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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기식 행정? 콘진원 해외 게임쇼 공동관 운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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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컴 2025 한국공동관 B2C 부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게임스컴 2025 한국공동관 B2C 부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지난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5 현장에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한국공동관 부스를 운영했다. 콘진원에 따르면 이번 B2B 및 B2C 전시를 통해 총 513건, 1억 4,000만 달러(한화 약 1,945억 원) 규모의 상담 성과를 거뒀다. 일부 게임사는 200만 달러(한화 약 27억 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특히 올해 신설된 B2C관에서는 서구권 유저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스팀 위시리스트가 100배 이상 증가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아쉬운 부스 운영 방식에 대한 참가사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우선 당시 B2C 부스는 10관 구석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지 못했고, 좁은 공간에 5개 게임사가 몰려 혼잡이 발생했다. 

특히 독일 등급 분류(USK) 규정 18세 이상 이용가 게임은 가벽이나 가림막을 사용해, 화면이 밖에서 보이지 않도록 내부에서 게임을 시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드나잇 워커스와 백룸 컴퍼니 시연이 모두 가벽 안 좁은 공간에서 운영되어 혼선이 빚어졌으며, 인터넷 연결도 원활하지 않아 핵심 콘텐츠인 협동 플레이를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당시 현장을 살펴보면 직사각형 부스 공간 제일 안쪽 구석을 가벽으로 둘러 가린 뒤, 그 안에 미드나잇 워커스와 백룸 컴퍼니 시연대를 마련했다. 문제는 가벽 내 공간이 협소했을 뿐 아니라 두 시연대가 기역(ㄱ)자형으로 배치되어, 통로가 좁아짐에 따라 이동이 불편했다. 가벽 바깥쪽도 나머지 시연대가 둘러싸고 있어 동선이 꼬이기 쉬웠다. 실제로 미드나잇 워커스 개발사 원웨이 티켓 스튜디오 이원혁 사업 담당자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한정된 공간에 여러 개발사가 함께하다 보니 부스 내 동선이 다소 복잡하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게임스컴 한국공동관 B2C 부스 내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게임스컴 한국공동관 B2C 부스 내부 (사진: 게임메카 촬영)

B2B관에서는 통역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해외 게임쇼 특성상 비즈니스 협상은 통역에 의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성과 집계가 매일 행사 직후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통역사가 당일 행사 종료 후에도 1~2시간씩 추가 업무를 처리하게 되며 피로와 부담이 가중됐다는 지적이다.

준비 단계에서도 잡음이 있었다. 모노웨이브 개발사 스튜디오 BBB 임권영 대표는 게임메카와의 통화에서 “한국공동관을 맡게 된 운영사가 게임 행사를 처음 하는 곳이었고, B2C에 대한 이해도가 전체적으로 부족해 부스 설계 단계부터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부스 설계 과정에서 B2B 부스처럼 가운데 미팅 테이블을 두자고 했다가, 참가사들의 많은 항의를 받기도 했다”고 임 대표는 덧붙였다.

그러다 보니 행사 준비를 위한 소통 과정에서도 참가사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임 대표는 “참가사를 ‘지원 파트너’로 존중하기 보다는, 일방적인 지침을 따르는 대상으로 여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참가사들의 현실적인 제안을 수용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계획을 고수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일례로 임 대표는 “원래 저희 시연대가 부스 안쪽에 위치할 예정이었는데, USK 규정으로 인해 일부 게임이 안쪽으로 이동되면서 저희가 바깥으로 옮겨졌다. 문제는 변경된 위치를 운영사로부터 행사 시작 일주일 전, 독일 출국 3일 전에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공동관 내에 마련된 모노웨이브 시연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부스 바깥쪽에 마련된 모노웨이브 시연대 (사진: 게임메카 촬영)

콘진원도 참가사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피드백을 받기 위해 지난 5일 게임스컴 한국공동관 참가사를 대상으로 사후 간담회를 진행했다. 콘진원은 “B2B 참가사는 큰 피드백이 없었으나, B2C 참가사들로부터 몇 가지 불만 사항이 나왔고 이를 적극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많은 지적이 나왔던 게임 가리기용 가벽을 부스 한쪽 벽으로 몰아, 동선이 복잡해지지 않도록 바꿀 예정이다.

B2B관도 당일 집계했던 성과 종합 방식을 행사가 모두 종료된 뒤 집계하도록 개선한다. 이를 통해 참가사가 현장 운영에 집중하도록 하고, 통역사의 부담을 덜어 성과 자료 정리에 충실할 수 있게끔 할 예정이다.

다만 콘진원이 행사 피드백을 수렴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콘진원은 오랜 시간 게임스컴 한국공동관을 운영해왔으며, 매년 간담회를 통해 참가사 의견을 모아왔다. 그럼에도 이러한 지적이 계속 이어진다는 것은, 콘진원 내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피드백이 수용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생기게끔 한다. 

실제로 콘진원은 매년 해외마켓 위탁 운영사를 선정해왔으며, 최근 3년 간은 모두 다른 운영사가 한국공동관을 담당했다. 또한 정기 인사 발령으로 담당자가 매년 교체되었다. 그 과정에서 늘 비슷한 문제들이 반복됐다. 콘진원은 게임스컴뿐만 아니라 차이나조이, 도쿄게임쇼 등 각종 해외 게임쇼를 담당하는 만큼, 도쿄게임쇼를 앞둔 현 시점에서 어느 때보다 개선이 시급하다.

이에 대해 게임메카는 콘진원에게 직접 의견을 물었다. 콘진원은 “일관된 사업 운영을 위해 내부적으로 인수인계와 소통에 최선을 다했지만, 업계에서는 일부 미흡하게 느껴진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어 “피드백을 인계 자료와 결과보고서에 반영해 향후 해외 게임쇼 공동관 운영에 적극 활용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 외에도 콘진원은 게임스컴 사후 간담회에 도쿄게임쇼 담당자를 참석시켜 참가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아울러 복잡성을 줄이기 위해 도쿄게임쇼는 B2C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게임스컴에서 발생했던 공간 문제도 철저히 보완할 예정이다. 과연 콘진원이 이번 게임스컴을 발판 삼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콘진원은 오는 25일부터 도쿄게임쇼에서 한국공동관 부스를 다시 운영한다 (자료출처: 도쿄게임쇼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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