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는 지난 11월 19일에 있었던 제작발표회 이후 더 많은 궁금증을 낳고 있는 스퀘어에닉스의 대표 RPG인 FF시리즈의 최신작인 FF12의 그래픽을 담당하고 있는 미나바 씨와 요시다 씨를 만나 FF12가 가지고 있는 외견상의 매력과 많은 유저들이 궁금해 하는 FF12의 몇 가지 요소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들은 과연 어떤 대답을 했을까?
- 지난 11월 19일 개최된 제작발표회에서 그동안 베일이 싸인 ‘FF12’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공개되면서 유저들에 대한 관심이 모두 ‘FF12’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발표회 당일 현장에서 공개된 자료가 대부분 그래픽에 대한 부분이어서 이렇게 두 분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일단 두 분의 간단한 소개와 이번 ‘FF12’에서 담당하신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미나바 히데오(이하 미나바): 91년에 스퀘어에닉스(당시 스퀘어)에 입사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제작에 참여했던 작품이 ‘FF5’였습니다. FF5에서는 배경 그래픽을 담당하는 파트에 참여했으며, 이후 ‘FF6’에 참여한 뒤 좀 휴식기를 갖고 다시 FFT를 시작으로 FFⅨ까지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FF12’에서는 2D 아트 디렉션을 총괄하고 있죠!
요시다 아키히코(이하 요시다): 스퀘어에닉스에서 일하기 전에는 ‘오우거 배틀’ 시리즈의 캐릭터 디자인 및 배경미술을 담당했습니다. 95년 스퀘어에닉스에 입사하고부터는 ‘FFT’의 캐릭터 디자인 제작을 시작으로 ‘베이그란트 스토리’의 캐릭터 디자인 및 배경 디자인 감독을 맡았습니다. ‘FF12’에서는 메인 캐릭터 디자인과 3D 맵 디렉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FF 시리즈는 짝수 시리즈와 홀수 시리즈가 별도로 제작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대개 한 쪽 개발이 거의 완료가 될 시점에서 다른 시리즈의 기획이 시작된다고 들었는데요. 이 전작인 FF11은 온라인 게임이기 때문에 제작이 완료가 되었다는 시점이 애매합니다. FF12는 정확히 언제부터 제작되었습니까?
미나바: 이런 질문에 늘 크리에이터의 대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꽤 한참 전 이야기죠(웃음).
요시다: 언제부터 개발을 했느냐보다는 이 프로젝트의 타이틀이 언제 공식적으로 ‘FF12’가 되었는지 하는 시점을 말씀드리는 것이 더 정확하겠네요.
미나바: 처음에는 제 4개발부 부장인 마츠노 씨가 PlayOnline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FF12’가 아닌 PlayOnline 상에서 구현할 수 있는 게임을 제작하려고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요시다: 앞서 말씀드린 것도 미나바 씨가 말씀하신 이유에서였습니다. 대부분의 게임은 기획 초기 단계부터 ‘이 게임은 이런 게임이다’라고 정해놓고 시작을 하지만 ‘FF12’는 ‘우리는 FF12를 제작하기 위해 기획을 시작한다’라는 생각으로 시작된 프로젝트가 아니였거든요. 스퀘어에닉스 내부에서도 좀 특이한 케이스였죠.
미나바: 처음 시작할 때는 대강 적절한 PlayOnline 게임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기획된 팀이 었기 때문에 굉장히 소규모였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반년이 지나니까 팀이 어느새 커져 있더라고요. 스탠드 얼론 제품 한 개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요.
프로젝트에 열중하고 있는 사이에 어느새 저는 캐릭터 디자인을 요시다 씨는 배경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더라고요. ‘FF12’ 프로젝트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웃음).
- ‘FF12’의 컬러는 다른 시리즈에 비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이미지 컬러는 어떤 것인지요?
미나바: 마츠노 씨의 작품이
대부분 어두운 색으로 점철되어 있어서 이번 작품을 보고 꽤 놀라셨을 겁니다(웃음).
이번 ‘FF12’의 이미지 컬러는 푸른색과 오렌지색입니다.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FF12의 모든 색채 사용은 마츠노 씨가 직접 세세히 설명해주었습니다.
- 같은 푸른색이라고 해도 컬러리스트에는 여러 가지로 세분화되어 있던데. 예를 들면 미드나잇 블루라든가, 코발트 블루처럼요.
미나바: 코발트 계열의 색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게임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가 지중해이기 때문에 그와 가장 근접한 색을 찾다보니 코발트 계열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오렌지색은 대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 말씀하신 것처럼 FF12에서는 색이 어떤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쓰여진다고 하면, 이런 색들이 작품의 테마와도 깊은 연관이 있는지요?
미나바: 뭐 어느 정도는 연관이 되어 있지 않을까요(웃음)? 앞서 말씀드린 푸른색이 FF12의 이미지 컬러라고 한다면, FF12의 핵심 컬러는 바로 붉은색입니다. 공개된 이미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푸른색과 오렌지색이 메인 컬러입니다.
오렌지색 때문에 붉은색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좀 줄였는데요, 그래도 주인공이 허리에 두른 복대를 비롯해 여러 부분에 붉은색을 배색했습니다.
푸른색으로 밝고 따뜻한 지중해의 느낌을 살렸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온화함을 느낄 수는 없을 것 같아서 그런 온화함을 표현하는데도 붉은색을 사용했습니다. 핵심 컬러가 붉은색이라고는 하지만 새빨간 색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자극적이라서요(웃음).
요시다: 아셰의 복장에서도 그런 모습은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연미복 스타일의 자켓 밑으로 드러나는 붉은 팬츠와 타이즈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죠. 전체적인 컨셉은 제작발표회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마츠노 씨의 취향에서 나온 것입니다.
미나바: 아셰의 이미지를 보시면 굉장히 많은 제국병사들이 등장합니다. 이 제국병사들의 어깨 부분에 있는 장비의 끝부분에도 붉은색을 칠해봤습니다. 일반 유저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이런 부분까지 신경 쓸 수는 없지만 저희들은 그런 부분까지 붉은색을 칠하면서 게임 속에서 붉은색이 차지하는 볼륨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 뭐니 뭐니 해도 현재 유저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바로 주인공인 반과 히로인은 아셰에 관한 것입니다. 발표회에서 말씀하신대로 FF12는 이전에 GBA로 발매된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 어드밴스(이하 FFT-A)’와 연관이 있습니다.
그럼 이 관계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이 바로 FF12의 등장인물들은 소년, 소녀 그리고 인간이 아닌 아인종일 것이라는 것인데요.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일러스트는 FFT-A보다는 FF 시리즈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다른 목적이 있어서 이런 일러스트의 차이점을 두신 것 같은데?
요시다: 거기까지 생각하실 줄은…. 목적하는 바가 있긴 합니다. 어떤 것인지는 말씀드리기 곤란하고요. 말씀하신 부분을 캐릭터에 표현하기 위해 굉장히 고생을 했습니다. 캐릭터 디자인 중에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말씀드리면 이해하기 편하실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런 작업을 통해서 늘 해오던 캐릭터 디자인이 아닌 색다른 디자인을 할 수 있어서 굉장히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FF’ 다운 캐릭터를 만드는 게 굉장히 어렵더군요(웃음).
미나바: 마츠노 씨와 요시다 씨가 개발 도중에 제게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FF 다운 캐릭터가 뭐에요?’라고…. 난감하더라고요. 저도 FF 시리즈를 만들어 왔던 사람이지만 그 질문에는 뭐라고 명쾌한 답을 내릴 수 없었습니다.
- 아까 말씀하시기로는 히로인인 아셰의 컨셉이 마츠노 씨의 취향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럼 ‘FF12’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설정과 이미지도 역시 마츠노 씨가 세세히 지시했겠군요.
요시다: 아셰만 그렇습니다. 주인공인 반에 관해서는 그렇게 세부적인 지시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캐릭터 디자이너의 자유에 맡겼죠. 자유스럽지 않습니까(웃음)?
- 그럼 반은 거의 요시다 씨가 낳은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요시다: 뭐, 말하자면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처음 러프 스케치를 했을 당시만 해도 지금과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는 캐릭터는 아니었습니다. 제작이 되면서 점점 컬러가 밝아지면서 성격도 변하게 되었죠.
- 반면 아셰는 마츠다 씨가 낳은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죠?
요시다: 네! 아셰는 마츠노 씨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여성관이 복합적으로 표현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죠(웃음).
- 발표회장에서 마츠노 씨에게 얼핏 들은 바로는 아셰는 프랑스인의 골격을 기반으로 디자인 된 캐릭터라고 하던데요, 어떻습니까?
요시다: 처음부터 아셰는 아시아인의 느낌이 나지 않게 주의해서 디자인을 하라고 마츠다 씨가 주문했습니다. 완벽한 프랑스인의 느낌을 표현한다 해도 CG로 표현하면 느낌이 달라질 것이고, 거기에 일본인에게 친숙한 느낌을 또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결국에는 일본인 스타일을 가진 프랑스인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마츠다 씨의 말대로 기본적인 골격은 프랑스인입니다.
- 그럼 반은 어떻게 디자인이 되었습니까?
요시다: 반은 게임에 등장하는 달마카스인이라는 오리엔탈 계열의 인종입니다. 동양계 인물을 기반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 뭐랄까? 반은 볼수록 정이 가는 캐릭터입니다. 연약한 모습도 보이고, 무엇보다 표정이 살아있어서 보기 좋습니다. 주인공이어서 인지는 몰라도 외모도 수려하고 말이죠.
요시다: 많은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하실 때마다 전 괴롭습니다. 전 그렇게 멋진 캐릭터를 만드는데 뛰어난 재주를 가진 것도 아니고 제가 생각하기에 반은 아직 모자란 부분이 많은 캐릭터이기 때문이죠.
- 다른 시리즈의 캐릭터들에 비해 노출 수위가 좀 높은 것 같은데요. 특별히 이렇게 디자인 하라고 지시했습니까? 아니면 요시다 씨가 이렇게 디자인 하신 겁니까?
요시다: 누가 이렇게 하라고 지시했다기 보다 제가 이러면 어떨까하고 디자인 해 봤습니다. 주인공이 살고 있는 달마스카라는 나라는 굉장히 더운 기후를 가진 나라이기 때문에 노출 수위를 높였습니다. 문화를 반영했다고 하는 편이 더 낫겠네요.
- 역시 요시다 씨의 디자인이었군요. 이번 ‘FF12’ 캐릭터 디자인의 포인트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요시다: 상반신은 심플하게, 하반신은 볼륨감 있게 표현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 이번에도 어김없이 비공정이 등장하는군요. 공개된 영상을 보면 제국군이 사용하고 있는 비공정의 모습도 보이는데, 비공정 간의 공중전 장면도 게임에 등장하는지요?
미나바: 자세한 것은 알려드릴 수 없고요, 오프닝에 국경선에서 달마스카 군과 제국군의 집단 공중전 장면이 등장합니다. 땅에서는 제국군 병사들이 싸우고 공중에서는 제국의 비공정들이 전투를 벌이게 되죠.
이 수많은 오브젝트가 등장하는 장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죠. 공개된 영상에 잠깐이지만 일부 등장하긴 했습니다.
- 공개된 영상에서 등장한 비공정은 굉장히 큰 것 같은데, 작은 비공정 이외에 큰 비공정이 등장한다는 것은 비공정의 역할이 구축함이나 순양함과 같이 세분화되어 있다는 뜻인가요?
미나바: 말씀하신대로입니다. 제국군에 소속된 이동수단인 만큼 현대 군의 지휘체계나 무기체계처럼 그 역할이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후반에는 이런 비공정보더 더 큰 항공모함에 비견할 수 있을 정도의 비공정이 등장하죠. 약 290~340M 정도 됩니다.
하지만 이런 비공정도 게임에 등장하는 비공정 중에서는 중간급에 지나지 않습니다. 얼마나 더 큰 비공정이 등장하는지는 게임에서 직접 확인하세요(웃음).
- 항공모함급 비공정의 등장하는 것은 시리즈 사상 처음 있는 일이죠! 비공정을 자세히 보면 푸른빛을 띠고 있는 고리 같은 것이 달려있는데요, 이 부분은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부분인지요?
미나바: 그 부분은 비공정을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의 근원이 되는 부분입니다. 고리 자체기 에너지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고리 가운데 에너지가 되는 재료를 넣게 됩니다. 비공정에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중요함을 나타내기 위해 디자인했는데, 어떤가요?
- 그 재료라는 것은 크리스탈이 되겠군요. 그러고 보니 크리스탈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으셨네요.
미나바: 크리스탈이 될지 어떤 것이 될지는…(웃음).
- 현재 FF12는 어느 정도 개발이 되었습니까?
미나바: 음~, 많이 진척되었습니다. 얼마나 되었다고 말씀을 드려야 될지!
- 간단하게 몇 % 진행되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미나바: 70%라고 홍보팀에서 이야기하라고 하더군요(웃음). 70% 개발되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FF12’을 기다리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 말씀 해 주세요.
미나바: ‘FF’도 이제 12번째 작품을 맞게 되었습니다. 시리즈가 거듭되어오면서 다양한 팬을 확보했으리라 생각됩니다. 11개 작품 모두 맘에 들어 했을 팬들도 있을 것이고요, 그렇지 않고 몇 개 작품은 자기 기준에 잘 안 맞았다고 생각하는 팬들도 있을 것입니다.
때문에 저희 FF 시리즈 제작자들은 다른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모습을 가진 FF 시리즈를 만들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내년이 되면 ‘FF12’가 나올 것이고요 또 몇 년이 지나면 또 다른 모습의 FF 시리즈가 등장하겠죠. 이런 부분을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합니다.
요시다: 오랫동안 이어온 시리즈이기 때문에 ‘FF12’에 와서는 굉장히 덩치가 커진 느낌입니다. 어디서부터 말씀을 드려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FF12’를 즐기실 때 꼭 만사 모두 잊어버리시고 게임에 집중하셔서 ‘FF12’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세계관을 즐겨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자신 있게 만들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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