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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로스 온라인, 이대로 괜찮겠어?(제로스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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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클로즈베타테스트까지 ‘신화 온라인’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했던 ‘제로스 온라인’이 7월 5일 오픈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제로스’는 ‘기록의 땅’이란 의미로 그리스, 북유럽, 이집트, 동양 등 세계 4대 신화를 배경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 대륙별 신화에 바탕을 둔 제로스의 4종족

걱정스런 마음이 앞서다

‘제로스’를 접하기 전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그래픽에 관한 부분이었다. 필자는 그래픽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편이지만 화려해지고 고급화 되는 요즘 추세에 맞춰서 눈이 높아졌다고나 할까?

게임을 직접 해보지 않고서 첫인상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요소는 스크린샷으로 엿볼 수 있는 그래픽이다. 보통 스크린샷으로 접하는 게임은 그 게임에서 이끌어 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그래픽으로 유저들의 눈을 사로잡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리 접한 ‘제로스’ 스크린샷은 실망스러웠다.

다운 그래픽 매력 없어

필자는 직접 뚜껑을 열어본 ‘제로스’의 그래픽에 실망을 금할 수가 없었다. ‘신화 온라인’으로 첫 선을 보인 게 2006년 3월경인 것을 감안하면 최근 게임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듯한 수준의 그래픽이었다. 게다가 처음 시작하는 마을의 풍경도 맨땅에 나무만 몇 그루 서있는 황량하기 그지 없는 모습이었고 물이나 캐릭터 등의 표현도 투박하기 그지 없었다. '콘솔 수준의 그래픽'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언제적 콘솔 수준 인지가 궁금한 그래픽

‘제로스’를 하면서 필자를 놀라게 하는 게 또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 이후로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대기표 시스템이었다. ‘와우’도 오픈베타테스트를 할 때 밀려들어오는 유저들을 감당하지 못해 대기자가 1000명을 넘나드는 경우가 있었다. ‘제로스’는 1000명 까지는 아니지만 주말 저녁이 되자 100명 안팎의 대기표가 나타났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분명 서버 선택 화면에서는 모든 서버가 ‘쾌적’ 또는 '보통' 을 표시하고 있었음에도 대기표가 떴으며 100의 숫자가 떨어지기까지는 1시간 가까운 기다림이 필요했다. 이렇게 어렵사리 접속했지만 30분도 지나지 않아 점검을 알리는 메시지에 다른 테스터 들과 함께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었다.

대기표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5월말 오픈베타테스트를 시작했던 ‘라그나로크 온라인 2’의 경우에는 유저의 수요를 파악하지 못한 채 적은 수의 서버만을 가동했다가 원성을 산 바 있으며 접속을 하기 위해 몇 십분 동안 서버 목록만 바라보고 있을 때도 많았다. 이럴 때 대기표는 그 시간 동안 다른 일을 하며 편하게 기다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대기표를 기다리는 것이 썩 유쾌한 일은 아닌 만큼 원활한 테스트를 위해서 서버 수를 융통성 있게 조절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 힘겹게 접속했지만 곧바로 '그 분'이 오셨어요~!

게임의 구성과 인터페이스

캐릭터는 태성 연합과 신성 연합 중에서 선택해야 하며 반고, 카오스, 유미르, 아툼의 4종족으로 이루어져 있다. 캐릭터의 외형은 고정 되어 있어서 취향대로 선택할 수 없었다. 양 진영은 서로 대립 되는 진영으로 자연스럽게 PVP를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목표는 자신을 진영을 위해 싸우며 궁극적으로는 절대신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나아가는 것이다.

신성 연합의 유미르 종족으로 캐릭터를 생성하자 요툰헤임이라는 마을에서 시작했으며 바로 옆에 있는 NPC에게 말을 걸자 튜토리얼 성격을 띈 퀘스트가 시작 되었다. 이 퀘스트들을 통해서 ‘제로스’에 대한 조작과 분위기 등을 익힐 수 있다. 퀘스트는 주로 다른 NPC에게 대화하기나 몹을 잡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로스’는 레벨업을 한다고 바로 강해지지 않는다.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주어지는 스탯 포인트와 스킬 포인트를 이용해서 캐릭터의 성향에 맞는 방향으로 능력치를 향상 시켜야 한다. 각 스탯에 따른 효과는 마우스를 올려 놓으면 설명이 나타난다. 스킬 포인트는 스킬을 배울 때 소비 되며 상위 스킬의 경우에는 염원 포인트(염원 시스템 참조)도 같이 소비되기도 한다.

▲ 제로스의 인터페이스 화면 모음. H키를 누르면 도움말이 표시된다

▲ 스킬북과 스킬 포인트가 있어야 스킬을 배울 수 있다

 

물약빨 전투와 단조로운 조작

‘제로스’의 조작은 마우스로만 가능하다. 단축키를 제외한 캐릭터의 움직임을 한 손으로만 할 수 있는 것 편리함으로도 볼 수 있지만 게임을 단조롭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전투를 할 때도 가만히 서서 때리는 일명 ‘클릭노가다 시스템’이 될 수 밖에 없었다. Tab키를 이용한 타깃지정과 Space Bar키를 이용한 공격은 가능하면서 키보드로 이동이 불가능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투를 해보니 스킬의 시각적인 효과나 타격음도 밋밋했다. 스킬을 시전할 경우 단축키를 누르는 순간 이미 효과는 발동이 되고 액션은 나중에 취하는 문제점도 발견 되었다. 스킬의 종류가 적은 편인데 각 스킬의 개성이 뚜렷하지 못해서 전투가 지루해 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더군다나 10여년 전 ‘리니지’가 떠오르는 물약 빨 전투가 재현 된 것은 전투 시스템의 퇴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비슷한 레벨대의 몹을 잡을 때도 체력이 금방 소진 되어 끊임없이 물약을 소비해야 했으며, 물약 값 때문에 게임머니를 모으는 데도 큰 지장을 가져왔다. 몹을 클릭하거나 루팅을 할 때 타깃이 잘 잡히지 않아 클릭이 제대로 되지 않는 불편함도 존재했다.

단조로운 전투신

150원 하는 물약을 먹어가며 몹을 잡느라 적자가 날 지경이었다

게임 곳곳의 일러스트는 볼만해

그래픽에 있어서는 만족할 수준을 이끌어 내지 못했지만 캐릭터 생성화면부터 보이는 일러스트는 눈을 사로잡았다. 게임 속에서도 NPC들과 대화를 할 때마다 나타나는 일러스트도 훌륭했다. 단지 3D 캐릭터로 구현된 모습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잦은 점검으로 인한 불편함

클로즈베타테스트나 오픈베타테스트를 하는 게임들이 운영의 미숙함이나 잦은 점검으로 인해 유저들의 원성을 듣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제로스’ 역시 마찬가지 였는데 5일 오픈 한 이후 다른 게임이 겪었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었다. ‘테스트’이기 때문에 겪는 시행착오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오픈베타테스트로 사실상 서비스를 시작하는 게임들이 이런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은 긍정적이지 않다. 하필이면 본인이 캐릭터를 생성한 해바 서버는 점검을 타 서버 보다 잦게 해서 큰 불편함을 느꼈다. ‘천상비’를 서비스 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더욱 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 서버 문제는 베타 테스트 서비스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나도 특징이 있다! 염원 시스템

게임 구성에 있어서 별 다른 특징이 없는 ‘제로스’지만 신화를 바탕으로 한 세계관의 영향인지 염원이라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염원은 기도를 통해서 포인트가 누적되며 염원 포인트를 통해 제단에서 축복(버프)을 받거나 전직이나 아이템 강화를 할 때, 스킬을 배울 때 등에 쓰인다. 기도를 하고 있으면 일정 시간마다 포인트가 조금씩 올라가며 제물(아이템)을 바치면 좀 더 빠르게 염원 포인트를 모을 수 있다. 자리를 비울 때만 그냥 기도를 하고 평소에는 상점에 팔다 남은 잡템을 봉헌하는 것이 효율 적이다.

▲ 너를 지켜보고 있나니... 제물을 바쳐라

순도 100%유저의 눈으로 본 개선할 점!

‘제로스’를 하며 개선했으면 좋다고 생각한 점이 여럿 있었다. 먼저 그래픽 문제는 제쳐두고 라도 황량한 필드가 꽉찬 느낌이 되었으면 좋겠다. 마을이건 필드건 나무만 몇 그루 심어져 있는 모습에서 썰렁한 기분을 떨쳐낼 수 없었다.

두 번째 전투의 재미가 부족하다. 투박한 그래픽으로 인해 스킬을 시전해도 눈이 즐겁지 않았다. 게다가 밋밋한 효과음 마저 전투를 지루하게 만드는 데 한 몫 했다. 이 외에도 루팅이나 이동 시의 불편함, 퀘스트 NPC 위치 파악이 어려운 점 등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조작감, 사운드, 인터페이스 어느 부분에 있어서도 ‘제로스’ 만의 색깔과 장점을 찾기 힘들었다. 4대 신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세계관을 논하기 전에 가장 먼저 눈과 귀를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게임의 맛이 부족하다는 것은 큰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그래픽 뛰어나도 레벨 노가다 뿐이라면 성공하기 힘들듯이 시나리오가 훌륭해도 게임성이 뒷받침 되지 못한다면 쓴 잔을 들이킬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테스트를 통해 갈고 닦은 덕택인지 별다른 버그는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오픈베타테스트까지 다다른 ‘제로스’의 현재가 완성형에 가까운 모습인가는 의문이 든다. (부분유료화가 꼭 나쁜 것 만은 아니지만) 캐릭터 정보의 서비스 탭을 눌러보면 애당초 캐쉬템을 이용한 부분유료화를 염두에 둔 것 같은 생각에 씁쓸함 마저 느껴졌다.

▲ 마을과 필드가 구분이 안 간다

▲ 애당초 부분 유료화를 염두해 둔게 아닐까

▲ 경매장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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