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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3 완벽 흡수, 게임스컴 ‘1티어 게임쇼’ 위상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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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스컴 2024 개막일 당시 입장하는 관람객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올해 게임스컴은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 기존에도 유럽을 대표하는 게임쇼로 자리매김했으나, 이제는 유럽을 넘어 글로벌 전역을 포괄할 수 있는 위치까지 넘보고 있다. 특히 강력한 경쟁자였던 E3가 완전히 사라지며 게임스컴은 관련된 전시 수요를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지를 실전을 통해 보여줄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게임스컴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실제로 올해 게임스컴에는 64개국에서 역대 가장 많은 1,400곳 이상 참가사가 출전했다. 단순히 참가하는 업체가 많은 것을 넘어 몬스터 헌터: 와일즈, 시드 마이어의 문명 7, 패스 오브 엑자일 2 등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출전하는 주요 기대작 다수가 총출동하여 게이머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는 라인업을 구축했다.



▲ 해보고 싶은 신작이 모두 몰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당초 E3가 담당하던 ‘신작 공개’도 게임스컴에 완전히 흡수됐다. 실제로 다잉 라이트: 더 비스트, 보더랜드 4, 마피아: 디 올드 컨트리 등 굵직한 신작 다수가 게임스컴을 통해 최초로 발표됐다. 게임사 입장에서 신작 발표에 활용하던 장이 사라진 후 발 빠르게 대체제를 찾아나선 분위기다. 물론 E3 폐쇄 후 비슷한 기간과 지역에서 서머 게임 페스트가 시작됐으나 아작은 온라인 중심에, 규모가 크지 않아서 주목도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다.

특히 게임스컴의 경우 그해 주요 소식을 집중적으로 모아서 전해주는 전야 행사인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가 행사의 일환으로 완벽히 자리를 잡았다. 비슷한 규모를 갖춘 차이나조이가 아직은 중국 내수용 행사라는 한계점을 극복하지 못했기에, 중국 외 다른 시장 공략을 노린다면 신작을 준비하는 게임사 입장에서 게임스컴이 최적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현지 기자들 역시 취재하는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는 의견을 전했다. 기존에는 E3에서 공개됐던 게임 중에 관심도 높은 것을 골라서 체험하는 측면에 집중했고, 옆 동네에 놀러 간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취재하러 오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게임스컴의 경우 E3가 열리지 않다 보니 취재해야 할 요소가 부쩍 늘어나며 현장을 방문한 기자 수 자체가 크게 늘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내년에는 더 많은 업체와 기자들이 게임스컴을 찾으리라고 예상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 게임스컴은 글로벌 1티어 게임쇼 위상을 확실히 굳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한국의 부상과 중국의 굴기, 아시아권 영향력 강해졌다

2010년대 중후반부터 게임스컴에서 느껴진 점은 아시아권 영향력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본래는 서양권과 아시아 중에는 일본 업체가 중심을 이뤘으나, 한국과 중국이 점진적으로 세력을 넓혀 이제는 무시하기 어려운 위상에 올랐다. 올해의 경우 이러한 흐름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우선 한국 주요 게임사 다수가 출격해 공들여 준비한 신작으로 글로벌 유저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받았다. B2C에 시연 중심 부스를 꾸린 넥슨, 크래프톤, 펄어비스 모두 많은 참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준비가 철저하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됐기에, 게임스컴은 국내 게임사에게도 유럽을 넘어 글로벌을 노릴 수 있는 자리로 통했다.



▲ 엄청난 인파가 몰린 한국 게임사 부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와 함께 눈길을 끈 부분이 중국 게임사의 굴기다. 중국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텐센트와 넷이즈가 나란히 출전했고, 호요버스, 하이퍼그리프 등 서브컬처 대명사로 떠오른 게임사도 게임스컴 현장에 출격했다. 소규모 부스가 모인 퀼른메세 10홀에도 중국 중소 게임사가 다수 출전해 유저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중국 역시 성장을 위해 내수를 넘어 글로벌 진출이 필수과제로 떠오른 만큼 게임스컴에서 기회를 노리는 경향이 짙어진 셈이다.

볼거리 역시 중국에서 열리는 차이나조이보다 풍성했다. 차이나조이의 경우 내수용 시장이기에 신작 소개나 체험보다는 기존 게임을 다시 한번 알리는 현장 이벤트와 상품 증정이 주를 이뤘다. 따라서 부스 디자인 역시 시연 기기는 적고, 무대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게임스컴에서는 완전히 다른 전략을 채택했다. 게임을 직접 체험하려 방문하는 참여자가 많은 점을 고려하여 중국 게임사 대부분이 무대보다는 최대한 넓은 시연 공간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년에 게임스컴에서 최대 관심작으로 떠올랐던 ‘검은 신화: 오공’이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한 것이 확인됐기에, 내년 게임스컴에도 제2의 오공을 꿈구는 중국 게임사의 물결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 중국 게임사도 대거 출전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것이 올해 차이나조이 당시 어메이징 시선 게임즈의 메카 브레이크 부스, 거대한 로봇이 무대 중앙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그라고 이것이 메카 브레이크 게임스컴 2024 부스, 로봇 규모가 현저히 줄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대신에 시연 공간이 부스 중심을 이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전 지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게임쇼로 자리매김

종합하자면 게임스컴은 북미, 유럽 등 서양권 게임사와 함께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중 게임사가 한데 모이는 글로벌 최상위 게임쇼로 완벽히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영역이 넓어지며 전 세계 기대작이 한데 모인 거대한 게임장처럼 구성됐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할 만한 게임을 동일한 장소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는 매리트가 있고, 참가사 입장에서는 많은 게이머가 현장에 방문하기에 마케팅 측면에서 확실하게 이름을 알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게임쇼가 장기간 오프라인 행사에서 열리지 않으며 종합 게임쇼 위상이 크게 꺾인 시점에도,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 등 온라인 개최 방법을 모색하며 다방면으로 생존할 길을 찾아나선 주최 측의 노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년간 경험으로 현재 위치에 올랐기에, 당분간은 게임스컴을 위협할 경쟁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인다.

▲ 글로벌 게임 경함장으로 발전하고 있는 게임스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오프라인 관람 환경에서는 많은 한계점이 보였다. 무엇보다 현장에 방문하는 어마어마한 인파가 편안하게 관람하기 어렵다. 방문하는 관람객에 비해 휴식 공간은 턱없이 부족해서 많은 사람들이 전시장 복도나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쉬었다. 여기에 다른 전시장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최대 30분을 이동해야 하며, 동선 역시 숫자 순서대로 전시관이 배치된 것이 아니라 다리와 계단 등으로 복잡하게 꼬여 있다.

앞서 이야기한 동선과 수많은 인파가 결합되면 퇴장했다가 다시 들어오는 것이 대단히 어려워진다. 내부 식당은 인파를 소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요기할 음식을 챙겨오지 않았다면 전시장 내 외부 통로에서 판매하는 푸드트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푸드트럭에서 소시지 하나 들어간 핬도그를 12유로(한화 약 1만 7,80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가격도 비싸고 맛은 가격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음식과 음료 모두 질과 양보다 가격이 높지만, 재입장이 어려워 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게임 전시회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즐길거리를 풍성하게 마련하는 것과 함께 가능한 선에서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아무리 게임이 재미있더라도, 이에 도달하는 과정이 힘들다면 참여자에게는 고난의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주최 측 입장에서 ‘오고 싶은 게임쇼’라는 이미지를 굳히고 싶다면 관람 환경 개선 역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 이토록 많은 인파가 계단, 다리,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리며 이동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그런데 휴식 공간과 식당은 턱없이 부족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비싸고 가격에 비해 맛이 떨어지는 푸드트럭을 울며 겨자먹기로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내년에는 관람 환경이 좀 더 쾌적해지길 바라본다 (샤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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