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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학원물로 포장했지만 알맹이는 그냥 '롤', 얼티밋 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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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티밋 스쿨' 대기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앱셔틀]은 새로 출시된 따끈따끈한 모바일게임을 바로 플레이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성공으로 다양한 PC와 모바일 할 것 없이 다양한 AOS게임이 출시됐으나 유저들의 기억에 남은 작품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유인즉, AOS 장르가 다른 게임과는 달리 자기만의 개성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에 특화된 장르도 아니고 룰이나 핵심 시스템을 마음대로 바꾸기도 힘들어서 완전히 새로운 느낌을 추구하기가 매우 어렵다. 실제로 다양한 캐릭터 디자인을 통해서 차별화를 시도한 작품은 많지만, 핵심적인 부분을 특색있게 만든 작품을 찾기는 매우 힘든 것이 AOS다.

지난 3일 출시된 X.D.글로벌 신작 '얼티밋 스쿨'도 마찬가지다. 인간형 요괴들이 등장해서 싸운다는 콘셉트와 학교와 교실이라는 색다른 무대, 카툰 렌더링 기법이 적용된 깔끔한 그래픽이나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애니메이션 컷신 등 분명 지금가지 나온 작품들보다 훨씬 훌륭한 비주얼과 아이디어를 자랑한다. 하지만 결국 근본적인 게임성과 시스템 측면에서는 본작만의 개성을 잘 드러내지 못했다. 그야말로 특색은 있지만 차별화된 개성은 없는 AOS였다.

▲ '얼티밋 스쿨' 공식 PV (영상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완성도 높은 비주얼과 캐릭터 

AOS 장르를 시작하면 으레 보게 되는 장면이 하나 있다. 신전이 연상되는 넥서스와 나무가 우거진 전장, 마법과 과학이 묘하게 결합된 세계관 등이 그것이다. 허나 '얼티밋 스쿨'은 기본 콘셉트부터 학원물을 표방하고 있으며, 그 부분이 전장에서부터 여실히 드러난다. 일단 숲이 아닌 교실이 기본 전장이며, 상대편 교실에 있는 문어를 닮은 선생님을 처치해야 한다는 설정부터가 남다르다. 정글에는 동아리 방에 있는 역도 개구리, 궁도부원, 도서관장 등 학교에서 진행되는 AOS라는 주제를 일관되게 묘사하고 있다.

맵 상에 이토록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학교의 풍경이라니
▲ 맵 상에 이토록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학교의 풍경이라니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진짜 학원물 애니메이션이 떠오르는 인게임 영상도 일품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밖에도 세세한 부분에서 학원이란 느낌을 주기 위해 많은 신경을 썼다. 매칭이 잡히고 로딩이 들어가는 장면은 스쿨버스가 와서 플레이어들을 데리고 떠나는 연출을 보여주고 있고, 게임에 등장하는 아이템도 죽도라던가 슬리퍼, 야구 배트, 썩은 계란 폭탄같이 가벼우면서도 실제 학원물에서 볼 법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 여기에 기존에 정적이던 포탑이나 건물, 본진 기지와는 달리 칠판 지우개를 던지는 문어가 포탑 등이 한데 어우러져 기존 AOS보다 분위기 만큼은 훨씬 활기와 생동감이 넘친다.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동양 신화 속 요괴들이 현대적인 디자인과 넌센스한 개성으로 잘 드러나 있으며, 각자 학원물이라면 꼭 있어야 하는 역할을 지니고 있다. 서유기에 나오는 우마왕이 학부모로 등장하고, 우마왕의 아들 홍해아가 학생으로 나서며, 당나라의 시인이었던 태백이 선생님으로 등장하는 식이다. 각 캐릭터의 개성이 스킬셋에 들어가 있는 것도 인상깊다. 이를테면 중국 신화에서 달아 산다는 여신 '상아'는 밤을 상징하는 여신답게 항상 졸음에 시달리고 있으며 궁극기를 사용하면 잠에 빠지는 대신 달에 사는 토끼 '어토'가 살아나 전장을 휩쓸고 다닌다. 


▲ 무려 학부모 역할로 출연하는 우마왕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중국 신화 속 달의 여신 상아라던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서유기는 물론 봉신연의에도 등장하는 나타도 나온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기본에 충실한 5대5 AOS

근본적인 게임성은 일반적인 AOS의 문법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탑, 미드, 봇으로 나뉘어진 라인이라던가 적을 처치해서 얻은 골드로 아이템을 사고 필드의 오브젝트를 먼저 수집해 적 본진을 섬멸하는 평범한 구조다. 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에 맞게 플레이 타임을 단축하기 위한 노력들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스킬 개수를 줄인 대신 성장 속도를 높이고 궁극기를 배우는 레벨을 낮춘다던가, 첫 번째 포탑이 밀리기 전까지는 단숨에 전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점프대가 본진에 마련돼있는 식이다. 수시로 구입하고 자동으로 조합이 가능한 아이템도 플레이 템포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전장에 빠르게 합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점프대라던가
▲ 전장에 빠르게 합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점프대라던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주요 정글 지점으로 이동시켜주는 포탈이 있어 빠른 진행이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맵 디자인도 일반적인 AOS보다 조금 더 다채롭게 꾸며져 있다. 11시와 5시 지역에 상대 포탑을 대신 철거해 주는 개굴형님이란 오브젝트를 배치해 보다 다양한 전략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해놨으며, 기본 주문 외에도 게임 진행 중에 수시로 얻을 수 있는 랜덤 스킬들이 있어 캐릭터 운용에 순발력을 요하기도 한다. 또한 포탑을 철거한 뒤 생성되는 작은 문어를 제때 처치하지 않으면 후미의 포탑의 방어막으로 환산되는 점도 재미있는 요소다.

부쉬를 대신하는 풍선에 숨어서 적을 공격하는 기본 전술도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부쉬를 대신하는 풍선에 숨어서 적을 공격하는 기본 전술도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마련된 콘텐츠도 비교적 다채로운 편이다. 5 대 5 일반 대전부터, 한 개의 라인에서 벌이는 1 대 1 매치와 5 대 5 난투전, 조만간 개방될 이벤트 매치인 간첩 대전 등 즐길 거리는 상당히 풍부하다. 랭킹전은 솔큐는 솔큐끼리, 다인 매칭은 다인 매칭끼리, 5인큐는 5인큐끼리만 매칭이 잡히도록 구성해놨다. AOS 장르가 패작과 트롤러 방지가 유독 중요한 게임이란 걸 생각하면 세심하게 설정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 밖에도 영웅을 만지면 호감도가 오르는 영웅 호감도 시스템이나 다양한 스킨, 염색 시스템에서 영웅을 직접 육성한다는 느낌이 드는 점도 본작의 장점이라 볼 수 있다.


기본 매치만 해도 즐길거리가 꽤 많은 데다가
▲ 기본 매치만 해도 즐길거리가 꽤 많은 데다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스킨과 염색 등 좋아하는 영웅을 육성하는 느낌도 전달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하지만 결국엔 어디서 본 듯한 시스템들

이렇게 보면 '얼티밋 스쿨'은 꽤 괜찮은 AOS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본작에 등장하는 시스템이나 요소들을 찬찬히 뜯어보면 결국 대부분 다른 게임에서도 익히 사용되는 것들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개굴형님 오브젝트도 배치된 위치만 조금 다를 뿐 여러 AOS 장르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오브젝트다. 처치했을 시 유저가 직접 조작할 수 있는 강력한 유닛인 냥이 대장 또한 여타 유명게임에서 익히 사용되던 용병 시스템과 닮아있다. 결과적으로 이 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전투 시스템은 사실상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재치있게 적혀있지만 사실상 협곡의 전령이나 마찬가지
▲ 재치있게 적혀있지만 사실상 협곡의 전령이나 마찬가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캐릭터 능력이나 스킬 또한 다른 게임들에서 본 적 있는 것들이다. 대표적으로 '태백'이 있다. 태백은 기본 공격 시 공격이 중첩되고, 중첩이 쌓여서 추가피해를 입히는 패시브 스킬을 가지고 있는데, '리그 오브 레전드'의 카이사 패시브 스킬과 똑닮아있다. 다른 액티브 스킬도 카이사와 비슷하며, 궁극기는 이즈리얼 궁극기와 효과와 능력이 거의 같다. 비단 한 캐릭터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대부분의 캐릭터 스킬이 다른 게임에서도 볼 법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 AOS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별다른 연습 없이도 자연스럽게 스킬을 누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수준이다. 


▲ 패시브 스킬부터 롤의 카이사와 똑닮아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렇게 주요 시스템과 레벨 디자인이 대체로 다른 게임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다 보니 아무래도 이 게임만의 특색이란 것을 찾기가 어렵다. 물론 외형적인 부분이라던가 세계관 설정 등은 다른 AOS와는 차별화되어 있지만, 정작 게임의 핵심이 되는 것들은 크게 특별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심지어는 영웅 호감도 시스템조차 자사의 다른 게임인 '붕괴 3rd'나 '벽람항로'에서 볼 수 있는 요소다. 



▲ 캐릭터를 터치하면 대사를 읊는 것 조차도 자사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미 하고 있는 게임을 버리고 할 만큼 매력적이진 않다

'얼티밋 스쿨'은 분명 개성 있는 캐릭터나 학원물이라는 콘셉트를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디자인에서는 호평을 받을만한 작품이다. 하지만 정작 게임의 핵심이 되는 요소들에선 본작만의 시그니처라고 할 만한 것들을 발견할 수 없었다. 완성도가 높다는 점에서 얼핏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이 몰개성하다는 것은 한 편으론 이미 하고 있는 다른 게임을 관두고 이 게임을 할만한 매력 포인트가 적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얼티밋 스쿨'이 이미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는 여타 AOS게임을 제치고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선 본작만의 차별점을 마련하는데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 '얼티밋 스쿨'이 성공하기 위해선 확실한 차별점이 필요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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