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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숲과 스타듀 밸리를 VR로 하는 느낌, 어크로스 더 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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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숲이나 스타듀 밸리 같은 전원생활 힐링게임을 VR로 하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필자는 동물의 숲이 한창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당시에 그런 생각을 했고, 아직까지도 꿈꾸고 있습니다. 빌딩 숲과 아파트 숲을 벗어나 경치 좋고 풍경 좋은 곳에서 직접 농작물을 가꾸고 가축도 기르며 직접 던전을 돌거나 다른 캐릭터와 교류하는 그런 상상을요. 

오늘은 이런 꿈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나만의 가상세계 농장에서의 전원생활을 게임으로 그려낸 어크로스 더 밸리(Across The Valley)를 플레이 해 봤습니다. 이 게임은 지난 4월 6일에 출시된 신작으로 PC와 PS VR2에서 플레이하실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농장을 키워야 한다

어크로스 더 밸리는 타이틀 화면이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닌, 농장 입구 간판을 타이틀 화면처럼 구성해 두었습니다. 이 농장 입구 앞에는 게임의 옵션 창이 고정되어 있는데, 게임 플레이 중 옵션을 수정하고 싶다면 바로 여기로 직접 와야 합니다. 농장 입구로 들어서면 농장 중앙과 집, 밭, 닭장, 축사, 수레까지 총 6개의 구역으로 나뉩니다.

농장의 입구, 타이틀 화면이기도 하다
▲ 농장의 입구, 타이틀 화면이기도 하다

 농장의 전체적인 풍경
▲ 농장의 전체적인 풍경

어크로스 더 밸리는 직접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걸어 다니거나 텔레포트로 이동하는 방식이 아닌, 게임 자체에서 지정된 위치로만 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밭이나 옵션 창이 있는 농장 입구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오른쪽 조이스틱의 방향 키를 밀어 나오는 선을 이동이 가능한 지역에 가져다 대면 이동 가능한 곳들이 표시된 파란색 작은 원들이 마치 안개처럼 뜹니다. 이때 가리킨 곳을 선택하면 바로 그곳으로 이동합니다.

건물(집, 닭장, 축사) 역시 마찬가지로 오른쪽 조이스틱 방향 키를 밀어 나오는 선이 닿으면 건물이 선과 같은 색으로 변하는데, 그 상태로 선택하면 이동합니다. 건물이나 구역 내부에서 세부적인 이동 역시 오른쪽 조이스틱의 방향 키를 밀면 나타나는 동그란 원들을 선택하면 됩니다. 그렇게 장소를 이동한 후에는 직접 몸을 돌리거나 돌아다니며 방향을 전환하고 주변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게임 진행 시에는 여유 공간이 있는 곳에서 플레이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조이스틱을 밀면 나타나는 이동할 수 있는 구역들
▲ 조이스틱을 밀면 이동할 수 있는 구역들이 선으로 표시된다

처음 어크로스 더 밸리를 시작하면 밭이며 축사가 가득 찬 농장 내부를 볼 수 있지만, 마치 일장춘몽처럼 잠들었다가 눈을 뜨면 파란 앵무새의 환영인사와 함께 모든 게 초기화 됩니다. 농장 안을 둘러보면 밭에 놓인 삽 한 자루와 보리 씨앗 하나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으며, 닭장과 축사는 아예 잠겨 있습니다.

이후 집 내부의 벽에 붙어있는 달력형 작업표의 미션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마다 농장에 필요한 도구들부터 가축들, 밭, 수레 등을 얻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할 일이 없다고 생각될 때마다 바로바로 이 작업표를 확인해 줘야 합니다. 

집 내부에 있는 작업표
▲ 집 내부에 있는 작업표

작물 씨앗은 작업표의 미션 보상으로 수레를 얻은 뒤부터 구매할 수 있습니다. 집 밖으로 나가 수레 구역으로 이동하면 수레 앞에 놓여있는 책자에서 씨앗 구매가 가능합니다. 씨앗 또한 처음부터 모든 것을 구매할 수는 없고, 작업표의 미션을 통해 단계적으로 오픈됩니다. 책에는 씨앗 뿐 아니라 가축 사료도 있습니다.

수레는 수확물을 담아 판매하는 용도로 활용됩니다. 수레 옆에 위치한 수확 상자의 물건을 꺼내 수레 위에 넣으면 판매할 수 있습니다. 수확 상자에서는 기본적으로 수확물을 하나씩 꺼낼 수 있지만, 수확 상자의 왼쪽에 달린 X10이라고 쓰인 레버를 당기면 10개로 묶인 상자로도 꺼낼 수 있습니다.

수확물을 팔 수 있고 씨앗을 구매할 수 있는 수레
▲ 수확물을 팔 수 있고 씨앗을 구매할 수 있는 수레

수확물이 모이는 수확상자
▲ 수확물이 모이는 수확상자

작업표의 미션을 계속 진행하다 보면 작업표 바로 옆에 달력형 주문표가 생깁니다. 이 주문표에 적힌 수확물을 모으면 수레에 수확물을 판매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얻을 수 있어 부족한 돈을 충당하기 좋습니다. 필자가 해본 결과 어크로스 더 밸리는 전반적으로 돈을 모으기 힘든 구조이기에, 이 주문표를 계속 확인해서 그곳에 쓰인 작물을 모으는 것이 초반 공략의 키포인트입니다.

수확물을 팔 수 있는 주문표
▲ 수확물을 팔 수 있는 주문표

집 내부에 위치한 중앙 테이블에서는 농장의 미니어처 모양을 볼 수 있는데, 여기서는 밭이나 가축을 구매하고 집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습니다. 이 테이블 왼쪽 아래를 보면 현재 가지고 있는 소지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이스틱을 원하는 곳으로 가져다 대면 그곳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아이콘이 뜨며, 구매하지 못할 때는 max로 표기되나 구매할 수 있는 경우에는 가격으로 표시됩니다. 가격으로 표시된 아이콘을 조이스틱으로 선택하면 그만큼의 금액을 소지한 경우 구매가 완료됩니다.

농장을 관리할 수 있는 집 안의 테이블
▲ 농장을 관리할 수 있는 집 안의 테이블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작업표 미션을 차례대로 다 완료했다면 밭 입구 왼쪽에 삽과 쟁기가 걸려있는 도구 상자와 오른쪽의 씨앗 선반 밑으로 물뿌리개, 바구니가 생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씨앗 바구니를 들고 정리된 빈 밭으로 이동하면 직접 손으로 씨앗을 뿌릴 수 있습니다. 밭에 얼마나 씨앗을 골고루 뿌렸나에 따라 생기는 모종 수가 달라지는데요, 씨앗을 뿌리고 난 후에는 매일 한 번씩 상태에 따라 관리를 해줘야 합니다. 풀, 물방울, 바구니 모양 아이콘이 상태창이기에, 거기에 맞는 액션을 취해 줘야 합니다.

씨앗 뿌리기
▲ 씨앗 뿌리기

삽은 씨앗을 뿌리기 전 밭 위에 돌이나 잡초 등 부산물을 치우거나 심은 모종을 제거할 때 사용합니다. 쟁기는 풀 모양의 아이콘이 떴을 때 밭에 자란 잡초를 제거하는 용도인데요, 쟁기 앞부분에 생기는 초록색 게이지만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잡초는 초반엔 새싹과 구분하기 어렵지만, 작물과 달리 모습이 바뀌지 않아서 한 번 알아두면 크게 헷갈리지 않습니다. 다만 종종 새싹과 겹쳐있기 때문에 쟁기를 디테일하게 다루지 않으면 옆에 있는 모종의 새싹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팁은 잡초가 있는 부분만 섬세하게 긁어주는 것입니다.

쟁기로 잡초 제거하기
▲ 쟁기로 잡초 제거하기

물뿌리개는 물 모양 아이콘이 떴을 때 사용하며, 바구니는 바구니 모양 아이콘이 떴을 때 사용합니다. 물을 주고 수확을 하는 용도죠. 수확물은 바구니에 하나씩 채집해 담으면 되며, 다 담고 나면 자동으로 수확 상자로 이동합니다.

11 당근 수확하기
▲ 당근 수확하기

가축들과 함께 행복한 농장 라이프를

어크로스 더 밸리에서 기를 수 있는 가축은 총 4종류(닭, 양, 소, 돼지)입니다. 가축들은 매일 사료, 물, 사랑을 줘야 하며, 닭을 제외한 나머지 가축들은 배설물도 치워줘야 합니다. 각 동물의 상태는 머리 위에 떠있는 상태창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태창에 보이는 아이콘이 비활성화되어 있다면 아직 충족이 안 된 상태입니다.

사료는 사료함에서 사료를 직접 꺼내서 사료통 안에 넣어주면 되며 물은 물뿌리개 또는 우물 펌프로 물통을 채워줄 수 있습니다. 닭을 제외한 동물들은 각 물통과 사료통에 10번까지 채워 넣을 수 있습니다. 사랑은 동물을 쓰다듬어주면 충족되며, 배설물은 축사 중앙 기둥에 달려있는 삽으로 퍼서 허공으로 날리면 사라집니다.

가축들 위에 떠있는 상태창
▲ 가축들 위에 떠있는 상태창

닭은 성체가 되면 한 개씩 달걀을 낳으며, 양은 일정 기간마다 양털을 깎을 수 있습니다. 소는 우유를 짤 수 있고, 돼지는 하는 일이 없을 것 같았지만 후각을 활용해 함께 송로버섯(트러플)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유럽에서는 돼지를 활용해 땅 속에 묻혀 있는 송로버섯을 찾곤 합니다.



달걀과 양털, 우유 등을 얻자
▲ 달걀과 양털, 우유 등을 얻자

가상 농장에서 보낸 며칠간, 귀농한 기분

요즘은 각종 매체에서 귀농생활에 대한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필자는 어크로스 더 밸리를 귀농을 꿈꾸시거나 궁금해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습니다. 물론 현실의 귀농생활과는 큰 차이가 있겠지만, 매일 일과 후 어크로스 더 밸리에 접속할 때마다 마치 주말농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직접 씨앗을 뿌리고 잡초를 뽑으며 달걀을 수거하고 양들을 쓰다듬으며 우유를 짜고 돼지우리를 치우는 그런 삶은 매우 값지고 힐링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직접 키운 옥수수와 토마토, 보리, 감자 등이 먹음직스럽게 생겼다
▲ 직접 키운 옥수수와 토마토, 보리, 감자 등이 먹음직스럽게 생겼다

다만, 이 게임의 가장 큰 문제는 지속적인 반복작업으로 농작물과 가축을 관리하는 것 외에는 다른 콘텐츠가 없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던 동물의 숲, 스타듀 밸리, 농장 이야기 등이 호평을 받는 이유는 나만의 농장을 가꾸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나 스토리 및 이벤트를 보기도 하고 모험을 떠나거나 직접 요리하며 도구도 제작하는 다양한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어크로스 더 밸리는 이 부분이 아예 없어 플레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흥미가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목적이나 이벤트 없이 편안한 배경 속에서 모든 일이 천천히 차근차근 진행되는 힐링 게임으로서 접근한다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직접 씨앗을 뿌리고 새싹이 커가는 모습과 먹음직한 수확물들을 하나하나 수확할 때의 기쁨이 어떤 것인지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잠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가상세계 속 나만의 농장으로 떠나 보시는 건 어떨까요?

▲ 어크로스 더 밸리 리뷰 영상 (영상제작: 흑임자X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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