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라스트 오리진’이 절치부심해 2월 27일 두 번째 오픈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돌아온 ‘라스트 오리진’은 기존에 강조했던 매력을 그대로 유지하며 문제 없는 게임으로 돌아왔을까? 직접 확인해 봤다.
이 게임이 다른 수집형 게임과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짙은 모에 요소와 수위 높은 성인용 일러스트다. 일단 모에 요소다. 게임의 핵심은 인공생명체 ‘바이오로이드’를 수집하는 것이다. 만일 평소 미소녀가 등장하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라이트노벨 등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바이오로이드’를 보고 환호할 것이다. 이유는 ‘바이오로이드’들은 각자 개성 강한 모에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타깃층만큼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설명했듯 ‘바이오로이드’들은 각자 뚜렷한 모에 포인트를 지니고 있다. 메이드복을 입은 안경 캐릭터부터 츤데레 캐릭터, ‘말입니다’ 말투를 쓰는 여군 캐릭터, 특정 애니메이션을 생각나게 하는 안대를 찬 중2병 캐릭터까지 다양하다. 의인화보다는 클리셰 그 자체로 승부를 건 느낌이다.
두 번째 장점은 수위 높은 성인용 일러스트다. 게임 내 일러스트 노출도만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이 없는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하지 못한 것이 이해가 될 정도다. 추가 스킨들도 철저하게 성인용으로 제작돼 남성향 유저들에게 확실한 볼 것을 제공한다.
참고로, 리뷰 과정에서 이 게임의 실루엣 모드는 굉장한 도움이 됐다. 실루엣 모드는 공공장소나 후방에 누가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위 높은 ‘바이오로이드’ 이미지를 그림자처럼 검은색으로 가려주는 모드로, 이 기능을 통해 위기를 넘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또 하나의 장점은 ‘바이오로이드’들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목소리가 한국어로 더빙되어 있기 때문에, 일본이나 중국 게임보다 훨씬 캐릭터들과 밀접하게 소통하는 느낌을 준다. 자주 들여다보고, 함께 전투에서 활약하면 호감도가 오르는데, 호감도가 오르면 특수 대사도 해금할 수 있다. 대사나 말투가 캐릭터의 특성과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나기 때문에 목소리를 듣는 재미가 있다. 가끔 연기가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업데이트를 통해 대사가 추가될 예정이라 기대가 된다.
의외로 어두운 아포칼립스 세계관, ‘X-COM’을 연상시키는 전투
이 게임은 기계에 기생하는 ‘철충’에 의해 인류가 멸망한 미래인 아포칼립스 세계관이다. 연구소에서 탈출한 ‘철충’은 인간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했고, ‘철충’의 압도적인 힘에 패배한 인간은 결국 멸망했다. 인간이 멸망 전 만든 인공생명체인 ‘바이오로이드’들은 남아서 ‘철충’과의 전투를 이어간다. 그러던 중 갑자기 나타난 마지막 살아남은 인간인 주인공은 ‘바이오로이드’들의 사령관이 되어서 전투를 시작한다.
전투는 ‘X-COM’을 연상시키는 턴제 기반이다. 상대와 적 모두 각 팀의 9칸짜리 영토에서 움직이며 적과 싸우게 된다. 전투행동과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행동력을 소모하면서 전투를 치르고, 행동력과 스킬을 고려해 그 턴에 실시할 행동을 지정하고, 턴이 종료되면 한 번에 움직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적의 이동이나 스킬 사용을 염두에 놓고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자동전투가 있지만, 후반에 전투 난이도가 꽤 올라가는 편이기 때문에 자동전투를 사용한다면 전투불능이 된 전투원들을 쉽게 보게 된다.
'소녀전선'처럼, 전투 시 일러스트는 SD로 변한다. 원래 일러스트보다 귀여운 느낌이고, 개성을 잘 살렸다. 하지만 스킬 효과는 심심한 편이고, 화려한 연출도 보기 힘들다. 그리고 전투 시 나타나는 ‘철충’들이 다양하지 못하고 매력 없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바이오로이드’만큼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 매력 있는 적들이 다양하게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투원은 경장형, 기동형, 중장형 3가지 타입으로 나뉘고, 역할로 공격기, 보호기, 지원기 3가지가 주어진다. 이 조합으로 총 9가지의 병종을 만들 수 있는데, 서로 상성이 있고, 전투에서 활용되는 역할이 달라진다. 전투에는 총 5명의 전투원만 데리고 갈 수 있기 때문에 전투원 조합이 중요하다. 몇 개의 분대를 꾸릴 수 있어서 전투의 양상과 길이에 따라 다른 분대를 선택할 수도 있다.
배치 역시 중요하다. 전투원을 아군 지역 앞, 중간, 뒤 어느 곳에 서느냐에 따라서 가능한 행동과 사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대미지를 막아줄 수 있는 스킬과 능력을 가진 전투원을 전방에 몇 명을 세울 것인지, 아니면 기동성을 중심으로 한 분대를 구성해서 자주 이동하며 전투할 것인지를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또한 전투 전에 분대를 편성하고, 모의로 사거리 확인이나 포지션 확인을 하면서 전략을 짤 수도 있다.
전투 대기화면에서는 특정 ‘바이오로이드’가 부관이 되어서 외롭지 않게 맞아준다. 부관은 고유 일러스트 및 터치 시 대사가 있어서 자신의 취향인 부관을 찾는 재미가 있다. 참고로 메인 화면은 잠수함이다. ‘철충’이 바닷물을 싫어한다는 설정이기 때문에 깊은 바닷속에서 전투 준비를 한다는 설정이다.
기지로 들어가면 전투원이나 장비, 수집물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자신이 만든 ‘바이오로이드’들의 미니 버전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감상할 수 있다. 잠수함에는 기본적으로 창고, 기록물 보관소, 함장실, 비밀의 방이 있지만 마치 ‘X-COM’에서 방을 건설해서 기능을 추가하듯이, 방을 지을 수 있어 보이는 빈칸이 많이 보인다.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서 기지에 새로운 방을 추가하여 기능을 해금하는 콘텐츠도 기대해 볼 만하다.
아직 미완성된 콘텐츠가 아쉽다
위의 빈칸 이야기에서도 언급했지만, 한 번 타이밍을 미룬 정식 오픈임에도 미완성 기능과 콘텐츠가 많아 보이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실제로 게임 내에 버튼과 자리는 만들어놨지만, 터치해보면 업데이트 준비 중이라는 메시지만 뜨는 것이 많다. 빠른 시일 내에 여러 스킨과 신규 시스템, 더 다양한 ‘바이오로이드’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유저들이 실망할 확률이 높다.
‘라스트 오리진’은 비록 한 번의 서비스 중단을 겪긴 했지만, 기존 매력을 그대로 살려서 완성도를 높여 돌아왔다. 캐릭터는 매력적이었고, 남성향 성인 취향에도 맞았으며, 전투 깊이도 상당 수준이었다. 여기에 개발사 스마트조이가 게임 내에 스킨 랜덤 뽑기나 기간 한정 캐릭터 등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운영에 대한 기대감도 샘솟는다. 평소 미소녀 문화를 향유하고, 성인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유저라면 ‘라스트 오리진’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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