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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아제라: 아이언하트, 모바일에서 찾은 메카닉의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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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남자의 로망’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거대 로봇’이다. 다부진 동체와 거대한 무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력을 상상만 해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매 발걸음마다 전해져 오는 육중한 무게감에 반하는 이도 적지 않다.

넥슨 ‘M.O.E’나 반다이남코 ‘건담 얼티밋 컴뱃’ 등이 바로 이러한 취향을 겨냥한 게임이다. 다만, 로봇을 좋아하는 게이머 입장에서 조금 아쉬운 점은 캐릭터 자체가 로봇이라 내가 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여기에 외형도 SD화되어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수세에 몰렸을 때 거대 로봇이 등장해 상황을 역전시킨다는 전개와는 거리가 멀다. 되려 ‘로봇 덕후’인 기자의 갈증은 해소시켜준 게임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웹젠 ‘아제라: 아이언하트’는 동명의 PC 온라인게임을 리메이크한 모바일 MMORPG다. 특히 '아제라'의 가장 큰 특징은 거대 병기 '마갑기'를 다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모바일에서도 이 '마갑기'를 충실히 계승했다. 여기에 드넓은 오픈필드와 다채로운 사냥 및 생활 콘텐츠, 유저 간 커뮤니티 등 모바일 MMORPG로서 갖춰야 할 기본을 갖췄다. 20분 가량 진행된 지스타 시연에서 이 모든 것을 즐길 수는 없었지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로봇덕후 기자曰 “마갑기는 크고 아름다워…”


▲ '마갑기' 앞세운 모바일 MMORPG '아제라: 아이언하트' (사지제공: 웹젠)

눈과 손이 즐겁다, 연출과 액션성 모두 매력적인 마갑기

지스타 현장에서는 나이트, 아쳐, 소서러, 어쌔신 4개 직업으로 게임의 극초반부를 직접 플레이할 수 있었다. 어느 어촌의 해변에서 기억을 잃은 채 눈을 뜬 주인공은 마을 사람들을 위해 몇 가지 퀘스트를 수행하고, 갑작스레 나타난 해골 마갑기를 무찌른다. 그리고 마갑기를 상대하는 부분에서 유저 역시 푸른 마갑기를 쓸 수 있다. 빠르면 10분이면 모든 콘텐츠를 즐겨볼 수 있는 짧은 분량이지만 게임의 주요 콘텐츠가 무엇인가는 확인해보기 충분했다.

‘아제라: 아이언하트’의 기본적인 진행은 여느 모바일 MMORPG와 유사하다. 퀘스트를 수주한 후 목표 몬스터를 기본 공격과 스킬을 활용해 사냥하고, 보상을 받아 캐릭터를 육성해나간다. 왼손은 이동, 오른손은 각종 액션 조작을 담당하며, 이동 중 360도로 시야를 움직여 주위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유저 편의를 위한 자동화도 잘 갖춰졌다. 이동과 전투는 물론, 퀘스트 진행까지 자동이 지원된다. 이 점은 이동이 잦은 모바일 플랫폼을 고려한 부분으로 보인다. 정통 MMORPG를 표방한 게임답게 필드가 매우 넓은데, 자동 이동에, 일시적으로 이동과 공격 속도를 높여주는 분노 모드 덕분에 플레이 템포는 꽤 빠른 편이다. 전투 시 서서히 차오르는 게이지가 일정량 이상 모이면 캐릭터에게 날개가 돋으며 자동으로 분노모드에 돌입한다. 이 때는 움직임이 굉장히 빨라지고 공격력도 상승해 주의 적들을 일거에 소탕할 수 있다. 덕분에 반복사냥도 지루함이 덜하다.



▲ 분노 모드 덕분에 플레이 템포가 빠르고 역동적이다 (사진제공: 웹젠)

여기까지는 ‘아제라: 아이언하트’만의 강점이 그리 와 닿지는 않는다.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시점은 평화로운 어촌에 갑작스레 거대한 마갑기가 쳐들어오면서다. 불길한 해골의 형상을 한 검은 마갑기에 맞서 경비대장은 주인공에게 푸른 빛이 감도는 멋진 마갑기를 내어준다. 마갑기에 오르면 UI 디자인이 바뀌고, 스킬도 전부 교체돼 말 그대로 ‘탑승했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판타지 세계에 무슨 거대 로봇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초대형 갑주와 같은 화려한 외관은 기대 이상으로 게임에 잘 녹아든다. ‘창세기전’ 시리즈의 ‘마장기’나 ‘파이브 스타 스토리’의 ‘모터헤드’가 연상되기도 한다. 비록 그래픽적 한계로 캐릭터의 수십 배 크기로 커지거나 하진 않지만, 탑승 시 둔중한 움직임과 음향에서 무게감이 느껴져 '로봇 덕후'로서 순수하게 기뻐할 수 있었다.

‘마갑기’의 스킬은 거대한 창을 내뻗어 적을 타격하고 에너지를 모아 지면을 폭파시키는 등 한 눈에 보아도 압도적인 위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골 마갑기와의 전투가 그리 길지 않아 '마갑기'의 모든 매력을 알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으나, 개발진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게임 속 ‘마갑기’는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성장 및 파츠 강화가 가능하며, 여러 기체를 가지고 있다가 전황에 맞게 골라서 소환하는 ‘필살기’처럼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마갑기를 수집하고, 이를 성장시키는 재미를 붙였다는 것이다.



▲ 판타지 세계에 거대로봇의 로망을 구현해낸 '마갑기' (사진제공: 웹젠)

읽지 않고 보는 스토리, 완성도 높은 시네마틱 영상과 컷신

‘아제라: 아이언하트’를 시연하며 놀라웠던 점은 기대 이상의 시네마틱 영상이다. 처음 스토리를 진행할 때 주인공과 적이 대치하는 장면이 유려한 3D 영상으로 보여지고, 몰려드는 괴물들에게 칼을 휘두르는 순간 실제 게임으로 전환되며 그대로 물 흐르듯 전투가 펼쳐진다. '마갑기' 간의 진검승부에서도 어느 정도 피해를 입히면 곧장 영상으로 전환돼 최후의 일격을 날리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시네마틱 영상이 스토리적으로 굵직한 대목에 한번씩 나온다면, 컷신은 훨씬 더 자주 볼 수 있다. 처음 어촌에 떠내려왔을 때나 중요 NPC를 만났을 때, 또는 이벤트 오브젝트를 활성화했을 때마다 짧은 컷신이 나온다. 모바일 MMORPG에서 긴 글은 유저에게 무시당하기 일쑤인데 이처럼 영상 위주로 전개를 이끌어가니 스토리 전달력이 뛰어났다.

특히 이러한 영상들은 게임의 얼굴마담이자 핵심 콘텐츠 ‘마갑기’를 부각시켰다. 게임 내에서 보여지는 ‘마갑기’는 캐릭터의 3배 정도로 원작보다는 다소 축소되어 있지만, 시네마틱 영상에서는 웅장한 자태가 120% 표현된다. 특히 시네마틱 영상과 컷신이 초반에 잠깐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에도 계속해서 추가될 예정이라 더욱 기대를 모은다.


▲ 앞부분에서 게임에 쓰인 시네마틱 일부를 확인할 수 있다 (영상제공: 웹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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