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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言] 코로나 백신 모험 다룬 나인틴이 '매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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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랜 기간 진행되고 있고,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됐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로 악재가 겹치고 있다.

이렇게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대한민국의 한 인디게임 개발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개발사 플레이캐슬이 반년에 걸쳐 개발한 인디게임 ‘나인틴(Nineteen)’은 코로나19 백신을 의인화한 캐릭터의 모험을 다룬다. 제작진은 코로나19가 만연한 시기, 어려움을 겪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성취감’을 주고자 게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 바람이 게이머에도 닿은 것인지, 이 게임은 스팀과 스토브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쯤 되면 개발비화도 궁금해지는 법. 게임메카는 플레이캐슬 김신우 대표이사와 함께 나인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다.

▲ 나인틴 게임플레이 영상 (영상출처: 플레이캐슬 공식 유튜브)

코로나19 백신의 몸 속 탐험기

나인틴은 코로나19 백신을 의인화한 캐릭터를 조종해 목표지점까지 달려야 하는 3D 플랫포머다. 캐릭터 '백신'이 되어 주인공 ‘이몽룡’의 몸 속으로 침투해, 수많은 함정과 기믹이 가득한 스테이지를 뚫으며 그의 면역력을 높이는 과정을 다룬다. 여타 플랫포머와 비슷하게 달리기와 점프만 활용하며, 점프 비거리를 적절히 조정하며 조심스럽게 나아가는 플레이를 권장한다. 아울러 점프에 집중하다가 어느새 눈앞으로 다가온 장애물에 사망했다는 보고가 잇따를 정도로 상당한 ‘매운 맛’을 자랑한다.

제작진은 ‘매운’ 난이도에 대해 화제작으로 떠올랐던 국내 인디게임 'ALTF4’ 플레이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코스 난이도 자체도 높지만, 가짜 목표지점이 등장하는 등 악랄함이 한층 더해졌다. 김신우 대표는 이에 대해 다소 어렵지만 두려움을 극복하고 공략에 성공해 더 높은 성취감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의도를 담아냈다고 말했다.

▲ 모든 방해물을 뚫고 목적지까지 도달해야 한다 (사진출처: 게임 스팀 페이지)

▲ 저 멀리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장애물들 (사진출처: 플레이캐슬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그렇다고 플레이 의지를 꺾을 정도로 절망적인 요소만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실패할 경우 보너스 세이브 포인트가 주어지며, 게임에 익숙해지면 특정 장애물을 건너뛰며 넘어갈 수 있는 숨겨진 길도 찾을 수 있다. 여기에 ‘순한 맛’으로 불리는 부스터샷 모드도 따로 준비해, 비교적 낮은 난이도에서 수월하게 클리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생에는 쓴맛도 있지만, 행복도 공존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고전 소설 춘향전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하다

나인틴은 코로나19 백신의 몸속 탐험기이기도 하지만, 고전 소설 ‘춘향전’을 재해석해 스토리로 녹여낸 작품이기도 하다. 원작에서는 이몽룡이 과거시험에 합격해 암행어사가 되어 성춘향과 행복하게 지냈다. 반면 나인틴의 '이몽룡'은 공무원 시험에 두 번이나 불합격한 삼수생이자, 성춘향에게 ‘환승이별’ 당한 청년이다. 분명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은 맞는데, 이 스토리가 어떻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힘을 북돋아준다는 의도와 연결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 결국 바람이 나버린 춘향이 (사진출처: 플레이캐슬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사람 중에도 특히 청년들에게 ‘성취감’을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서 말한 공무원 시험 낙방과 ‘환승이별’은 청년 시기에 겪는 대표적인 고난으로 손꼽히며, 현실적인 어려움에 좌절한 이몽룡이라도 새로운 기회와 인연을 만나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게임 속 캐릭터로 등장하는 '백신'의 고난과 역경은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과정임과 동시에 불확실한 인생의 굴곡을 묘사했다고 볼 수 있다. 성공을 장담할 수 없고, 앞도 확실히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집중하면 분명 달성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플레이캐슬의 소명을 담은 게임 개발은 계속된다

▲ 코로나19도,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청년들도 모두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 (사진출처: 플레이캐슬 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플레이캐슬은 게임을 통해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해소해 병에 걸리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소명 의식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나인틴도 이러한 목적으로 만들었고, VR 대전 3매치 퍼즐 게임 '애니멀쉘터(Animal Shelter)', 닌텐도 스위치 액션 RPG '삼신기열전', PS5 TPS 액션 게임 '스피릿(SPIRIT)' 등 향후 선보일 다양한 타이틀을 통해 모두에게 감동을 줄 계획이다. 김 대표는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개발할 것이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짧지만 무게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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