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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인증 시대, 하루 20개 비밀번호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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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에서 비밀번호는 이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지난 11월 24일 국내에도 출시된 ‘아이폰 X’는 여러 이유에서 주목을 받았다. ‘아이폰 8’과 함께 나온 최신형 애플 스마트폰이라는 점 외에도, 소위 말하는 ‘M자 탈모’ 폰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디자인이 들어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안면 인식’ 때문인데, 기존 제품의 지문 인식을 대체하는 인증방식이다.

때문에 ‘아이폰 X’로 스마트폰을 교체하게 되면, 은행거래나 인터넷 쇼핑몰 이용할 때 지문 대신 안면 인식을 이용한 ‘페이스 ID’를 사용해야 한다. 이처럼, 스마트폰 교체만으로도 새로운 기능에 적응해야 하는 세상. 그만큼 자기인증이 많아졌고 우리 삶에 밀접해졌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자기인증을 하는 걸까? 얼마나 많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걸까? 게임전문 기자 북맨의 하루를 통해 이를 살펴 보도록 하자. 단 인증방식이 패턴, 지문, 안면, 비밀번호 등 다양한 관계로 이를 '비밀번호' 하나로 통일하고, 횟수를 알아보기 위해 자동로그인은 없는 것으로 간주 한다.

오전 6:30 ~ 오전 9:00

“뜬뜬 뜬뜬 뜬뜨든드드드 뜬뜬 뜬뜬 뜬뜨드드뜬~”

게임 전문지 북맨 기자의 아침은 요란한 스마트폰 알람 소리와 함께 시작한다. 비몽사몽한 가운데, 손을 뻗어 책상 위에 있는 스마트폰을 쥔 다음, 곧바로 화면에 손가락을 그어서 알람을 꺼버린다. 곧바로 이불 속에서 스마트폰 잠금을 풀고, 밤 사이에 온 연락이 있는지 확인한다. (비밀번호 입력 1회)


▲ 비몽사몽... 아침 시작을 스마트폰과 함께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급하게 출근 준비를 마치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잠시 스마트폰으로 포털에 올라온 웹툰을 즐긴다. (비밀번호 입력 2회) 물론 오는 버스 놓치지 않게 세심한 주위 살핌은 필수다.

버스를 30분 가량을 타고 가야 하기에, 웹툰만으로는 부족하다. 잘 나가는 모바일게임을 한 판을 즐기자. 기록을 남기기 위해 구글 계정에 로그인 해 연동한다.(비밀번호 입력 3회)


▲ 출근길에 모바일게임은 역시 좋은 친구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남는 시간에는 페이스북에 접속해 지인이 먹은 음식을 살펴보자. (비밀번호 입력 4회) 간단한 감탄사를 남기고, 좋아요 하나를 남긴다. 집사로서 직분을 지키기 위해 트위터도 필수. (비밀번호 입력 5회) 찍어둔 고양이 사진을 올리면 어느 틈에 회사에.

회사 건물에 들어가기 위해서 비밀번호가 필요하다. (비밀번호 입력 6회)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사무실 앞에서 출근 도장을 찍기 위해 다시한번 비밀번호. (비밀번호 입력 7회)


▲ 회사에는 도착해도, 비밀번호가 필요하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오전 9:00 ~ 오후 6:00

사무실에 도착해 가벼운 마음으로 모닝 커피 한 잔을 타고 컴퓨터 앞에 앉는다. 전원을 누르고 '윈도우'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드디어 하루 업무 시작이다. (비밀번호 입력 8회)

먼저 회사 메일에 접속해 밤 사이에 온 소식과 보도자료를 확인한다. (비밀번호 입력 9회) 자료 중에 빠르게 처리할 정보가 있어, 회사 관리자 웹사이트에 접속해 신속히 기사를 올리고 오전 회의에 참석한다. (비밀번호 입력 10회)


▲ 드디어 업무 시작...이라고 하고 싶지만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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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도 비밀번호의 관문이 기다린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회의가 끝나면, 곧바로 스마트폰에 회사 ‘Wi-Fi’ 연결을 한다. (비밀번호 입력 11회) 데이터 무제한이라도 Wi-Fi는 습관이다.

이렇게 아침 업무를 하다보면 어느새 점심 시간. 식사 도중에 집주인으로부터 집세를 보내라는 연락이 왔다. 스마트폰에 있는 은행 앱을 열고 난이도 높은 공인인증서 벽을 넘고 송금에 성공한다. (비밀번호 입력 12회)


▲ 식사 후, 은행으로 뛰어가던 시절은 지났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돌아와, PC 카카오톡에 로그인해 지인들과 잠시 수다를 떤다. (비밀번호 입력 13회) 사실 PC버전 메신저는 팀원들과의 원활한 업무 정보 전달을 위해서 설치한 것이다.

직업이 게임 전문기자라 업무를 위해 회사에 있는 비디오 게임기를 켰다. 계정에 로그인 한 다음, 게임을 플레이. (비밀번호 입력 14회) 이후 기사를 작성하다보면 퇴근 시간이 된다. 하루 종일 게임을 한 것은 결코 아니다.


▲ 혼자하더라도, 비디오 게임기도 로그인이 필요하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오후 6:00 ~ 오후 11:00

퇴근하는 길에도 동반자는 당연히 스마트폰. 어제 홈쇼핑으로 구매한 물품이 배달됐는지 확인한다. (비밀번호 입력 15회) 적어둔 운송장을 잊어버렸지만, 택배 회사 웹사이트에서 운송 내역을 볼 수 있다.

일상이 된 '혼밥'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귀가한다. 아파트에 들어가기 위해 동 앞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비밀번호 입력 16회)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현관문 비밀번호를 빠르게 누르고 안락한 집에 골인 (비밀번호 입력 17회)


▲ 안락한 집에 기다리는 건... 역시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편안한 마음으로 씻고 나면, 자연스럽게 컴퓨터를 켜게 된다. 늘 그렇듯 게임을 하기 위해 ‘스팀’에 접속해 점 찍어둔 게임을 구매한다. (비밀번호 입력 18회) 다행히 공인인증서를 요구하는 만행은 없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정보를 얻기 위해 자연스럽게 주요 게임 커뮤니티를 방문한다. 다행히 같은 문제점을 겪은 사람들이 많아,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었다. 이후로는 로그인해 게시판에서 다른 게이머들과 잡담을 나누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비밀번호 입력 19회)


▲ 게임 결제가 쉬운 스팀에서도, 기본적으로 입력할 비밀번호는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그렇게 즐기다보면 시간은 자정을 향해가고, 몸은 책상에서 침대로 아메바처럼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간다. 물론 손에는 자석처럼 달라붙은 스마트폰이 있고, 이불속에서 남은 웹툰을 클리어하고, 낮에 올린 내 글의 댓글과 좋아요 수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가 끝이난다. (비밀번호 입력 20회)

이처럼, 일상에서 사용하는 비밀번호는 상당히 많다. 위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성별과 나이, 장소와 시간에 따라 또 다른 자기 인증 상황이 무수히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많은 비밀번호를 직접 입력하지는 않는다. '자동 로그인' 같은 편의 기능이 있기 때문에 한 번 입력하면 여러번 수고할 필요가 없다. 다만, 이번 기사는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접속이 상시 가능해지고, 개인정보 또한 민감해지면서,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곳에서 비밀번호를 요구하고 개인 인증을 받는 지 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 자는 순간에도, 스마트폰이 있는 한 활동은 계속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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