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에 열린 2018 아시안게임 개막식 현장 (사진출처: 아시안게임 공식 홈페이지)
지난 18일 막을 올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e스포츠 업계와 팬에게도 각별하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역대 처음으로 시범종목에 선정된 것이다. 모두가 힘을 모아온 ‘e스포츠 정식체육화’에 한걸음 더 성큼 다가선 것이다. e스포츠 강점 중 하나는 젊은 팬이 많다는 것이다. 아시안게임 입장에서는 새로운 팬 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를 기반으로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 성패에 따라 정식 종목, 나아가 올림픽 입성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여기에 국내 업계 및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의 성과다. 이번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은 총 6종목으로 진행되며 이 중 한국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 ‘스타크래프트 2’ 두 종목에 출전한다. 참가하는 종목은 적지만 두 종목 모두 국제대회에서 한국이 꾸준히 강세를 보여온 종목인 만큼 금메달 획득을 기대해볼 만하다. 금메달 2개를 목에 걸며 e스포츠 종주국 대표팀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다.
숙적 중국을 넘어라, 리그 오브 레전드
아시안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대표팀은 최우범 감독이 이끌고 있으며 선수 6인이 속해 있다. ‘기인’ 김기인, ‘스코어’ 고동빈과 ‘피넛’ 한왕호, ‘페이커’ 이상혁, ‘룰러’ 박재혁, ‘코어장전’ 조용인이 태극마크를 달고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할 예정이다. 실제로 한국 대표팀은 지난 6월에 열린 아시안게임 동아시아 예선에서 조 1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하며 강세를 드러낸 바 있다.
▲ 아시안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한국 대표팀 (사진제공: 한국e스포츠협회)
한국은 명실상부한 ‘리그 오브 레전드’ 강국이다. 가장 큰 ‘리그 오브 레전드’ 글로벌 대회로 손꼽히는 ‘롤드컵’에서 한국은 7번 중 5번을 우승했다. 햇수로 따지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우승컵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한국은 강력한 라이벌 중국에 연이은 고배를 마셨다. 올해 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은 물론, 지난 7월에 개최된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도 중국에 밀려 우승을 놓쳤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 경기는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 간 진행된다. 본선에는 한국을 비롯해 대표팀 8팀이 출전하며, 첫 경기는 4팀씩 2개 조로 나뉘어 진행된다. 한 팀 당 총 6경기를 치르며 조 1, 2위가 4강에 오른다. 그리고 한국은 조별 경기에서 만만치 않은 적수를 만난다.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 국제대회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같은 조에 속한 것이다.
여기에 베트남도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지역 팀들이 출전하는 ‘동남아시아 가레나 프리미어리그’에서 네 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에 이어 MSI, 롤드컵 등 국제대회에서도 괄목할 경기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베트남은 올해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리그 독립지역으로 승격한 바 있다.
▲ '리그 오브 레전드' 조별 경기 대진, 한국은 중국, 베트남, 카자흐스탄과 A조에서 경기한다 (사진제공: 한국e스포츠협회)
따라서 한국은 조별 경기부터 만만치 않은 승부를 벌이게 됐다. 특히 중국과의 한판대결은 절대 물러설 수 없다. 연이은 패배를 안긴 중국을 아시안게임에서 꺾으며 다소 저조했던 분위기를 반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에 한국 대표팀 1차 목표는 중국, 베트남을 격파하고 A조 1위로 4강에 가는 것이다. 아시안게임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기세는 10월에 열리는 ‘롤드컵’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에 이후 경기를 생각해도 중국에 설욕할 기회를 놓칠 수 없다.
한국 대표팀 면면은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다. 우선 대표팀을 이끄는 최우범 감독과 ‘룰러’ 박재혁, ‘코어장전’ 조용인은 모두 작년 롤드컵에서 우승한 Gen.G e스포츠(구 삼성 갤럭시) 소속이다. 여기에 올해 LCK에서도 스프링 시즌에는 다소 저조한 모습을 보였으나 서머 시즌에 다소 안정적인 흐름을 되찾았다.
▲ 롤드컵 2017에서 우승을 차지한 Gen.G e스포츠 (전 삼성 갤럭시, 사진제공: 라이엇 게임즈)
팀의 허리를 책임지는 미드와 정글러도 만만치 않다. 모두 풍부한 국내외 대회 경험을 지니고 있는 베테랑이다. ‘페이커’ 이상혁은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 중 하나이며 소속팀 SKT T1의 롤드컵 3회 우승을 견인한 바 있다. 다만 올해는 기존보다 상대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한 만큼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분위기를 뒤집어야 한다.
정글러로 나서는 ‘스코어’ 고동빈과 ‘피넛’ 한왕호도 만만치 않은 경험과 커리어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고동빈은 아시안게임을 통해 오랜 활동에도 불구하고 매번 주요 대회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져 준우승에 그쳐야 했던 과거를 떨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인’ 김기인은 대표팀 선수 중 가장 경력이 짧지만 최근 기세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특히 중국에 석패한 리프트 라이벌즈에서도 괄목할 경기력을 과시하며 국가대표 ‘탑’이라 부르기에 손색없는 실력을 지녔다고 평가됐다.
예고된 금밭? ‘스타 2’ 우승에 나서는 조성주
▲ '스타 2'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조성주 (사진제공: 한국e스포츠협회)
한국에 ‘스타 2’ 최강국이라는 사실은 두말하면 입 아프다. 블리자드가 매년 개최하는 ‘스타 2’ 글로벌 대회 WCS에서 한국은 2013년부터 작년까지 가장 많은 선수가 그랜드 파이널에 출전했으며 매년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리그 오브 레전드’보다 한국 선수들이 더 꽉 잡고 있는 종목은 ‘스타 2’이기에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은 유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 대표로 나서는 조성주 역시 최근 물오른 기세를 과시하고 있다. 올해 3월 중국에서 열린 글로벌 대회 ‘월드 일렉트로닉 스포츠 게임 2017 그랜드 파이널’ 우승에 이어 국내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스타 2’ 리그 GSL에서도 두 시즌 연속 우승컵을 품에 안으며 저력을 과시했다. 그 기세는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까지 이어졌다. 조성주는 작년 WCS 포인트 상위 8명이 출전한 오프라인 예선전을 돌파하며 한국 대표로 자리했고, 아시안게임 조별 예선에서도 5전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했다.
▲ 지난 6월에 열린 2018 GSL 시즌 2 결승전에서 주성욱을 4: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조성주 (사진제공: 아프리카TV)
‘테란’을 주 종족으로 한 조성주는 기존에는 과도한 공격성이 단점으로 손꼽혔으나 올해 들어 완성형 테란으로 부쩍 성장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기존 강점을 그대로 가져가되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됐던 운영과 한 번에 여러 경기를 치르는 다전제에서의 판짜기 능력이 향상됐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외 대회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는 결실을 만들어냈다.
아시안게임 ‘스타 2’ 본선은 30일에 열리며 조성주를 비롯한 국가대표 8인이 출전한다. 8강에서 선수 둘씩 맞붙고 8강 승자가 4강에, 4강 승자가 결승에 오르는 방식이다. 그리고 조성주는 8강에서 태국 대표와 맞붙는다. 이 외에도 이란, 인도네시아, 대만, 스리랑카, 베트남, 카자흐스탄이 출전한다. 과연 조성주가 ‘스타 2’ 최강국 대표 선수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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