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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전설의 시작(영웅전설 6: 하늘의 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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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첫 등장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팔콤의 명작 RPG시리즈 영웅전설 그 6번째 시리즈가 6월 24일 모습을 드러냈다.

시리즈 최초로 풀 3D로 구현된 필드맵도 새롭지만 전작인 영웅전설5 - 바다의 함가를 마지막으로 가가브 트릴로지가 완료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배경과 인물들이 꾸며나가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뛰어난 스토리로 극찬을 받은 가가브 트릴로지

시대의 대세는 여성주인공?
 
게임의 시작은 본편의 주인공인 에스텔이 아버지 카시우스가 데려온 의문의 소년 요슈아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시리즈 사상 최초로 공식적으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것. 최근 PS2로 정식발매된 FFX-2에서도 볼 수 있다시피 게임의 흐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여성캐릭터는 밝고, 가볍게 스토리를 끌어간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이번 시리즈는 하얀마녀와 같이 다소 심각했던 분위기의 전작들과 다르게 밝고 명랑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에스텔의 밝은 성격은 어떤 심각한 사건도 밝은 분위기로 승화시켜버린다

이러한 점은 고정 마니아층 뿐만 아니라 영웅전설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유저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는 시점에 어울리는 훌륭한 시도로 보인다. 팔콤은 이런 가벼운 분위기를 바탕으로 5년 전 의문의 사건으로 브라이트가에 맡겨진 소년 요슈아의 비밀과 세프치움을 둘러싼 국가간의 갈등과 대립같은 무거운 주제를 운명적으로 해쳐나가며 성장하는 에스텔들의 이야기와 함께 절묘하게 조화시켜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였다. 물론 전편의 가가브 트릴로지 자체가 독특한 이야기 진행순서와 많은 복선으로 뛰어난 스토리 구성을 보여주었던 것에 비하면 영웅전설 6의 직선적인 이야기 구조는 많은 아쉬움을 남기지만 말이다.

그래도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이야기 전개방식은 여전하다

게임의 진행은 쉽고 간편하게

이스 6에서도 그랬지만 근래 들어서 현실에 타협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 팔콤. 그 탓인지 영웅전설 6는 라이트 유저를 배려한 부분이 많이 눈에 띈다. 가벼워진 분위기가 그 하나이고 또 하나는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유격사 시스템이다.

 기존의 RPG들이 그렇듯이 영웅전설 시리즈도 새로운 지역을 이동하고 특별한 목적을 가진 인물을 만나 이벤트를 진행하여 던전을 공략하는 등의 일반적인 RPG 진행방식을 따른다. 하지만 이런 진행방식은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게 되면 게임진행을 헤매게 될 뿐만 아니라 완벽한 게임을 즐기기 좋아하는 유저들의 경우, 숨겨진 이벤트를 찾기 위해서 마을 사람들 모두에게 말을 걸어야만 했기 때문에 상당히 피곤한 경향을 보여준다. 하지만 영웅전설 6는 그런 문제점을 유격사 시스템으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게임의 이야기는 의뢰를 통해서 진행된다

 게임 내의 거의 모든 이야기 진행은 유격사 협회에 접수되는 의뢰를 통해서 진행되며 이야기 흐름의 중심이 되는 ‘필수 의뢰’ 이외에도 재미 삼아 혹은 좀 더 완벽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즐겼던 보조성이벤트들은 ‘기타 의뢰’라는 분류로 정리됐다. 이는 핵심 이야기만 빨리 즐기려는 유저와 게임의 모든 요소를 즐겨보려는 유저 모두의 편의를 고려한 훌륭한 시도이지만 모든 활동을 유격사 협회를 중심으로 좁히게 되는 단점을 불러오고 있다. 마을 내에서의 이동도 대다수는 의뢰해결로 좁혀질 뿐 편의성을 위해서 자유도와 다양성을 포기한 점은 아쉽기만 하다(가뜩이나 짧아진 플레이타임이 마을을 들쑤시고 다니는 시간을 줄여준 바람에 체감적으로 더 줄어들었다). 다음 편에는 기타의뢰 이외에 여러가지 숨겨진 이벤트 요소를 내재해 좀 더 디테일한 게임구성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투시스템의 변화

 영웅전설 6의 캐릭터 육성도 대다수의 RPG가 선호(?)하고 있는 사냥을 통한 경험치 획득을 레벨업의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 외에 오브먼트 시스템은 전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공명석 시스템을 계승발전 시킨 개념으로 최대 7개까지 개방할 수 있는 소켓에 수,풍,지,화,시,공,환 7가지 속성의 쿼츠를 삽입해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취향에 따른 다양한 캐릭터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쿼츠는 예전의 공명석에 비해서 일반공격에 부가 옵션을 부여하는 효과가 많이 추가돼 때리는 족족 암흑에 걸리게 하는 것과 같은 엽기적인 짓도 가능하다는 점은 마음에 드는 변화. 마법은 예전과 같이 적이 약한 속성을 노려 공격하면 큰 데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변화가 없지만 앙상블 마법과 같은 합체 시스템이 없어진 것은 아쉬운 점으로 생각된다.

어떤 쿼츠를 장착하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능력이 180도 바뀌게 된다

 전작에는 SRPG느낌을 주는 세미오토방식의 반리얼타임 전투를 펼친 반면 AT(Action Time)로 변화한 전투시스템은 화면구성이나 전투방식에 있어서 FFX의 전투와 흡사한 느낌을 전해준다. 예전에 비해 큼직큼직한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아기자기한 전투구성은 보기가 좋지만, 턴제에 가까운 전투시스템은 예전에 비해 역동성이 많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특히 초반에 세피츠 수집과 레벨업을 위해 노가다 아닌 노가다를 하는 경우 그 정도는 심해진다(스페이스바를 고정시켜놓고 앵벌을 하신다는 분들의 글도 종종 눈에 띄었다). 팔콤 측에서도 이런 문제점을 느꼈는지 랜덤 보너스 시스템이란 것을 도입하여 전투에 전략성을 도입했다.

가령 각 턴마다 랜덤하게 체력을 회복시켜준다거나 크리티컬이 터지는 등의 효과를 넣어주어 턴을 무시하고 공격할 수 있는 S브레이크 같은 스킬이나 적의 턴을 미리 보고 계획적으로 적을 제거하는 등의 요소는 좋게 평가된다. 또한 캐릭터마다 무기나 이동능력의 미묘한 차이가 있어서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에 맞춰 전투배치를 달리하는 전략성도 고려되어 있다는 점도 높이 살만하지만 조금만 레벨노가다를 하면 위에 언급한 전략적인 요소들은 거의 무시한 게임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결정적인 단점이다.

두번째 챕터를 기다리며….

 앞서 영웅전설 6의 장점을 많이 열거해놓았지만 인간이 만든 물건인 이상 완벽할 리가 없는 법(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는 탓도 있지만). 가장 큰 단점을 꼽으라면 전작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아진 플레이타임을 들 수 있다. 이전 시리즈인 영웅전설 5 만해도 총 9개의 장(서장, 최종장 포함)으로 구성되었던 반면, 영웅전설 6의 경우는 총 5개의 장(서장, 최종장 포함)으로 줄었다. 내용구성뿐만 아니라 ‘필수 의뢰’만으로 게임을 진행할 경우, 플레이 타임은 더욱 짧아지게 된다(물론 처음부터 필수의뢰만 진행할 사람은 얼마 없겠지만). 또한 새로운 유저층을 공략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는 비교적 단순해진 전투 시스템과 게임 전개방식은 영웅전설 마니아들에게는 아쉬운 점으로 남지 않았나 싶다.

다음작품을 암시하는 엔딩내용

 엔딩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영웅전설 6는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엔딩의 내용이 바로 천공의 궤적의 뒤를 잊는 두번째 챕터에 관한 예고편이기 때문. 결국 팔콤은 이번 작품으로 영웅전설 6에서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했다는 이야기인데 막판에 사람 잔뜩 궁금하게 해놓고 다음 작품을 기다려주세요 라고 말하는 상술에 두손두발 다들었지만 그래도 뭔가 새로운 것을 기대하며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것은 팔콤과 영웅전설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이번 ‘영웅전설 6: 창공의 궤적’에서 보여주었던 여러가지 아쉬웠던 점들을 좀 더 보완한 새로운 영웅전설 6의 등장을 기다려본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진 말라고 팔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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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롤플레잉
제작사
니혼 팔콤
게임소개
'영웅전설 6: 하늘의 궤적 First Chapter(FC)'는 '영웅전설' 시리즈 신작이자 전작까지 이어진 '가가브 트릴로지'와 다른 세계관을 채택했다. '천공의 궤적' 이야기 3부작 중 첫 번째 이야기를 다룬...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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