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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 오브 더 정글(메달 오브 아너: 퍼시픽 어설트)

2차 세계대전의 불꽃은 독일을 떠나 이제 태평양의 드넓은 무대로 그 자리를 옮긴다. ‘메달 오브 아너’의 후속작 ‘메달 오브 아너: 퍼시픽어썰트(이하: 퍼시픽어썰트)는’ 제목 그대로 태평양 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퍼씨픽어썰트의 리뷰를 쓰기에 앞서 이 게임의 핵심키워드를 말하자면 ‘블록버스터’, ‘최적화’, ‘정글’이다.

블록버스터 FPS

EA는 거대한 자금력만큼 다른 게임회사들에 비해서 ‘메이저’스럽다는 느낌을 많이 주는 게임회사다. 언제나 고정적이고 주기적으로 출시되는 타이틀과 대중적인 무난한 게임성을 유지하는 점이 가장 대표적일 요인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메이저스러움은 고유한 개성을 잃어버린채 대중과 마니아 사이에서 갈피를 못잡고있다. 기존 팬들의 비판을 받았던 C&C시리즈와 같은 게임이 대표적인 사례다. 오늘 말할 퍼시픽어썰트 역시 그런 부작용에 휩쓸려 추락해버린 명작 타이틀의 하나다.

▲C&C: 타이베리안 선의 모습 현재까지 C&C 3의 출시는 불투명 하다

▲C&C 시리즈 최신작 '제너럴스' 하지만 오리지널 C&C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많다

퍼시픽어썰트의 개발단계는 여러가지면에서 긍정적인 전망들을 많이 보여주었다. 최근 둠 3이후 불기 시작한 쉐이더를 이용한 고퀄리티의 그래픽이라든가 효과적으로 분대원을 통제하는 인공지능과 전략성, 뛰어난 물리엔진을 비롯 전작들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멋진 영화적 연출. 이러한 요소들이 가미된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 게임이 탄생할지 어찌 기대를 가지지 않겠는가?

퍼시픽어썰트는 분명 위에서 말한 내용의 대다수를 갖추고 있는 형태로 출시됐다. 그래픽은 분명 최근에 출시된 라이벌 작품 ‘콜 오브 듀티: 유나이티드 오펜시브’와 비교하면 현격한 질적 향상을 보여줬고 초반에 전개되는 진주만 공습의 연출은 블록버스터 영화 ‘진주만’에 못지않은 박진감 넘치는 영상을 선사하고 있다.

▲영화 진주만의 전율을

▲PC에서 느껴보자!

하지만 블록버스터에 대한 꿈에 너무 젖어서 일까? 퍼시픽어썰트는 초반부터 어긋나기 시작한다.

일반적인 FPS게임은 별도의 트레이닝 메뉴를 지원해 비슷한 장르의 게임을 많이 즐겨본 유저들에게 선택의 폭을 제공한다. 이는 FPS를 오래 즐긴 유저들이나 게임을 한번이상 클리어한 유저들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이러한 유저배려의 공식을 퍼시픽어썰트는 영화적 연출을 위해 완전히 무시해버렸다. 물론 이것은 게임의 스토리라인 진행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쓰러지지 않는다면 쓰러질 때까지 무한하게 밀려오는 적을 상대하게 된다

게임은 D-Day 전장 한복판에 게이머가 쓰러지는 것과 동시에 시작된다. 이어서 예전에 훈련을 받던 시절을 회상하는 주인공의 목소리가 들리고 게이머는 시작메뉴에는 보이지 않던 트레이닝 과정을 치르게 된다. 게임은 새로 시작할 때마다 어떤 난이도이든지 트레이닝 과정을 받을 것을 강요함으로 이 게임이 이후에 보여줄 강압성을 시작부터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연출의 압박은 심하지만 그만큼 현장감은 살아있다. 대신 다시 시작하는 경우에는 최악

게임을 진행하며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게임화면을 이용한 동영상들은 게임을 즐기기보다는 강압적으로 자신들이 만든 영화를 보길 강요하는 제작사의 고집처럼 느껴진다. 일부 동영상들을 제외하고는 일체의 취소가 불가능하고 단지 일방적으로 보는 것만 가능하게 만들어놓았다는 점은 게임의 생명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요인이다(특히 리뷰를 쓰기 위해 2번째 플레이를 하는 필자는 경악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 영화 퍼시픽 어썰트를 감상하길 먼저 각오해두어야 한다

다소 강압적인 게임연출과 영상부분이 맘에 걸리고 이런 부분이 다른 게임에 비해서 많은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그래도 뛰어난 연출로 인한 현장감만큼은 높이 평가할 만한 부분.

세상에 너무 빨리 나와버린 것인가? 최적화의 실패인 것인가?

퍼시픽 어썰트의 그래픽은 상당히 잘 만들어진 편이다. 둠 3에서 선보였던 범프 맵핑 + 쉐이더의 플라스틱 같은 질감을 감소시키고 많은 부분에 생동감을 주려고 애쓴 점은 분명 높이 평가될만하다. 특히 무기의 표현은 지금까지 나왔던 FPS들 중 단연 최강이라 할 수 있다.

▲범프맵핑과 쉐이더를 이용하면 CG를 연상시키는 멋진 영상을 만들 수 있지만 저 프라스틱 질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각된다

▲한 화면에 보여주는 것들을 생각해보면 둠 3보다 최적화가 잘된 게임일지도..-_-;

게임의 연출이나 전반적인 완성도를 감안하면 게임의 고사양, 특히 쉐이더처리에 강한 하이엔드급 그래픽카드를 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준만큼 요구한다. 퍼시픽 어썰트의 고사양은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지나친 쉐이더와 범프맵핑의 남용으로 인한 고사양화는 생각 해볼만한 문제다.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서는 날씬한 몸매와 센스있는 옷맵시, 적당한 장신구가 필요하듯 게임에도 날렵한 엔진, 센스있는 텍스쳐와 효과들, 적당한 쉐이더와 범프맵핑과 같은 효과들이 더해져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이점에서는 퀘이크 3엔진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콜 오브 듀티: 유나이티드 오펜시브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지나치게 장신구를 달아 무거워졌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메달 인 더 정글과 좀비군단들

영화적 연출과 그래픽에 관해서 말을 했으니 이젠 전반적인 게임의 진행과 인공지능에 관해서 이야기 해보자.

게임의 70% 가량은 거의 정글로 이루어진 지역에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비내리는 정글, 늪지정글, 해안가의 정글, 폭격을 맞아 초토화된 정글들(-_-;) 다양한 종류의 정글들이 게임내내 등장하여 게이머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가뜩이나 시야가 좁은 정글지역에서 치러지는 야간전투는 현실감을 넘어 짜증을 유발한다)

워낙 정글이 많이 등장하는 데다 일본병사들이 마치 베트콩처럼 정글에 숨어있다가 급습하는 경우가 많아 ‘메달 오브 아너: 베트남’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 작품은 전우애를 발휘해 적의 위치를 몸으로 알려주는 부대원들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사실 퍼시픽어썰트의 인공지능은 그렇게 뛰어나지도, 그렇다고 심하게 멍청하지도 않은 그저 그런 수준이지만 적을 찾아내는 능력만큼은 아주 기가 막히다.

▲대신 수류탄이 날아와도 서있는 그 멍청함에도 기가 막히긴 마찮가지..ㅡ.ㅡ;

특히 게임은 4개의 방향키를 이용해 분대원에게 명령을 내릴 때 먼저 앞서 보내거나 적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려 일본군과 교전시킨 뒤에 적의 위치를 파악하고 혼자 뒷처리를 담당하는 식으로 진행되기 문에 아군의 중요성(?)은 더욱 빛을 발휘한다.

이로 인해 전략전술을 이용하기 보다는 좀비부대를 이용한 총알받이를 전방에 투입한 후 게이머 혼자서 람보 전술을 펴는 방식이 대다수라 전술성을 크게 두각 시키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쪽수가 많으니 개중에 괜찮은 움직임을 보이는 녀석들도 가끔 나온다

조그만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퍼시픽 어썰트는 초반 진주만 공습 이후 정글전 일색으로(필자는 ‘메달 인 더 정글: 퍼시픽 어썰트’라고 부르고 있다) 다소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지만 영화적 연출로 인한 게임의 현장감과 몰입감은 좋은 점수를 줄만하다.

퍼시픽 어썰트를 보고 있으면 조그마한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말을 느끼게 된다. 조금 더 쉐이더와 범프맵핑의 비중을 줄이고 정교한 텍스처와 엔진효과를 강화했다면, 적어도 게임의 강압적인 영상연출을 게이머가 스킵할 수만 있게 했더라면(다음 패치에 적극 반영되길 바라는 부분이다) 좀 더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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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장르
FPS
제작사
게임소개
서두에서 언급한 태평양전쟁을 배경으로 다루고 있는 이번 작품은 일본의 진주만 폭격작전 이후의 이야기를 영화와 같은 전개방식으로 일궈내고 있다. 이러한 전개방식은 정교한 스크립트로 짜여진 전작의 장점을 계승한 것이...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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