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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에 약한 메이플, 그래서 장르까지 다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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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넥슨 '메이플블리츠 X' 이진훈 기획파트장, 고세준 디렉터, 나승윤 사업실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넥슨은 온라인 시장에서 롱런한 탄탄한 IP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2003년에 국내에 출시되어 15년 간 서비스 중인 ‘메이플스토리’도 그 중 하나다. 다만 온라인에서의 파워가 아직은 모바일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모바일이 시장 중심이 된 이후, 넥슨 역시 ‘메이플스토리’를 원작으로 한 모바일게임을 출시한 바 있으나 롱런에서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넥슨의 다음 과제는 ‘메이플스토리’ 모바일게임 롱런으로 좁혀졌다. 이에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에 큰 변화를 줬다. 지금까지 ‘메이플스토리’ 모바일게임은 원작 게임성을 그대로 물려받아 캐주얼한 모바일 RPG로 제작됐다. 그러나 오는 2월 22일에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 동시 출시되는 ‘메이플블리츠 X’는 장르부터 다르다. RPG가 아니라 실시간 대전 게임이다.

넥슨 나승균 사업실장은 “메이플블리츠 X는 ‘메이플스토리’로 다른 장르를 개척하는 선구자적 게임이다. 사업적으로 보면 PvP 게임이기에 높은 매출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유저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메이플블리츠 X'는 메이플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실시간 전략 게임이다 (사진제공: 넥슨)

플레이는 독특하게, 승부는 공정하게

넥슨이 변화를 준 것은 장르만이 아니다. 게임성에도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함을 살렸다. 일단 ‘메이플블리츠X’는 ‘하스스톤’+‘클래시 로얄’ 같다. 장르로 설명하면 카드 게임과 AOS를 결합한 느낌이다. 원하는 몬스터와 스킬 카드로 최대 30장까지 덱을 짤 수 있다. 여기에 덱의 중심을 이루는 ‘영웅’도 있다. 이러한 부분은 ‘하스스톤’과 비슷하다. 그러나 막상 전투에 들어가면  오히려 AOS와 비슷하다. 기본적으로 세 개 라인을 갖춘 전장에서 실시간으로 몬스터를 부르고, 스킬을 쓰며 싸우며 이를 통해 상대 타워를 먼저 파괴하면 승리한다. 전장마다 공략 포인트가 각각 다르게 설정된 점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과 비슷하다.


▲ 카드 게임과 AOS를 혼합한 색다른 게임성을 앞세웠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고세준 디렉터는 “특히 전장에서는 적절한 카드를 정확한 타이밍에 사용하는 컨트롤이 중요하다. 실제로 테스트에서도 상대가 강력한 공격을 시도했을 때 그 공격에 맞기 직전에 영웅의 방어 스킬을 사용해 순간적으로 막아내는 컨트롤이 나오기도 했다”라며 “여기에 ‘메이플블리츠 X’ 카드에는 다른 게임과 달리 카드 레벨이 없다. 나의 ‘주황버섯’과 상대의 ‘주황버섯’은 동일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카드를 원하는 타이밍에 꺼내는 실시간 요소를 통해 운이 승패를 좌우하는 것을 최대한 줄였다”라고 말했다.


▲ '메이플블리츠 X' 차별화 전략 소개 영상 (영상제공: 넥슨)

‘하스스톤’ 등 카드 게임에서 흔히 이야기되는 ‘운칠기삼’을 가능한 배제하고, 본인의 전략을 100% 펼쳐 상대와 겨루는 실력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 덱 하나만 들고 게임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전장과 상대 영웅을 확인한 뒤, 미리 준비해둔 여러 덱 중 적절한 것을 선택해서 전투에 들어가게 만든 이유 역시 ‘진검승부’라는 방향성을 살리기 위함이다. 모바일 시장 ‘롱런’을 노리고 있는 ‘메이플블리츠 X’의 전략은 ‘실력 VS 실력’이라는 정공법이다.

과한 카드 뽑기도, 한계돌파도 없다

‘페이 투 윈’을 지양하는 이유도 실력으로 승부한다는 방향을 살리기 위해서다. ‘메이플블리츠 X’ 역시 다른 카드 게임과 마찬가지로 캐시나 게임머니로 카드를 뽑는 요소가 있다. 하지만 높은 등급 카드를 뽑기 위해 혈안이 되거나, 카드를 상위 레벨이나 등급으로 승급시키는 요소가 없다. 일단 게임 속 모든 카드는 플레이를 통해 모은 재료와 게임머니, 필요 없는 카드를 분해해서 얻는 ‘정수’로 제작할 수 있다.




▲ 운과 과금 요소를 최소화하고 '실력으로 승부하는 대전 게임'을 지향하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일종의 ‘등급 승급’처럼 보이는 ‘카드 개조’도 과금 요소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고세준 디렉터는 “카드 개조 재료는 ‘던전’에서 모을 수 있다. 이 재료와 게임머니 ‘메소’로 100%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카드 개조’는 능력치 강화보다는 전략 선택폭을 넓히는 요소다. 고 디렉터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핑크빈’ 카드를 예로 들겠다. 개조를 하지 않은 베이스 카드의 능력은 전장에 있는 모든 몬스터를 ‘핑크빈’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 카드를 ‘슈퍼스타 핑크빈’으로 개조하면 레전더리 등급 몬스터 카드를 한 장 무작위로 소환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어떠한 능력이 더 좋은가는 유저가 어떤 덱을 짜느냐에 달렸다. 만약 낮은 코스트 몬스터를 초반에 엄청나게 불러내는 물량 공세로 덱을 짰다면 노멀 ‘핑크빈’을 쓰면 강력한 ‘핑크빈 군단’을 만들 수 있다. 반대로 후반을 바라보는 높은 코스트 카드 위주로 덱을 구성한다면 ‘레전더리 몬스터’ 하나를 불러낼 수 있는 ‘슈퍼스타 핑크빈’이 더 유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카드 개조'는 강화보다는 선택에 따라 다른 능력을 주는 전략폭 확대에 가깝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2016년에 첫 공개된 게임이 이제야 출시되는 이유

‘메이플블리츠 X’는 사실 갑자기 나타난 신작은 아니다. 2016년에 첫 공개됐으며 두 차례나 국내 비공개 테스트를 가졌다. 여기에 작년 11월부터 3개월 동안 필리핀, 호주 등에서 소프트론칭을 진행했다. 공개부터 출시까지 약 2년이 걸린 셈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테스트, 소프트론칭을 통해 수집한 유저 의견을 게임에 충실히 담기 위함이다.


▲ 테스트 및 소프트론칭 기간 동안 유저 의견을 최대한 게임에 반영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우선 카드 게임이나 전략 게임을 해보지 않은 유저를 위해 게임 규칙을 익힐 수 있는 ‘던전’을 비롯한 싱글 플레이 모드 다수를 넣었다. 여기에 승자는 물론 패배한 유저들도 충분한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퀘스트와 보상 구조를 변경하고, 모바일에 적절한 플레이 시간을 찾아내기 위해 전장도 여러 번 갈아엎었다. 고세준 디렉터는 “1차 테스트에서는 라인도 5개로 하고, 타워 업그레이드 같은 건설 요소도 넣었는데 플레이 타임이 모바일에서 하기에는 너무 피로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소프트런칭 기준으로는 한 판에 평균 플레이 타임은 3분 정도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도 유저 피드백을 최대한 수용하는 운영을 선보일 계획이다. 고세준 디렉터는 “밸런스 조정도 개발팀이 일방적으로 특정 카드를 너프하는 것이 아니라 카드 승률과 같은 통계를 함께 공개하는 등 유저들에게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공하려 한다. 여기에 밸런스 조정이 예정된 카드는 제작이나 분해를 일시 중단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스스톤’의 ‘야생’으로 대표되는 출시된 후 일정 기간이 지난 카드를 랭크전과 같은 주요 대전에서 제외하는 요소도 도입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고세준 디렉터는 “나 역시 (하스스톤) 개발진들이 너무 빠른 시점에 과감한 결단을 한 것에 대해 상처를 받았던 카드 게임 유저다.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으려 한다. 도입한다고 해도 유저 쪽에서 일부 카드를 정리할 때가 됐다는 의견을 주면 이를 수렴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 고세준 디렉터는 유저 의견을 수용하는 밸런싱과 운영을 약속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개발진의 가장 큰 목표는 ‘메이플블리츠 X’ e스포츠화다. 실제로 게임 내에 리플레이 기능이 있으며 e스포츠 중계에 맞는 관전 모드도 준비 중이라 전했다. 고세준 디렉터는 “e스포츠가 잘 진행된다면 게임 수명도 오래 갈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에 ‘보는 게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기에 실력 차이가 게임 내에서 크게 보일 수 있는 방향으로 게임을 설계해 e스포츠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큰 리그보다는 소규모 대회부터 점진적으로 시도해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 역전의 묘미가 살아 있는 '메이플블리츠 X' PvP 영상 (영상제공: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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