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FF 시리즈의 이미지 일러스트 및 로고 디자인을 포함해 FF 세계를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내며 그것을 이미지로 형상화 시키는 아티스트, 아마노 요시타카 씨. 두 번에 걸친 FF12의 디자이너 인터뷰에 이어 이번에는 로고 디자인과 몇 가지 공개된 FF에 관련된 이미지를 가지고 게임 크리에이터와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 그만의 FF 세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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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고를 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다른 FF 시리즈의 로고에 비해 이미지가 크다는 것과 텍스트 로고보다 그림이 전면에 나와 있다는 것입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마노 요시타카(이하 아마노): 문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레이아웃은 디자이너가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최종적인 결과물은 모든 작업에 완료될 때까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작업을 할 때는 항상 제 나름대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 글자가 배치될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 것 같다는 것은 예상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런 모습으로 나오게 될지 전혀 몰랐습니다. 작업하는 내내 이번 FF12 로고도 이전 시리즈의 로고와 마찬가지로 가로로 긴 텍스트 로고에 가운데나 로고 우측 끝 부분에 이미지가 위치할 것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 그럼 이미지나 텍스트의 위치는 아마노 씨가 직접 선택하는 것이 아닌가요?
아마노: 그렇습니다. 그런 부분까지 제가 정하게 된다면 제가 정한 부분에 다른 부분이 간섭을 받기 때문에 자칫 일러스트가 부자연스럽게 될 염려가 있습니다.
작업을 하기 전에 전체적인 디자인을 제시하고 그에 따라 제가 그림을 그리고 디자인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말씀하신 부분에 대한 결정은 디자이너가 담당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종 결정권은 디자이너가 가지고 있는 것이죠.
- 이번 로고는 기존의 가로방향으로 긴 컨셉이 아니라 세로방향으로 긴 컨셉이군요.
아마노: 기존 시리즈의 로고와 같이 텍스트 로고를 이미지 위에 올려놓지 않은 것은 스퀘어에닉스 영업부의 의향이 어느 정도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모든 작업이 완료된 후에 결정된 로고는 보시다시피 지금까지 봐 왔던 FF의 로고와는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꼭 연습장에 쓴 글자나 낙서 같은 느낌이 들죠. 그렇다고 성의 없이 작업한 것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아주세요(웃음).
- 연습장에 그린 느낌이라고 한다면 이 캐릭터는 지금까지 붓으로 작업해 오셨던 것과 달리 펜을 사용해서 그림을 그리셨다는 말씀이신지요?
아마노: 작업은 이제까지 해 왔던 것처럼 같은 방식으로 했습니다만, 세밀한 것까지 자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법을 추가로 사용했습니다. 작업기간이 얼마가 걸리더라도 작품에 대해 제가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작업을 해 달라고 스퀘어에닉스 측에서 연락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작업 마감기한이 늦춰졌고 어느 정도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시간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최근 연습하고 있는 수묵화 터치를 이용해서 작업을 해기로 했습니다. 수묵화로 세밀하게 표현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기법을 적용시켜 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번 FF12의 로고가 만들어지게 되었죠(웃음).
- 우연에 의해서 만들어지게 된 명작이군요.
아마노: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으니까요(웃음). 이번 작품을 진행하면서 처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FF12’는 유래 없는 대작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FF12의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지난 시리즈와는 달리 개인적인 이야기 보다 세계 전체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로고에 사용되는 캐릭터도 ‘FF8’이나 ‘FF10’처럼 주인공 캐릭터가 아닌 FF12의 세계를 가장 효과적으로 상징할 수 있는 저지를 사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기법도 절제된 분위기를 나타낼 수 있는 기법보다는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를 표현할 수 있는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기존 FF 시리즈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새로운 작품인 만큼 신선함을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FF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이미지 컨셉은 제가 만들어 낸 것이고 그 틀을 깨서는 안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것을 추가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요소와 새로운 요소를 잘 배합해 지난 것과는 다른 부분에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신선함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작품을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리즈가 반복되면서 작품의 스케일이나 무게감 등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리게 되면 작품은 자꾸 안정된 방향으로 가려는 경향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FF 시리즈도 예외일 수는 없죠. 하지만 이번 FF12는 그와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려 하고 있습니다. 비단 게임뿐만 아니라 일러스트에서도 그런 변화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FF12의 모든 것을 존중하고 표현할 수밖에 없었죠. FF12는 시리즈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 처음 FF12 작업에 참여하실 때 마츠노 씨와는 어느 정도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셨는지요?
아마노: 작업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마츠노 씨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일러스트 제작에 있어서 필요한 것을 상의하기 위해 만났다기 보다는 그냥 같이 일하게 될 사람이라 얼굴을 익히기 위해 만났습니다. 작품과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직접 만나긴 처음이었거든요.
- 만나셔서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아마노: 자기 삶이든 게임제작이든 굉장히 열심히 할 것 같은 사람같이 보였습니다. 관리자라기보다는 일선 현장에서 두 팔을 걷어붙이고 일을 하는 그런 사람 같은 인상이었죠. 실력 있는 사람이 대작을 만드는 경우 그 작업에 참여하게 되면 그렇지 않는 분의 작품에 참여하는 것 보다 나름대로 편한 점도 있고 힘든 점도 있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마츠노 씨가 생각하고 있는 FF의 세계를 처음으로 표현하게 돼 거기서 오는 긴장감이 더 했습니다. 긴장감이 자신을 짓누를 것을 알면서 작업을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이번 기회에 알았습니다.
- 아마노 씨는 FF에 관련된 이미지 작업을 1편부터 해 오셨죠. 그래도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새로운 작품에 대한 이미지 작업을 의뢰받게 되면 나름대로의 부담감이나 불안함이 느껴질 것 같은데요, 어떠신지요?
아마노: 나름대로는 이것도 새로운 것을 연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임했습니다(웃음). 장편으로 계속 이어지는 ‘D’나 ‘키마이라’와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하고 시작했죠. 여러 가지의 일을 하나로 생각하고 자신이 처해 있는 입장을 조금 객관적인 위치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적당한 표현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자신이 한 일에 무책임한 것도 일을 즐기는 한 방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번 작품의 로고가 수묵화 기법으로 표현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FF 시리즈의 일러스트는 작품에 따라 그릴 때마다 그 컨셉이 바뀌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번 어떤 것을 의식하셨을 것 같은데?
아마노: 색을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FF 시리즈는 산뜻한 푸르름이 가진 이미지를 형상화 하고 있습니다. FF 1편의 패키지 그림을 그릴 때 주인공이 입고 있는 갑옷색깔을 붉게 했습니다. 하지만 사카구치 히로노부 씨와 이와 관련된 미팅을 하면서 갑옷색깔을 푸른색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때 푸른색의 이미지가 지금까지 이어져오게 되었고 FF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색이 되었습니다. 만일 그때 붉은색이 푸른색으로 바뀌지 않았다면 FF 시리즈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 이후 작업하게 되실 FF12의 이미지 일러스트도 로고처럼 먹으로 작업을 하게 되면 앞서 말씀하신 FF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푸르름의 이미지는 더 이상 나타내기 힘들겠군요(웃음).
아마노: 아직 이후에 하게 될 작업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공개한 것이 없습니다. 어떻게 작업이 이루어질지도 현재는 미정입니다. 최근 들어 대부분의 일러스트레이터가 작업을 하고 있는 CG라는 것은 사진이나 서양적인 사실화처럼 기본적인 것을 모두 보여주는 방법이지 않습니까?
그렇게 표현하는 것도 이미지 일러스트가 가지고 목적 중 하나지만 저는 FF12의 이미지 작업을 시작하면서 그런 것 다 무시하고 동양적인 느낌의 수묵화로 FF12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모든 것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말이죠. 이런 작업을 한 번쯤 해보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FF12의 로고가 이렇게 제작된 것도 다 그런 의미에서 였죠. ‘현재 세계각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FF 시리즈는 모두 일본에서 제작된 것입니다. Made in Japan’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공개된 로고는 여러 가지 색이 혼합되어 처음 고대 일본을 나타내려고 했던 의도와는 달리 여러 가지 문화가 혼합되어있는 지금의 일본을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FF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푸르름의 이미지는 그림을 제작하는 기법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잘 표현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아마노: 현재 FF12는 한창 제작되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밖에 말씀드릴 수 없는 제 입장을 헤아려주셨으면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더 자세한 사항을 말씀드릴 수 있게 되면 그 때 더 자세한 내용을 상세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모쪼록 FF12가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즐겁게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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