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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벨기에 발 랜덤박스 산불 ‘활활’

이구동성 류종화 기자

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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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박스. 이른바 확률형 아이템은 등장과 함께 게임업계에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 줬으나, 동시에 각종 사회 문제를 유발시킨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정치권과 교육권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이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지적했고, 일각에서는 강력 규제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흡사 현 게임업계가 안고 있는 폭탄과도 같은 존재죠.

그러던 와중, 저 멀리 유럽 중앙에 있는 벨기에에서 불씨가 점화됐습니다. 벨기에는 작년부터 확률형 아이템의 도박성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조사를 해 왔는데, 마침내 지난 25일에는 ‘피파 18’, ‘오버워치’,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3개 게임이 도박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습니다.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위 회사들은 80만 유로(한화 약 10억 원) 벌금형이나 최대 5년 징역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이는 확률형 아이템을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범법행위로 정의내린 첫 사례입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강력 제제 움직임을 보이는 나라는 벨기에 뿐이 아닙니다. 지난 20일, 네덜란드 게임 당국도 일부 게임물에 대해 게임 관련 규정 위반을 적용, 6월까지 작동 방식을 수정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해당 게임물에 대한 벌금 조치가 내려지며, 심할 경우 네덜란드 판매금지 조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 위 사례들은 얼핏 먼 나라 얘기 같습니다.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인구 천만 명이 조금 넘는 소규모 국가로,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니까요. 게임메카 ID yukj님 "오버워치 같은 게임은 밸런스에 영향도 안 주는데 너무하네. 벨기에 하면 자유의 나라 같은 이미지인데 이건 좀 너무하는구만" 같은 의견들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어느 정도 감지됩니다.

그러나 이번 사례를 과연 언제까지 강 건너 불구경으로 바라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논란은 이미 전세계 각지에서 확산되어 가고 있습니다. 벨기에나 네덜란드가 유별난 국가라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 아니라, 가장 먼저 표면으로 나온 첫 불씨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제 2, 제 3의 국가들이 ‘확률형 아이템과의 전쟁’을 선포할 경우, 이를 근거로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주장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큽니다.

게임메카 유저분들도 이러한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페이스북 ID 김규백 님은 "벨기에에서 이 판결 내렸으면 다른 나라들도 주시하겠군요"라며 국제적 분위기 형성 가능성을 언급했고, 게임메카 ID 신의뇌 님은 "우리나라도 벨기에처럼 랜덤박스를 도박으로 인정하면 수많은 게임이 법 위반이 되겠군요"

국내, 특히 모바일 게임산업은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하는 정도가 유독 큽니다. 벨기에는 3개 게임이었지만, 국내에서 같은 사례가 발생할 경우 그 파장은 상상 이상일 것입니다. 이것이 벨기에 사태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실시하는 자율규제를 실시하는 것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 진화 활동의 일환인데, 불길이 외부에서 번져온다면 어떻게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국내 게임업계도 확률형 아이템에서 탈피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기 시작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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