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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 이모탈 엔드콘텐츠, 디아 느낌 살린 MMO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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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아블로 이모탈 대기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디아블로는 액션RPG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MMORPG와는 엄연히 다르다. 어둡고 미로 같은 맵을 고독하게 혼자서 돌아다니면서 악마를 처치해야 하며, 애써 의도하지 않는 한 다른 플레이어를 만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다른 RPG보다 고어하거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 및 연출이 더욱 쉽게 가능했으며, 액션도 더욱 강조할 수 있었다. 모든 시리즈가 이 전통을 유지했던 만큼 디아블로 이모탈도 당연히 MMO가 아닌 액션 RPG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 비공개 테스트에서 즐겨본 디아블로 이모탈은 이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MMO 요소를 잔뜩 보여줬다. 정확히는 스토리 진행과 대다수의 퀘스트는 기존 액션 RPG와 다를 바 없었지만, 엔드 콘텐츠에 이르러선 MMORPG에서나 볼법한 내용들이 다수 등장했다. 놀랍게도 디아블로 이모탈은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 고유의 분위기와 게임성은 유지하면서 RvR같은 MMO 콘텐츠를 맛깔나게 풀어냈다. 

▲ 디아블로 이모탈 비공개 테스트 소개 영상 (영상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디아블로의 장점과 MMO의 특성을 결합하다

이번 디아블로 이모탈 테스트는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서 진행됐다. 하나는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 성전사에 대한 탐구이며, 다른 하나는 투쟁의 주기를 비롯한 엔드 콘텐츠다. 

이번에 추가된 다양한 엔드 콘텐츠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역시 '투쟁의 주기'다. 투쟁의 주기는 파벌이나 진영 기반 PvP 모드라고 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게임 진행 중에 퀘스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다이데사가 만든 영원의 왕관과 이것을 지키는 과거의 영웅 카이온을 만나서, 오랜 세대에 걸쳐서 이어온 불멸단과 그림자단의 투쟁에 대해서 듣게 된다. 이후 플레이어는 불멸단의 본거지와 그림자단 본거지를 각각 들른 뒤 그림자단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불멸단이 되기 위해선 그림자단에 가입한 뒤 추방 의례를 통해 지금의 불멸단을 쫓아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 불멸단과 그림자단 사이의 물고 물리는 관계에 플레이어가 돌입하게 되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플레이어는 그림자단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불멸단이 되고 그 중에서도 최고가 되면 이렇게 명예의 벽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각 파벌은 가입 시 몇 가지 버프가 존재한다. 가령, 불멸단은 다이데사의 축복이란 이름의 버프를 통해 다른 플레이어보다 많은 태고 균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불멸단 본거지에 있는 금고를 통해 매주 다양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그림자단은 불멸단 본거지에 있는 금고를 털거나 점령해서 해당 보물을 뺏을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불멸단과 그림자단 사이에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를 반복해가며 자원과 힘을 충전한 두 집단은 종국에 결전을 펼치게 된다.

투쟁의 주기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가장 큰 특징은 반복적이고 정기적인 접속 및 플레이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가령 불멸단은 수시로 그림자단이 창고를 털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불멸단 내 파벌과 약속을 잡아 48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레이드인 카이온의 시련을 통해 불멸단의 지배력을 올려야 한다. 그림자단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진행되는 암흑파벌 생성과 가입시기를 노려서 파벌을 형성하거나 성장시켜야 하며, 주기적으로 불멸단의 본거지를 침략해야 한다. 심지어 그림자단에 가입하는 것도 매일 정해진 시간에만 가능하다. 지속적으로 게임에 대해 신경 쓰도록 만든 것이다.

▲ 투쟁의 주기에 돌입하면 지속적으로 출력되는 정보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각자의 장점을 이용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계속해서 투쟁을 벌여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더불어 하나 더 특이한 점은 이 콘텐츠는 철저히 MMO에 특화된 시스템임에도 불구하고, 디아블로 특유의 액션이나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콘텐츠의 규모는 크게 키웠지만, 전투 규모는 막무가내로 키우지 않았다. 48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레이드인 카이온의 시련은 4개 조로 나뉘어서 각각의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다른 MMORPG처럼 많은 인원이 한 번의 전투에 참가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 진행되는 불멸단과 그림자단의 추방 의례 상위 10개 암흑 파벌이 각각 8명의 구성원을 보내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즉 8 대 8의 소규모 전투 10개가 동시에 펼쳐지는 방식이다. 다른 MMORPG처럼 떼거지로 몰리는 싸움이 아닌 디아블로 특유의 전투 형태를 어느 정도 유지한 셈이다.

이 밖에도 게임 내내 이런 모든 것들이 딱히 강제되지 않는다는 점도 특이하다. 플레이어는 원한다면 굳이 그림자단에 들어가지 않고 모험가로 남아 있을 수 있으며, 8 대 8의 PvP 전장인 추방의례에도 참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만렙까지 준비된 스토리는 기존의 디아블로를 즐기는 것과 똑같은 감각으로 즐길 수 있다. 한 지역에 준비된 스토리와 퀘스트, 보스를 클리어한 뒤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는 액트 구조가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파티를 구성하면 적과 보스가 더 강력해지는 것도 여전하다. 이전에 클리어한 지역에 레벨이 높아진 다음 방문하면 적들도 덩달아 레벨이 높아지는 점도 어찌보면 디아블로 특유의 '높은 난이도로 같은 구성을 반복한다는 전통'을 이어간다고 볼 수 있다.

▲ 스토리 모드에선 이런 퍼즐을 깨며 기존 디아블로를 하는 감각을 그대로 느낄 수 있지만 (사진: 게임메카 촬영)

▲ PvP에선 계속 죽고 죽이는 혈전이 벌어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높은 안정성을 자랑하는 직업, 성전사

새로 추가된 성전사(Crusader)는 디아블로 3 DLC에 처음 등장한 캐릭터로, 2편의 성기사(Paladin)와는 다른 캐릭터다. 거대한 방패를 한 손에 들고 도리깨나 망치 등 둔기를 들고 싸우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능지처참이란 기술을 사용해 군마를 소환하고 방패를 던지거나 적을 밀쳐서 싸우는 독특한 콘셉트로 큰 인기를 얻었던 직업이다.

3편의 성전사가 체력 회복기나 다양한 버프 기술을 가지고 있던 것과는 달리, 이번 작품의 성전사는 3편에 비해서 다양한 CC기와 광역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능지처참이나 눈부신 방패, 규탄, 방패 돌진 등은 여전했지만, 심판이나 천벌 등 몇몇 기술에 CC 기능이 추가되는 식으로 바뀌었다. 체력 회복기가 사라져서 유지력이 다소 약해졌다고 느낄 수 있으나 그만큼 대미지가 늘었고, 방어력도 늘어서 오히려 안정성이 더욱 증가했다.

▲ 이번 작품의 성전사는 광역기와 CC기로 무장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덕분에 보기보다 혼자서 플레이해도 안정적으로 스토리를 깰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회피기술의 부재였다. 천벌의 검을 이용한 순간 이동이나 방패 돌진 등이 있긴 하지만, 공격을 피하기에는 이동 거리가 짧거나 발동이 느리고, 쿨타임이 길었다. 하지만, 능지처참을 활용해 적 무리 사이를 헤집고 지나가는 능력은 뛰어나며, 스킬 전반적으로 범위가 넓은 만큼 사냥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PvP에서 활용햐기 좋은 기술도 상당히 많아서, 다른 유저와의 충돌과 대결이 많은 이번 작품에선 활약할 여지가 많은 직업이다. 

다음이 더 기대되는 테스트

이전 테스트에선 액션과 디아블로의 핵심 재미를 검증했다면, 이번 작품에선 게임의 핵심 콘텐츠가 디아블로에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종합해보자면 이번 테스트에서 느꼈던 디아블로 이모탈의 가장 큰 장점은 시리즈 특유의 정서와 MMO 콘텐츠를 매우 적절하게 결합했다는 점이다. 파벌의 대립이라는 핵심 주제는 강조하면서 디아블로가 자랑하는 고독하고 어두운 감성을 분명히 유지하고 있었다. 

▲ 테크니컬 테스트에선 게임의 기본 구조를 느꼈다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번 테스트에선 엔드 콘텐츠가 게임에 얼마나 잘 녹아들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이 과정에서 단점이 아예 안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존 넘버링 시리즈가 노말 난이도를 한 번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완성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면, 이번 작품은 만렙을 달성해야만 핵심 콘텐츠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이 부분은 확실히 기존 디아블로를 재밌게 즐겼던 팬들에겐 이질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다. 만렙까지 가는 과정에서 일일 미션 등을 해결하며 억지 레벨링이 필요하다는 부분도 조금은 불편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아직은 명백히 테스트 단계인 만큼 이 부분은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다. 적어도 이런 단점에 비해서 느껴지는 재미가 더 큰 게임임엔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디아블로 이모탈이 정식 출시 시기엔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기대될 정도였다.

▲ 과연 정식 출시 시기의 디아블로 이모탈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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