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억 후원 받은 솔티 하운즈, CG 교체와 환불 과정서 잡음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약 4,600명의 후원을 받은 여성향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솔티 하운즈’가 후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솔티 하운즈는 인디게임 개발사 토핑 팔레트가 개발 중인 연애 시뮬레이션게임이다. 경호업체 ‘솔티 하운즈’의 신입 사장이 된 주인공이 다양한 경호요원들과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메인 콘텐츠로 담았으며, 다양한 성우들과 높은 자유도를 내세워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에 2021년 11월 텀블벅에서 1,919명의 후원자들로부터 약 1억 7,700만 원, 2022년 3월 킥스타터에서 2,663명의 후원자들로부터 12만 7,600유로(한화 약 1억 8,000만 원)를 모아 총 3억 5,000만 원 이상의 금액을 후원 받았다.

크라우드 펀딩 당시 토핑 팔레트는 2022년 8월과 10월에 각각 모바일판과 PC판을 출시하고 그 이전 테스트를 통한 QA를 진행할 예정이라 밝혔다. 하지만 지난 5월, 갑작스러운 출시 연기 소식과 스탠딩 CG 1차 변경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토핑 팔레트는 스탠딩 CG 변경 사유에 대해 “일러스트레이터가 변경되었으며, 법적 문제로 경위를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 1차 연기는 이 스탠딩 CG 교체가 다소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이후로도 각각 8월, 11월, 1월에 추가 연기 공지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지난 2월 28일, 5번째 연기 소식과 함께 스탠딩 CG를 일괄 변경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문제가 촉발됐다. 연애 시뮬레이션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하는 비주얼 요소가 변동된다는 사실을 일방적으로 전달받은 것이다.

텀블벅에 게재된 후원의 정의는 '콘텐츠를 구매하는 일이 아니라, 창작자가 소개한 프로젝트를 보고 이것이 성공적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창작자는 전달받은 금액으로 후원자와 약속한 창작물을 만들고, 이것이 약속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만약 불가피한 선물의 변경과 지연 등이 발생할 경우 창작자는 후원자에게 이를 성실히 설명하고 합의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토핑 팔레트는 CG 변경으로 약속한 모습과 차이가 발생했고, 후원자들은 이 모든 결정을 훗날 통보만으로 알게 됨에 따라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에 토핑 팔레트는 지난 7일, 환불을 원하는 후원자에 한정해 접수를 받아 환불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문제는 여기서 한 번 더 발생했다. 환불 접수를 공지 배포 시점부터 11일 자정까지 약 4일간만 받겠다고 했으며, 환불 요청 금액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을 경우 게임 출시 후의 수익금으로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예산과 인력의 낭비를 막기 위해 환불 대상이 확정될 때까지 리워드 제작 및 발송에 관련된 모든 작업을 일시적으로 보류해야하는 시간을 감안해야 하고, 현재까지 모든 예산을 배정하고 행사한 만큼 물리적, 재정적 문제로 즉각적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 사유다.

이에 후원자들은 “텀블벅과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샘플 영상이 다 내려간 이유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다”, “일러스트레이터의 변경은 게임 개발 과정 중 주요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즉각적인 공유가 없었다”, “상황을 매번 통보하는데 뭘 믿어야 하는거냐” 등, 토핑 팔레트의 행보에 대해 비판적인 평을 남겼다.

이번 사태에 대해 솔티 하운즈를 개발한 토핑 팔레트 측에서는 게임메카를 통해 "그 마음과 오해를 풀어드리고자 하는 본 개발팀의 대응이 미흡하여 소통을 시도할 때마다 더욱 후원자 분들과의 소통이 어려워지는 현 상황은 표현할 말을 이루 찾기 어려울 만큼 괴롭다. 그러나 현 상태에서는 저희 개발팀이 공지를 올릴수록 오해가 쌓여가는 것 같아, 지금은 되도록 말을 아끼고 앞으로의 공지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다"며, "여성향 게임계에 신선한 새 흐름을 불러오겠다는 일념으로, 기획 단계부터 지금까지 몇 년간 단 하루의 휴식도 없이 피땀흘려 제작해온 게임의 완성을 목전에 앞둔 지금, 저희에게도 향후 여성향게임의 금자탑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는 솔티 하운즈의 제작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다면 그 도움에 정말 깊이 감사드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