새로 ... 자세히
게임잡지
2005년 3월호
2005년 2월호
2004년 12월호
2004년 11월호
2004년 10월호
게임일정
2024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