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게임쇼와 마찬가지로 지스타도 전례 없는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온라인으로 열렸다. 올해 지스타에 대해 주최측은 ‘새로운 도전, 새로운 기록’이라 자평했다. 오프라인으로 열렸던 작년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으나, 나흘 간 85만 665명에 달하는 누적 시청자를 기록했다며 온라인 중심 개최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과연 이 수치는 의미 있는 것일까? 작년과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능해 어떤 숫자가 나와도 뭐라 말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른 해외 게임쇼들도 온라인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다. 지난 8월과 9월에 각각 열린 게임스컴, 도쿄게임쇼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얼만큼 큰 변화를 겪었을까?
게임스컴, 온라인 순 시청자 1,000만 명 기록
게임스컴은 작년에는 52개국에서 1,153곳에 달하는 업체가 참여했다. 올해의 경우 전체 참가사 수가 집계되지 않아서 단순비교는 불가능하지만, 게임스컴 온라인 방송에 참여한 파트너사가 370곳, B2B에 참여한 업체 수는 1,000곳 이상으로 발표됐다. B2B 참가업체 수만 비교해도 작년의 86.7% 수준이기에, 전체 참가업체 수는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방문자는 온라인으로 전환되며 눈에 띄게 늘었다. 작년 게임스컴에는 37만 3,000명이 방문했지만, 올해는 중복을 제외한 순 시청자 수가 1,000만 명에 달한다. 온∙오프라인 참가자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수치상으로는 2,580% 증가했다.
아울러 게임스컴은 2019년과 2020년에 주요 참가사를 모아서 보여주는 전야제 프로그램인 ‘게임스컴 오프닝 나이트’를 개최했다. 이 프로그램 작년 최고 동시 시청자 수는 50만 명이었으나, 올해는 4배 증가한 200만 명을 달성했다. 종합적으로 게임스컴은 온라인으로 전환하며 시청자를 크게 늘렸다.
도쿄게임쇼, 온라인 채널 시청수 3,160만 회 달성
도쿄게임쇼는 온라인으로 전환함에 따라 참가업체 수는 감소했다. 2019년에는 655곳이 참가한 반면, 2020년에는 402곳이 참여해 38.6% 감소했다. 다만 온라인 방송에선 강세를 드러냈다. 도쿄게임쇼의 경우 순 시청자 수는 발표되지 않았으며, 여러 온라인 채널을 종합한 시청수가 공개됐다. 총 시청수는 3,160만 회에 달하며, 이는 주요 플랫폼이라 할 수 있는 유튜브, 트위치와 다른 채널을 종합한 것이다.
실제로 도쿄게임쇼의 경우 해외 각지에 방송을 송출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유튜브, 트위치는 물론 니코니코처럼 일본 현지에서 많이 보는 플랫폼, 도유TV, 비리비리 등 중국 주요 플랫폼에도 방송을 내보냈다. 각기 다른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온라인 방송 플랫폼을 다수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높은 시청수를 달성한 점이 눈길을 끈다.
게임스컴, 도쿄게임쇼와 지스타를 비교하면?
마지막으로 지난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지스타는 도쿄게임쇼와 마찬가지로 참가업체 수가 줄었다. 지스타 2019 참가업체는 691곳이었지만 올해는 7.7% 감소한 638곳을 기록했다. 특히 대형 게임사 참여가 작년보다 저조했고, 게임쇼 메인이라 할 수 있는 B2C 참가사 수도 175개사에서 111개사로 36.6% 줄었다.
그렇다면 시청자 수는 어떨까? 주최측이 발표한 지스타 2020 나흘 간 생방송 시청 수는 144만 회, 중복을 제외한 시청자 수는 85만 665명을 기록했다. 오프라인으로 열린 작년 지스타 누적 참관객 수가 24만 4,309명이었으니, 작년 참관객과 올해 시청자를 단순 비교하면 248.2% 증가했으며 총 시청 수로 따지면 489.7% 늘어난 셈이다.
이 수치가 유의미한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게임스컴, 도쿄게임쇼와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순 시청자 수로 보면 지스타 시청자 수는 1,000만 명을 확보한 게임스컴의 8.5% 수준이다. 이어서 시청 수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3,160회를 달성한 도쿄게임쇼의 4.5%에 그친다. 순 시청자 수로는 게임스컴에 밀리고, 시청 수로는 다수 채널을 확보한 도쿄게임쇼보다 미비하다.
다만 세계 3대 게임쇼로 불리는 게임스컴, 도쿄게임쇼와 단순 비교는 어렵다. 여기서 눈여겨 볼 수치는 작년 대비 올해 시청자/시청 수 증가세다. 우선 게임스컴은 작년 참가자 수와 올해 시청자를 비교하면 2,500% 이상 늘었다. 지스타의 경우 순 시청자 기준으로 보면 작년 참관객보다 248.2%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시청수 기준으로 보면 도쿄게임쇼는 작년 참관객 대비 11,957% 많은 시청수를 기록한 반면, 지스타 시청수는 작년 참관객보다 489.7% 많은 수준이다. 전환율로 비교했을 때도 지스타 수치는 상당히 저조하다.
첫 삽 뜬 온라인 게임쇼, 결국은 콘텐츠가 향방을 가른다
온라인 게임쇼의 경우 오프라인보다 현장에서 공개할 주요 소식을 더 내실 있게 준비해야 한다. 온라인 게임쇼의 경우 출품작을 직접 해볼 수 있는 시연 부스나 유명인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오프라인 무대, 현장에서만 구할 수 있는 굿즈 등이 없다. 다시 말해 행사 기간 동안 게이머들이 주의 깊게 볼만한 무게감 있는 콘텐츠를 최대한 많이, 내실 있게 구성해야 치열한 인터넷 방송 경쟁 속에서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게임스컴의 경우 전야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게임스컴 오프닝 나이트’를 통해 38종에 달하는 신작을 공개하며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었다. 도쿄게임쇼는 초반 화력이 다소 약했으나 젤다무쌍, 몬스터 헌터 라이즈, 진 삼국무쌍 8 엠파이어스 등 주요 기대작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며 후반으로 갈수록 뒷심을 발휘했다.
다만 지스타의 경우 다른 해외 게임쇼와 비교하면 온라인 방송 콘텐츠가 다소 부실했다. 특히 게임쇼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주요 게임사 프로그램’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참가사 공백을 메우지 못해 재방송이나 예능, e스포츠 프로그램 비중이 높았다. 특히 국내 게이머 입장에서는 작년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볼거리가 적었다는 평가가 많다.
만약 내년에도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아 온라인 중심으로 지스타를 진행해야 한다면, 지금은 올해 성과를 유의미한 새 도전으로 포장할 때가 아니라 반성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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