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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言] 자메이카에 게임산업을 싹틔우려는 스트리트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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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보이 메인 이미지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 스트리트 보이 메인 이미지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자메이카 하면 레게 음악과 밥 말리, 우사인 볼트, 커피 등으로 잘 알려진 나라다. 하지만 그 외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심지어는 중앙 아메리카에 위치한 섬나라임에도 아프리카 아니냐는 오해도 곧잘 받는다. 몇 가지 문화적 특징은 뚜렷하지만, 정작 나라 자체에 대한 정보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는 비단 한국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이를 위해 자메이카 예술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국의 모습을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잘 알려진 댄스홀 문화는 수많은 예술가들을 자메이카로 불러들였으며, 많은 예술가들이 자국의 이야기를 각자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얼마 전 게임메카가 소개한 '스트리트 보이(Street Boy)' 또한 자메이카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알리고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두 형제가 만든 게임이다. 이들은 자메이카의 현실을 개선시키고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스트리트 보이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푸르른 바다와 청명한 열대 풍경이 인상 깊은 스트리트 보이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게임메카는 개발사인 윌로우 트리 스튜디오 대표 아킴 페니쿠크를 만나 자메이카와 게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윌로우 트리 스튜디오 아킴 페니쿠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윌로우 트리 스튜디오 아킴 페니쿠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스트리트 보이 더 체이스 트레일러 (영상출처: 스트리트 보이 공식 유튜브 채널)

자메이카의 평범한 소년, 알린턴의 이야기

3인칭 어드벤처 오픈월드 게임을 지향하는 스트리트 보이는 사고로 부모를 잃은 14세 소년 알린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자메이카 포틀랜드에 있는 가상의 작은 공동체를 배경으로, 다음학기 학비를 벌기 위해 다양한 잡일을 해 돈을 모으는 것이 주 콘텐츠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한 소년의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자메이카의 문화와 풍경, 지역 사회와 현실을 무던하게 그린다.

게임의 스토리는 알린턴으로 대표되는 자메이카 아이들의 현실에 초점을 맞춘다. 좋지 않은 치안 속에서, 때로는 정직함이 위험이 되기도 하는 세상. 그 속에서 삶고 학업을 이어나가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는 아이들 말이다. 실제로 게임 속 알린턴의 생활과 일상을 보면 골동품이나 쓰레기를 주울 수 있는 손수레를 만들고 꾸미고, 마을을 뛰어다니고,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때로는 이런 아이들을 이용해 나쁜 짓을 하려는 갱단 두목과 마주하게 된다. 


알린턴은 자메이카의 평범한 '아이' 중 하나다 (사진제공: 윌로우 트리 스튜디오)
▲ 알린턴은 자메이카의 평범한 '아이' 중 하나다 (사진제공: 윌로우 트리 스튜디오)

이는 픽션이지만, 현실이 반영된 픽션이다. 실제로 개발사는 게임 내에 등장하는 모든 요소들에 자메이카의 문화와 일상을 그대로 담았다. 개발자 자신의 경험과 기억, 추억을 레퍼런스로 삼아 환경을 구축했고,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자메이카에 실제로 존재하는 공산품 등의 디자인을 반영했다. 이는 자메이카의 모습과 게임성을 동시에 전달하기 위한 개발사의 전략이다. 자메이카 사람들에게 친숙한 음료나 과자, 캔, 과일 등 일상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요소이기에 더욱 정감이 간다.

비단 게임 내 요소들에만 현실감을 부여하는 장치를 설정하지 않았다. 음성에도 현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자메이카에서 쓰이는 독특한 영어 크레올어인 '자메이카 파트와'를 도입했다. 아킴은 "개발 비용에 여유가 생긴다면 영어 외에도 한국어, 포르투갈어, 일본어, 인도네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고 싶다"며, "많은 국가의 사람들이 스트리트 보이를 통해 자메이카에 대해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개발 레퍼런스에도 두 개발자의 경험과 추억이 많이 반영됐다 (사진제공: 윌로우 트리 스튜디오)
▲ 개발 레퍼런스에도 두 개발자의 가족과 경험, 추억이 많이 반영됐다 (사진제공: 윌로우 트리 스튜디오)

게임 내에 등장하는 요소에 실제 제품을 더해 더욱 현실감을 부각시켰다 (사진제공: 윌로우 트리 스튜디오)
▲ 더해 게임 내에 등장하는 요소에 실제 제품을 더해 더욱 현실감을 부각시켰다 (사진제공: 윌로우 트리 스튜디오)

자메이카 최초의 문화적 게임을 만들기까지

스트리트 보이는 자메이카 출신 형제인 아킴 페니쿠크와 타이렉 페니쿠크, 두 사람이 만들어나가는 세상이다. 게임 개발에 있어 불모지에 가까운 자메이카에서 다양한 자국의 개발자들과 소통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게임 출시를 위해 분투하고 있다.

제3세계 소년의 생존기라 하면 얼핏 척박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게임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밝다. 손수레를 타고 달리고 물총을 들고 뛰어다니는 알린턴의 모습은 그저 평범한 아이와 같다. 이는 개발사의 의도다. 폭력의 순환 속에서 자라고 이에 무감각해지는 자메이카 빈민층 아이들이 다른 방향을 선택할 수 있도록, 게임을 통해 긍정의 힘과 교육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스트리트 보이 개발자 아킴 페니쿠크(좌)와 페니쿠크(우) (사진제공: 윌로우 트리 스튜디오)
▲ 스트리트 보이 개발자 아킴 페니쿠크(좌)와 타이렉 페니쿠크(우) (사진제공: 윌로우 트리 스튜디오)

아킴은 스트리트 보이를 위해 본업과 개발을 겸업하고 필요할 때마다 외주 인력을 단기적으로 고용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2017년부터 개발을 이어왔다. 지금은 게임 소개를 위한 데모 버전 제작을 약 70% 가량 완료한 상황이다. 다만, 자본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로 투자를 통한 초기 자금 조달을 위해 잠시 쉬어가는 단계에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아킴의 꿈은 제대로 된 게임 스튜디오를 여는 것이다. 스트리트 보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비디오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열고, 의미 있는 게임을 만들어 청소년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리고 이 목표가 그의 개발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아킴은 개발을 위한 투자처를 찾기 위해 분투 중에 있다 (자료제공: 윌로우 트리 스튜디오)
▲ 현재 아킴은 개발 완료를 위한 투자처를 찾기 위해 분투 중에 있다 (자료제공: 윌로우 트리 스튜디오)

아킴은 "자메이카는 특히 음악과 스포츠에서 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스트리트 보이를 통해 게임산업에서도 같은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목표는 기술과 작품을 통해 위험에 처한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치고 도움을 주는 것이다. 시간을 내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모쪼록 자메이카의 두 형제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좋은 형태로 완성되어 많은 이들에게 닿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더불어 형제의 용감한 도전이 자메이카에 게임 개발 산업을 정착시키고, 더 많은 자메이카 청소년들이 게임 개발자의 꿈을 가질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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