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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 마이홈이 가로가 아닌 '세로' 게임인 이유


▲ '놀러와 마이홈' 제작진
왼쪽부터 슈퍼노바일레븐 김현진 콘텐츠 디자이너, 함고운 기획자, 김희진 프로젝트 매니저


일찍부터 모바일게임을 즐겨왔던 유저라면 '에브리타운'을 기억할 것이다. 농장을 꾸미고, 가꾸는 재미에 지인과 교류할 수 있는 카카오톡이 만난 '소셜게임'이라는 장르를 국내 시장에 안착시킨 대표작이다. 이러한 '에브리타운'을 탄생시킨 김대진 대표가 이번에는 색다른 소셜 게임으로 문을 두들긴다.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들어내는 '공방'을 소재로 한 '놀러와 마이홈'이 그 주인공이다.

'놀러와 마이홈'은 카카오가 직접 퍼블리싱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게임 플랫폼을 운영 중인 카카오 입장에서 지인과의 교류를 중심으로 한 '소셜게임'은 궁합이 딱 맞는 장르다. 그러나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은 소셜 게임은 비주류라는 것이다. 스마트폰 게임 초창기에는 잘 나갔지만 지금은 액션 RPG나 MMORPG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8월 8일 기준 구글 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 TOP10 중 8종, 다시 말해 80%가 RPG다.

따라서 RPG에 익숙해진 유저들에게 '소셜게임'이 가진 매력을 어필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과제로 손꼽힌다. 경쟁이 치열한 모바일 시장에서 '놀러와 마이홈'이 빛을 낼만한 요소가 있을까? 게임메카는 8월 9일, '놀러와 마이홈'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게임 개발사 슈퍼노바일레븐 제작진을 직접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에는 김희진 프로젝트 매니저, 함고운 메인 기획자, 김현진 콘텐츠 디자이너가 참여했다.

관건은 '디테일', 세로 화면을 선택한 이유

'놀러와 마이홈'은 8월 4일에 구글과 애플에 사전 출시됐다. 게임을 시작하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가로가 아닌 세로 화면이라는 것이다. 최근에 출시된 모바일게임은 넓은 시야를 위해 가로 화면을 쓰는 경우가 많다. '놀러와 마이홈' 역시 점점 밭이나 집을 넓혀가는 재미를 앞세웠기에 사용하는 공간이 넓은 편인데 그럼에도 세로 화면을 고수하고 있다. 가로에 익숙한 게이머가 많은 지금 세로 화면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세밀함'에 있다. '놀러와 마이홈'은 앞서 말했듯이 숲 속에 작은 공방을 열고, 과일이나 나무를 직접 키우고, 이것을 채집해 가구나 요리 등을 만들어내는 제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유저에게 '나만의 공방'을 운영한다는 생생한 느낌을 줘야 한다. 김희진 PM은 "가로 화면은 전지적인 시점으로 세계를 내려다보는 느낌을 준다. 반면 세로 화면은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주인공을 좀 더 가까이서 지켜보며 표정변화와 같은 세밀한 부분을 보기 좋다"라고 말했다.


▲ 세밀한 부분을 보여주는 부분에는 가로보다 세로가 낫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

다시 말해, 게임 속 캐릭터가 나의 분신처럼 느껴지는 감각을 살리는 부분에는 가로보다는 세로 화면이 좀 더 유리하다는 것이 그의 답변이었다. 따라서 제작진이 가장 신경 쓴 부분도 '세밀함'이다. 아무런 행동 없이 오랫동안 캐릭터를 놔두면 꾸벅꾸벅 졸거나, 원하는 행동에 실패했을 때 크게 한숨을 쉬는 등 표정변화를 다양하게 넣은 이유 역시 '내 공방을 꾸민다'라는 의미를 게이머에게 분명하게 전하기 위해서다.

김현진 콘텐츠 디자이너는 "주인공은 인간으로, 주요 NPC는 동물로 설정한 이유 역시 '내가 뭔가 특별하다'는 감정을 주기 위해서다. 게임 속 모두가 인간이라면 주인공이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주변 NPC가 양, 토끼, 염소와 같은 동물이라면 그 속에 있는 주인공은 뭔가 더 특별한 존재라는 부분이 강조된다"라며 "소파와 같은 가구의 원화를 그릴 때도 '빨간 소파'가 아니라 스토리를 붙인다. '친구들과 노는 아지트'라거나 '통화할 때 편히 쉬는 곳' 등 아이템 하나당 A4 반 장 정도 되는 이야기를 붙여서 가구마다 독특한 이미지를 붙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세로를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소셜 요소'에 있다. '놀러와 마이홈'의 경우 친구 집에 방문해 방명록을 쓰거나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나의 상태에 대한 짧은 글을 남기고, 이에 대한 추천을 받는 소셜 요소가 있다. 다시 말해 글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면서 읽거나, 내가 글을 쓰는 경우가 많다. 함고운 기획자는 "전에 올라온 글을 화면을 내려가며 보거나 키보드를 사용할 때 가로보다는 세로가 좀 더 쓰기 편리하다. 그래서 유저들이 좀 더 편안하게 서로 교류하도록 돕기 위해 세로 화면을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세로 화면으로 게임을 즐겨도 불편하지 않도록 조작을 간소화했다. 드래그 한 번에 재료 여러 개를 수확할 수 있으며, 물건 10개를 터치 한 번으로 완성할 수 있다. 여기에 공방과 마당도 여러 지역으로 나누고, 원하는 곳을 터치하면 이동하는 식으로 구성했다. 세로 화면인만큼 한 손으로 하기 편리하게 만든 것이다. 함고운 기획자는 "집 역시 가로로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2층으로 만들어 위로 올라가게 했다. 여기에 '촬영모드'를 따로 넣고 이 모드에서는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것보다는 줌아웃 시야를 넓게 줘서 넓은 지역을 찍는데 문제 없이 했다"라고 전했다.


▲ 재료 여러 개도 드래그로 한 번에 채집할 수 있다


▲ 플레이 모드에서는 시야가 좁지만
촬영모드로 전환하면 넓은 지역도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다

내가 직접 만든 물건을 쓰고, 친구들과 교환한다

'놀러와 마이홈'의 차별성은 세로 화면 뿐만이 아니다. 그 특징을 살려주는 중요한 요소는 제작과 의뢰, 두 가지로 압축된다. 과거 SNG가 내가 만든 물건을 다른 유저와 교환하거나 판매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놀러와 마이홈'은 내가 만든 물건을 직접 쓸 수 있다. 나무를 잘라 가구를 만들고, 그 가구를 내 집에 설치해 꾸밀 수 있다. 이 외에도 과일과 채소를 키우고, 수확하고, 요리해서 내가 직접 먹는 일련의 과정을 직접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시 말해 '놀러와 마이홈'은 내가 만든 물건을 직접 사용한다는 새로운 재미를 붙였다. 함고운 기획자는 "내가 직접 만든 것을 내 캐릭터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직접 제작한 가구를 집에 놓고,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는 부분이 게임에 대한 애정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입히고, 먹이고, 집을 꾸며주며 게임에 정을 붙이게 하는 것은 감정교류에 초점을 맞춘 '놀러와 마이홈'의 롱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 열심히 채집한 재료로 가구를 만들고


▲ 가구로 나만의 집을 꾸밀 수 있다

여기에 '의뢰'는 지속적인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놀러와 마이홈'은 친구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부탁할 수 있는 '의뢰'가 있다. '의뢰'는 지인과 함께 '공방'을 키워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중요한 요소로 손꼽힌다. 김희진 PM은 "기존 SNG에서는 지속적으로 지인과 교류하며 확실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놀러와 마이홈'의 경우 '의뢰'를 걸어서 친구에게 도움을 주거나, 반대로 내가 도움을 받는 좀 더 돈독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 창고에 쌓인 남는 재료로 다른 캐릭터를 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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