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PC

[인디言] 20여년 전 서울 근교 모험기, KIN:D 바라빈 탐험단

/ 1
동료와 협력해 위기를 극복하며 나아가는 내용은 게임 뿐 아니라 많은 장르에서 채용되는 인기 스토리다. 대신 그만큼 정형화 되어, 대부분의 이야기가 예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주에서 진행된다. 그렇기에 창작자들은 스토리를 꼬아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배경과 세계관, 캐릭터성 강조 등 새롭고 다양한 방향에서 차별을 두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이번에 소개할 인디게임 ‘KIN:D 바라빈 탐험단(이하 바라빈 탐험단)’도 그렇다. 익숙한 전개에서 경험의 차이를 부여하고자 독특한 설정을 추가했다. 이 게임은 90~00년대 서울 근교 지역을 배경으로 한 10살 소년과 이종족 카인드(KIND)의 모험을 담았다. 이러한 배경 설정은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는 장치임과 동시에,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귀여운 종족과의 교감이라는 흥미도 유발한다. 

▲ KIN:D 바라빈 탐험단 2022 트레일러 (영상출처: 안티 앨리어싱 공식 유튜브)

이 게임을 개발 중인 ‘안티 앨리어싱’은 2019년 1월부터 해당 프로젝트를 시작해 얼마 전 3주년을 맞이했다. 그간 스마일게이트 멤버십과 창의인재 동반사업 등을 통해 꾸준히 성장해 왔고, 현재는 판교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 터를 잡아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전공자들의 브레인스토밍에서 시작된 바라빈 탐험단은 애니메이션과 만화, 그리고 게임으로 노선이 바뀌며 점차 구체화되기 시작했고, 텀블벅 펀딩과 데모 공개를 통해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작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에 게임메카는 김민호 안티 앨리어싱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며 개발 비하인드를 들어봤다.

▲ KIN:D 바라빈 탐험단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게임 텀블벅 홈페이지)

10살 소년과 이종족 바라빈의 우정을 담은 탐험게임

바라빈 탐험단의 배경은 90~00년대 경기도 구리시를 모티브로 한 한동이라는 지역이다. 당시는 도시화가 활발히 진행되던 시기로, 어떤 곳은 개발이 덜 되어 농촌과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고, 어떤 곳은 현대적 건물이 들어서 발전된 모습이다. 주인공은 개교기념일을 맞아 한동 최남단에 위치한 구지마을에 살고 있는 할머니를 뵙기 위해 내려왔으며, 모종의 사건으로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험가 카인드 ‘바라빈’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모험의 막을 연다.

게임은 주인공과 바라빈의 유대감을 강조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그룹’ 기능으로 대표되는 협동 기믹이다. 그저 함께 하는 것만이 아닌, 각자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십분 활용해 모험을 지속해야 한다. 둘이 힘을 합쳐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풀거나, 따로 조작해 각자 특수한 역할을 수행하는 등이다. 카인드는 가끔 짐이 되어 게임의 템포를 늦추는 주범이 되기도 하지만, 김 대표는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것이 우정’이라며, 늦더라도 천천히 함께 나아가는 여유로움을 게임에 담았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퍼즐을 마주하게 되고, 특정 인물을 찾아 배움을 얻거나 유물을 발견하고 연구하는 등 탐험을 재미있게 만드는 다양한 요소들이 곁들여져 있다. 게임 내 이런 부분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게임 진행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하나처럼 느껴지도록 많은 노력을 기했다고 한다. 여유로운 탐험에 긴장감을 더해준다고 할 수 있겠다.

▲ 한동 지역 지도. 필드가 생각보다 넓다 (사진출처: 게임 텀블벅 홈페이지)

▲ 주인공과 바라빈 간 협동이 중요하다 (사진출처: 게임 텀블벅 홈페이지)

안티 앨리어싱의 추억이 담긴 장소, 한동

앞서 과거의 추억을 되새겨볼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바라빈 탐험단에서 그 시기의 모습을 수려하게 표현해냈기 때문이다. 작은 구멍가게를 홀로 지키는 할머니를 비롯해, 이제는 추억으로 남은 노란 빛깔 바닥, 돗자리를 펴고 고추를 말리는 모습 등은 왜인지 모를 감동을 준다. 이는 안티 앨리어싱의 어린 시절 경험과, 이 세상의 평화로운 모습을 남기고자 하는 바람이 담긴 것이다.

한창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90~00년대를 배경으로 한 모험기는 전쟁과 판타지, SF 등 국내 게임들이 주로 선택하는 장르와는 동떨어진 느낌이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좋다. 가정통신문을 손에 들고 구지마을을 찾아온 10세 소년과 바라빈의 이야기를 담은 바라빈 탐험단은 한국적 매력을 살림과 동시에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수단, 그리고 편한 마음으로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작용하며 게이머들의 마음을 치유해준다.


▲ 한동 최남단에 위치한 구지마을 전경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렇게 따뜻한 모습을 보이는 한동 지역은 안티 앨리어싱이 처음 팀을 결성하고 구리시에 사무실을 차리면서부터 구체화되기 시작됐다. 김 대표는 ‘동료들과 함께 아차산과 장자못 등을 직접 돌아보며 사진도 찍어보고, 이와 관련된 옛 설화들을 게임에 차용하기도 했다’며, ‘많은 곳들을 돌아다니며 길을 헤메기도 했지만, 때로는 맛집을 발견하기도 하며 헤맴과 발견의 재미를 느꼈다’고 회고했다. 동료들과 함께 한 구리시 모험이 바라빈 탐험단을 완성도 있게 가꿔준 것이다.

참고로, 제목에 붙어 있는 ‘KIN:D’는 영어 단어가 내포한 뜻(친절, 종류 등)을 포함해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00년대 초 유행어였던 ‘즐’과 영어권의 웃음 표현 :D를 합친 모양으로, 게임의 유쾌한 분위기와 시대상 등을 함축적으로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정식 발매 후 이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도 있겠다.

▲ 여러 곳을 탐험해보고, 다양한 요소들을 찾아보자 (사진출처: 게임 텀블벅 홈페이지)

이륙 앞둔 안티 앨리어싱

안티 앨리어싱은 올해 8월 바라빈 탐험단을 정식 출시한다. 현재는 PC 플랫폼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차후 외국어 번역과 콘솔 버전으로도 발매할 계획이 있다고 한다. 아울러 현재 목표로 한 만큼의 관심을 얻는다면 본편 이후의 내용을 담은 DLC도 제작할 예정이다. 주제는 ‘여름방학’이 될 것이라고.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바라빈 탐험단을 플레이할 유저들에게 “부디 즐거우셨으면 좋겠다. 저희의 모든 노력은 그것을 위해 존재한다”고 전했다. 짧지만 게임에 대한 자부심과 결연한 의지가 돋보인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김경민 기자 기사 제보
에 달린 기사 '댓글 ' 입니다.
게임잡지
2000년 12월호
2000년 11월호
2000년 10월호
2000년 9월호 부록
2000년 9월호
게임일정
2024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