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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의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다, '데빌 메이 크라이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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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 메이 크라이 5' 대표 이미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데빌 메이 크라이 5' 대표 이미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자그마치 11년이다. '데빌 메이 크라이' 신작을 기다린 시간 말이다. 물론, 그 사이에 '데빌 메이 크라이 4 스페셜 에디션'이나 리부트 작품이 그나마 그리운 마음을 달래줬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스페셜 에디션은 결국 4편의 또다른 복제에 불과했고 리부트작은 완성도는 훌륭했지만 원조의 품격을 따라가지 못했다. 결국 유저들은 11년이란 시간을 오매불망 '데빌 메이 크라이 5'를 기다리는데 써야만 했다.

기다림의 보상은 너무나도 알찼다. 역대 시리즈 중 최고의 게임성을 갖고 돌아온 것이다. 오로지 멋 하나만을 추구하는 연출은 여전했으며, 전작에서 발전하다 못해 월등하게 뛰어난 콤보 시스템과 어마어마하게 다채로워진 액션의 볼륨은 말할 것도 없다.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도 상당히 신선했고, 편의성도 눈에 띄게 높아진, 그야말로 10년의 기다림이 전혀 아깝지 않은 스타일리쉬 액션 끝판왕이 완벽하게 재림한 셈이다. 

▲ '데빌 메이 크라이 5'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탄탄하다 못해 넘치도록 많아진 분량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탄탄하다 못해 넘치도록 많아진 분량이다. 일단 각 스테이지가 모두 자신만의 개성이나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기승전결이 확실하게 느껴질만큼 탄탄한 구성을 자랑한다. 심지어 거의 대부분의 스테이지에서 보스전을 경험할 수 있다. 백트래킹 기법을 활용하거나 보스 하나를 두 번에서 세 번까지 활용해 분량을 채워 넣었던 전작들을 생각하면 가히 장족의 발전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스테이지 자체의 분위기나 기믹도 다채로워졌다. 폐허가 된 '레드 그레이브'시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구간은 피가 빨려서 껍질만 남은 희생자들을 통해 '바이오하자드'같은 스산함을 전해준다. 마계수 클리포트의 내부나 뿌리, 정상을 배경으로 한 스테이지는 혈관을 타고 이동하는 구간이나 이빨처럼 생긴 관문 등 전반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를 탐험하는 듯 하다. 곳곳에 시크릿 미션이나 블루오브, 퍼플오브 조각들이 숨겨져 있어 이를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한 편이다. 

스산한 도시를 돌아다닐땐 '바이오하자드' 같은 느낌이 들고
▲ 스산한 도시를 돌아다닐땐 '바이오하자드' 같은 느낌이 들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클리포트 내부는 생물 안에 들어온 느낌을 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클리포트 내부는 생물 안에 들어온 느낌을 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플레이타임도 상당히 풍성하다. 별다른 고민 없이 가장 낮은 난이도로 보스만 클리어한다면 8시간에서 10시간 사이에 엔딩을 볼 수 있으나, 컷신을 주의깊게 감상하고, 게임 내 숨겨진 요소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플레이 한다면, 느긋한 마음으로 15시간 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여러 캐릭터 중 하나를 골라서 진행하는 구간의 경우 각 캐릭터별로 진행방식이 판이하게 달라서 사실상 다른 스테이지를 즐긴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요소들을 전부 즐긴다고 치면 깊이있는 전투를 추구하지 않아도 1회차 엔딩을 보는 데에만 20시간은 족히 걸릴 정도다.

게임에 존재하는 블루오브 조각을 다 모으거나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게임에 존재하는 블루오브 조각을 다 모으거나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시크릿 미션을 전부다 자력으로 찾아서 플레이한다면 엔딩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몇 배로 늘어나게 되어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시크릿 미션을 전부 다 자력으로 찾아가며 플레이 한다면 엔딩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몇 배로 늘어나게 되어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발전시킨 액션

단순히 분량만 늘어났다면 쉽게 발전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의 본질은 다양한 기술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면서 펼치는 다양한 콤보액션이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본작의 액션은 감히 전작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하다.

단순하면서도 파워풀한 액션을 선보이며 전작에서 성공적으로 데뷔한 네로는 다양한 무기와 스타일을 지닌 단테에 비해 상대적으로 획일화된 플레이 경향을 보인다는 단점이 확고했다. 그러나 본작에선 8종에 달하는 의수 '데빌 브레이커'를 적재적소에 교환해가며 싸울 수 있다보니 액션이 눈에 띄게 다채로워졌다. 특히 의수를 차지해서 사용하는 '브레이크 에이지'의 한 방 타격감은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장착하고 있는 의수에 따라 전투법이 판이하게 달라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네로에게도 엄연히 스타일이 생긴 셈이다. 

땅에 떨어진 데빌 브레이커를 주워서 쓸 수도 있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땅에 떨어진 데빌 브레이커를 주워서 쓸 수도 있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타고 날아다니면서 특정구간을 넘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타고 날아다니면서 특정구간을 넘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와이어 스내치가 있는 네로에게 적합한 거대 기계형 악마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와이어 스내치가 있는 네로에게 적합한 거대 기계형 악마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단테의 경우는 일단 역대 시리즈 중 최고로 많은 무기를 사용한다. 그러면서도 각 무기의 개성은 매우 뚜렷해졌다. 이를테면 기존의 너클 계열 무기는 소소한 변화만 있었을 뿐 같은 기술의 자기 복제와 같았다면 이번에 추가된 '발록'은 카포에라와 복싱을 오가며 무기 하나만으로 두 가지 무기를 사용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곤 계열 무기인 킹 케르베로스도 기존의 짧은 삼절곤과 긴 삼절곤, 장봉을 오가며 세 가지 무기를 섞어서 사용하는 맛을 준다. 이 모든 것들을 다른 무기 및 스타일과 섞어가며 사용하다 보면 적을 농락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절로 알게 된다.

죽었다 살아나도 저 장난기는 어디가지 않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죽었다 살아나도 저 장난기는 어디가지 않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저 수많은 무기를 마음껏 장착하고 나가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저 수많은 무기를 마음껏 장착하고 나가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신나게 적을 도륙하면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신나게 적을 도륙하면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킹 케르베로스도 단테 앞에선 옆집 강아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킹 케르베로스도 단테 앞에선 옆집 강아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새로 추가된 V도 매우 신선한 매력을 뽐낸다. 일단 소환수를 다룬다는 설정이 있고 무기를 교체한다거나 마무리를 제외하면 직접 적과 싸우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구사할 수 있는 기술은 적은 편이다. 하지만, 애초에 여러 소환수를 동시에 다뤄야 하는만큼 다른 캐릭터들에 비교해도 모자람 없을 만큼 바쁘게 손을 움직여야 한다. 구사할 수 있는 콤보는 적지만 소환수들의 성능이 좋고 한 번에 여러 공격을 한꺼번에 구사할 수 있다 보니 스타일리쉬 게이지를 올리기에는 이만한 캐릭터가 없을 정도. 

종합해보면 전작에서 기존 캐릭터들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부분은 보완하면서도 기존의 장점은 더욱 극대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더불어 새로운 캐릭터는 아예 전에 없던 매력을 들고 나왔다. 특히 V가 다른 캐릭터에 비해서 전혀 뒤지지 않는 매력과 조작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부분이다. 

'V'는 놀라울 정도로 스타일리쉬 게이지가 빨리 차오른다는 장점이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V'는 놀라울 정도로 스타일리쉬 게이지가 빨리 차오른다는 장점이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특정 위치에서 나이트메어를 소환해 건물을 부수거나 숨겨진 길을 발견할 수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특정 위치에서 나이트메어를 소환해 건물을 부수거나 숨겨진 길을 발견할 수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완벽한 게임이지만 호불호 갈리는 부분도 있어

이 밖에도 '데빌 메이 크라이 5'는 액션 게임 본연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것들을 잘 지키고 있다. 단계적으로 어려워지는 절묘한 레벨디자인은 여전하며, 그래픽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RE엔진의 가장 큰 장점은 컷신과 인게임 연출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인데, 이 부분이 '데빌 메이 크라이' 특유의 과장된 액션과도 잘 부합된다. 특히, 마지막 남은 적을 물리칠 때 플레이어의 모습을 슬로우 모션과 줌인으로 클로즈업 하는 부분은 어지간한 컷신 못지 않은 화려함을 자랑한다.

더불어 편의성도 몰라보게 높아졌다. 그동안 해당 스테이지를 직접 찾아가야만 다시 플레이할 수 있던 시크릿 미션은 메인 메뉴에서 들어가 볼 수 있으며, '보이드'라는 연습공간이 있어 마음껏 콤보를 연습할 수도 있다. 길을 잃는 경우가 많았던 전작들을 생각해 이동경로에 레드오브가 있어 길을 잘못드는 일도 없는 편이다. 소모품 아이템이 블루오브와 퍼플오브로 간소화 된 점도 분명히 반가운 부분이다.

적을 마무리하는 장면이 클로즈업 될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적을 마무리하는 장면이 클로즈업 될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시크릿 미션을 메인메뉴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시크릿 미션을 메인메뉴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드디어 본작에도 공식적으로 연습장이 생겼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드디어 본작에도 공식적으로 연습장이 생겼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작에도 호불호가 갈릴만한 부분이 있다. 일단 미션 구성이 상당히 복잡한 편이다. 기존에 시간 순으로 미션을 진행했던 것과 달리 한 달 전과 후를 오가며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니 이 부분에서 불편을 느끼는 유저도 있는 편이다. 캐릭터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서라던가 레벨 디자인 측면에서 봤을 땐 충분히 타당한 구성이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당위성이 있는 내러티브 구성이라고 보긴 힘든 만큼 어느 정도 개인의 취향이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원하는 캐릭터를 마음대로 골라서 플레이 할 수 없다는 점도 경우에 따라선 아쉽게 다가올 수 있다. V를 플레이 하기 위해선 초반 3 스테이지를 무조건 네로로 진행해야 하며, 단테를 플레이 하려면 더 많은 스테이지를 다른 캐릭터로 플레이 해야 한다. 특정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있는 경우라면 충분히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외에도 어설프다 못해 낮은 완성도의 번역 수준이나 전작을 플레이 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유머나 대사들도 상대적으로 불친절하다고 느껴졌다.

캐릭터를 선택하는 경우보다 정해진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경우가 더 많은 편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캐릭터를 선택하는 경우보다 정해진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경우가 더 많은 편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객관적으로 봐도 스토리가
▲ 꼭 이렇게 복잡한 내러티브 구성이 필요했을까 싶긴 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가장 큰 단점은 역시 '그 녀석'의 충격적인 노화가 아닐까...?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가장 큰 단점은 역시 '그 녀석'의 충격적인 노화가 아닐까...? (사진: 게임메카 촬영)

11년 기다림의 달콤한 결실

'데빌 메이 크라이 5'는 11년의 기다림이 전혀 아깝지 않은 완벽한 액션게임이었다. 익스트림 컴뱃 장르의 시조격 시리즈인 만큼 그 특유의 타이트한 호흡과 액션의 깊이는 오랜 기간 묵어낸 명가의 김치처럼 남다른 맛을 자랑했으며, 본작에 새롭게 추가된 것들도 게임에 완벽하게 녹아 들었다. 그야말로 11년이란 시간을 기다린 팬들에게 보내는 축전이자 시리즈의 완성형이다.

'데빌 메이 크라이 5'는 익스트림 컴뱃 장르 역사상 최고의 게임으로 남을 것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데빌 메이 크라이 5'는 익스트림 컴뱃 장르 역사상 최고의 게임으로 남을 것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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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 메이 크라이 5 2019년 3월 8일
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액션 RPG
제작사
캡콤
게임소개
'데빌 메이 크라이 5'는 스타일리시 액션게임을 대표하는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 최신작이다. 캡콤 RE엔진을 통해 사진을 보는 것 같은 사실적인 캐릭터 디자인과 조명, 환경 효과를 구현, 한층 더 높은 경지...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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