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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버드, 과금의 부담은 있지만 재미는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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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락실 명작 '건버드'가 모바일게임으로 부활했다

넷마블이 3040 올드 게이머의 향수를 자극할 아케이드 슈팅 게임을 지난 3일 카카오 게임하기에 선보였다. 이 게임은 소싯적 오락실의 추억을 간직한 이들이라면 기억할 명작 ‘건버드’다.

카카오 게임하기로 등장한 ‘건버드’는 지난 1998년 출시된 ‘건버드 2’를 원작으로 한다. 스토리는 원작과 같게 소원을 이뤄주는 신비의 약을 찾아 나선 매력 만점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담아 원작의 향수를 주었으며. 터치로 즐기는 조작과 아이템 및 성장 콘텐츠의 추가 등으로 새로운 재미를 더했다.

▲ 카카오 게임하기로 출시된 '건버드' 소개 영상

모바일로 돌아온 ‘건버드’ 원작과 같거나 다른 부분

모바일게임으로 부활한 ‘건버드’는 원작과 전반적인 구성은 같다. 캐릭터마다 고유의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고, 퀸 해적단의 방해에 맞서면서 신비의 약을 찾아야 한다.


▲ 신비의 약을 찾는 주인공(좌)과 이를 방해하는 퀸 해적단(우)

그리고 하나의 목표가 더 있다. 바로 다른 카카오 지인과의 기록 경쟁이다. 실제 시스템도 기록경신 방식으로 진행된다. 게임 오버가 되면 종합 점수를 토대로 다른 지인과의 순위가 자동으로 매겨진다. 순위에 따라서 보상이 차등 지급되는 방식이나 메달권에 들수록 더 좋은 보상을 받는 구조는 다른 카카오 게임과 같다.

달라진 점은 원작과 비교해 제약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등장 캐릭터들이 그렇다. 게임에서는 주인공(마리온)을 기본으로 제공하지만, 다른 캐릭터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발피로는 1-5 스테이지 클리어, 타비아는 마리온 7레벨 달성, 아루카드는 친구초대 40명 이상을 필요로 한다. 심지어 헤이콥과 아인은 현재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 다른 캐릭터로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떤 조건이 뒤따른다

원작에서는 대부분 캐릭터를 유저가 임의로 선택할 수 있었고, 또 방향키와 버튼을 조합한 치트키를 사용해 숨어있던 히든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재미도 있었다. 이와 비교해 모바일게임 ‘건버드’는 캐릭터 선택에 대한 자유도가 굉장히 제한돼 있다.

터치로 바뀐 조작, 원작에서의 감각과 최대한 가깝게

모바일게임 ‘건버드’는 슈팅 게임이다. 장르 특정상 무수히 날아드는 탄을 잘 피하면서 적을 공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공격은 자동으로 진행돼 적의 공격을 얼마나 잘 피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모바일게임 ‘건버드’의 터치 기반 움직임은 아케이드 스틱의 섬세함을 100% 구현하지 못했다. 사실 불가능할 것이다. 이유인즉 방해될 만한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대개 5인치인 스마트폰 화면에서는 무수히 많은 탄을 잘 피하기란 어느 정도 한계가 있고, 태블릿 PC라 하더라도 자신의 손가락이 조작하는 와중에 캐릭터를 가릴 때가 빈번하다. 그나마 터치펜을 사용하면 탄과 탄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컨트롤이 가능하다. 설상가상으로 이 게임의 원작이 도트 단위로 피할 정도의 극악은 아니지만, 맵 구석구석 촘촘하게 탄이 날아오기로 유명했다. 그 만큼 난이도가 있다는 것이다.


▲ 기존 카카오에 출시된 슈팅 게임들 보다는 어렵지만, 원작보다는 쉽게 조정된 난이도

다행이 넷마블은 게임 내 설정을 통해 조종의 감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으며, 초보 유저를 위해 탄이 날아오는 속도를 어느 정도 보면서 피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조정했다. 즉 난이도가 원작보다는 쉬워지면서 다른 모바일 슈팅게임보다 어려운 축에 속해 어느 정도 접근성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성장하는 캐릭터, 그리고 조금은 노골적인 돈의 압박

모바일게임 ‘건버드’에서는 원작에 없던 성장 콘텐츠가 추가됐다. 이에 게임 내 모든 캐릭터는 총 10단계에 걸쳐 ‘연사’, ‘스킬’, ‘파워’ 성장이 가능하다. 그리고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것은 오로지 게임머니다.

캐릭터 성장은 진행할수록 필요한 값(골드)이 두 배로 뛰는데, 이는 유저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겨준다. 초반에 한판 당 획득하게 되는 게임머니의 양은 대략 100골드 정도인데, 캐릭터 3단계 성장부터 요구되는 게임머니는 무려 10,000골드다. 즉 초반부터 백 번의 반복 플레이가 요구되는 것이다. 중간마다 퀘스트 형식으로 게임머니를 보상받을 수 있으나 턱없이 부족한 양이기엔 변함이 없다.

유저에 따라 백 번 정도의 플레이를 감수할 수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플레이하기 위해 소비되는 날개의 충전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2분에 한 번꼴로 계속 날개를 주고받을 지인이 있다면 모를까, 일반적으로 짧은 시간 틈틈이 게임을 즐기는 유저 입장에서는 재미를 붙이기도 전에 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 획득 가능한 골드양에 비해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의 아이템들

아이템을 충전하기 위해서도 게임머니가 필요하다. 현재 사용 가능한 아이템은 주변 동전을 끌어당기는 ‘자석’, 적의 탄 공격을 일정 횟수 막아주는 ‘방패’, 게임 오버에 대한 압박을 덜어주는 ‘생명’, 여기에 스킬게이지를 MAX 상태로 시작하는 ‘스킬MAX’, 1 스테이지 보스 앞까지 통과할 수 있는 ‘슈퍼부스트’, 일반 아이템과 함께 사용 가능한 ‘뽑기아이템’ 마지막으로 적의 모든 공격을 무효로 하며 화면 전체에 대미지를 주는 ‘폭탄’ 등 총 7가지 있다.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아이템 하나하나의 효과가 플레이 결과에 영향을 끼칠 만큼 막강하다.

아이템은 하나당 최소 500골드에서 많게는 2,000골드 이상을 내야 한다. 앞서 캐릭터 성장에 필요한 것도, 그리고 플레이 결과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마저도 결국 돈이다. 결과적으로 모바일게임 ‘건버드’는 결국 현금 결제가 답이라는 노골적인 생각이 먼저 들게끔 한다.

슈팅+RPG로 부활한 ‘건버드’ 새로운 적응을 필요로 한다

모바일로 부활한 ‘건버드’는 게임성에서 크게 불만이 느껴지지 않았다. 원작 그대로를 가져왔기에 올드 게이머라면 당시의 추억과 재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플랫폼에 맞게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였기에 이에 따른 새로운 적응을 필요로 했다. 슈팅+RPG 개념으로 볼 수 있는데, 실력보다는 플레이 한 시간에 비례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바뀌었다는 점에서, 모바일에서 슈팅 본연의 재미를 기대했을 원작 팬 입장에서는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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