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를 활용한 그림 그리기 툴이 다수 등장했지만, 누구나 고품질 일러스트를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하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코딩에 가까울 정도로 세세한 상황과 요소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는데요, 필자 [진석이] 님과 함께 AI 일러스트 프로그램의 현황과 다루기 어려운 점을 재미있게 묘사한 [AI야 소녀를 그려줘] 코너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녹색 사막이라고 불리는 열대우림에서 생존하는 게임 그린 헬(Green Hell). 지금까지 생존게임 하면서 여러 환경에서 살아남았지만,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잘 챙겨 먹어야 하는 조건은 처음 보는군. 생각해 보면 여타 생존게임에선 과일 먹고 고기 먹다 보면 알아서 충족되던 것이 아닌가 싶네.
“열대우림을 탐색하는 소녀를 그려줘”
열대우림이 생각보다 삭막하고 자원이 없다는 점에서 녹색 사막이라고 불리긴 하지만, 생존게임을 오래 한 사람 눈엔 과수원과 주말농장으로 보인다고.
처음 시작 지점에서 벗어나서 일단 정착하기 좋은 곳을 찾는다.
“외나무다리를 통해 건너편 지역으로 이동하는 소녀”
지금 물에 다리를 담갔구나.
외나무다리를 타고 간다는 생각은 못 한 거니?
열대우림에서 저렇게 맨다리를 물에 담그면 무슨 일이 일어나냐면…
“다리에 붙은 거머리!”
거머리 맙소사! 설마 주변 녹색이 엽록소가 아니고 방사능이었나?
누가 정글에 방사능 폐기물을 버린 거야! 무슨 돌연변이가...
“작고, 다리에 붙어서 피를 빠는 거머리!”
거머리를 왜 먹어!
부모님이 주신 피와 살을 헛되이 버릴 수 없는 효심을 담은 장면이라 생각해야겠다…
그래도 좀 멀쩡한 걸 먹으라고!
“야자열매 발견”
야자열매는 수분과 탄수화물에 지방까지 얻을 수 있는 정글의 완전식품이지. 많이 얻을 수 없다는 게 아쉽구만.
이제 적당한 곳에 캠프를 만들어 볼까?
“양손 돌도끼로 벌목”
야~ 갑자기 시대를 세 단계쯤 앞서가네.
벌목 시 발생하는 충격이 손목으로 전해지지 않아 터널증후군에도 안심이겠어 아주.
마법의 주머니 인벤토리 같은 건 없기에, 벌목한 나무는 캠프까지 직접 들고 가야 한다.
그러고 보니 옛날에 나무가 쓰러지는 방향에 있는 건물들이 전부 사라지는 게임이 있었지... 그 이후로 조금 멀리서 벌목하게 되는 습관이 생겼어.
“통나무를 어깨에 들쳐 메고 이동!”
바이킹 저리 가라 할 정도의 근력!
일단 통나무를 들고 가서 도끼로 쪼개고 또 쪼개서 긴 나뭇가지나 판자로 만든 다음 쉼터의 재료로 써야 해. 그래야 세이브가 되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하니 쉼터부터 최우선으로 만들자.
“야자잎을 더해 만든 작은 삼각형 쉼터”
분명 통나무를 깎아 만들었을텐데, 흔적도 없네!
뭐, 각각의 용도에 맞는 재료들이 있으니, 통나무는 나중에 쓰려고 아껴놨구나.
일단 좀 쉬자. 주변 탐색을 하다 보니 시간도 지났고 피로가 너무 쌓였어.
쉬기 위해서는 모닥불을 만들어야 해.
“나무판자에 마른 나뭇잎을 불쏘시개로 나뭇가지를 비벼 불씨를 만들다”
어… 기타? 균열이 있는 나무판자, 막대기의 위치가 거의 비슷해!
끝에 불꽃이 살짝 피는 걸 보니 저 자세로도 불은 붙나 보군.
이제 막대기를 세차게 비벼서 마찰열로 불씨를 일으키는 거야!
“마찰열, 불씨!”
불씨를? 거기에? 두면? 이건 우연? 필연?
AI의 화장실 개그?
"제대로 불 지펴!"
뭔가 최첨단 부싯돌 같은 걸 손에 숨기고 있는 것 같지만, 모닥불은 성공적으로 만들었다.
이제 물을 뜨러 가자.
“정글에 흐르는 흙탕물”
사실 이런 곳의 물은 그대로 마시면 안 될 수준으로 더럽지.
물을 담아 끓여 먹어야 하는데, 도구가 하나도 없다…
도와줘요 베어 그릴스! 에드 스테포드!
일단 끓이지 않은 물을 마시는 건 최대한 뒤로 미룬다.
단백질… 고기… 고기를 먹자.
먼저 덫을 설치한다.
“나뭇가지와 큰 돌 그리고 밧줄을 연결한 작은 동물을 잡는 함정”
밧줄 안돼! 밧줄 아냐!! 함정 안돼!!!
밧줄만 들어가면 그냥 뭘 어떻게 제어가 안 돼!
“아르마딜로! 아르마딜로를 잡는다!”
인간 아르마딜로!
그래도 아르마딜로를 모르진 않으니까, 화면을 나눠서 조절하면…
“몸을 둥글게 만 작은 아르마딜로와 대치하는 돌칼을 든 소녀!”
아르마딜로를 쉽게 잡긴 했지만, 고기가 별로 안 나와.
그러니 다른 동물도 잡는다. 그러니까... 방울뱀 같은 거.
근처에 가면 쉭쉭 소리를 내면서 '여기에요. 잡아먹어 주세요'라고 소리를 치더군.
“방울뱀과 대치!”
방울뱀이 너무 크다! 이러면 날 잡아먹으려고 유인한 거잖아!
새끼 방울뱀이라고 하면 좀 작아지려나?
“돌멩이 투척! 새끼 방울뱀은 날아온 돌에 맞아서 치명상!”
돌연변이 방울뱀에 물렸다! 치명상!
해독제 같은 건 없으니, 자연에서 얻은 식물로 치료해야 해!
“뱀에게 물려서 독에 걸렸을 때는 잎으로 만든 붕대에 담뱃잎을 추가해서 상처 부위를 감싼다.”
담뱃잎을 말아 피는 것이 아니라, 담뱃잎을 상처 부위에 붙이라고!
아니 이 게임 상태 이상이 상당히 치명적인데, 치료 수단도 적거니와 잘 알려주지도 않아!
몸에 열도 나고 목이 마르니 강물이라도 마셔야겠다…
“이동하다가 마주친 재규어!”
도망치지 마!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맞서 싸운다!”
아니 이 재규어가!
아까 머리만 나와서 방심했더니 그린팬서였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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