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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오스 레드, 리니지·울온 같은 1세대 MMO 재미 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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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초, 블루포션게임즈 ‘에오스 레드’가 발표회를 가졌다. 당시 개발진이 강조한 것은 거래소와 1 대 1 거래, 무한 PK 등 성인 취향 하드코어 요소들이었다. 사실 이러한 요소들은 성인 취향이라기 보다는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대세였던 1세대 MMORPG에 가깝다. 원작 ‘에오스’가 ‘와우’ 이후 보편화된 파티와 던전 공략 중심 2세대 MMORPG였던 것을 감안하면 꽤나 파격적인 변신이라고 할 수 있다.

‘레드’라는 꼬리표까지 달아가며 모바일에 맞춰 많은 것을 변경한 ‘에오스 레드’는 과연 어떤 게임일까? 그 첫 결과가 지난 17일부터 3일 간 열린 비공개 테스트에서 드러났다. 게임메카는 ‘에오스 레드’ 개발사인 블루포션게임즈 신현근 대표 겸 PD를 만나 테스트 결과와 피드백, 앞으로의 방향성 등을 들어 보았다.

'에오스 레드' 개발을 총괄하는 블루포션게임즈 신현근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에오스 레드' 개발을 총괄하는 블루포션게임즈 신현근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테스트 통해 안정성과 무한 PK 검증 완료

‘에오스 레드’는 지난 17일부터 3일간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다. 3일이라는 시간은 사실 하드코어 MMORPG의 모든 콘텐츠를 확인하기엔 짧은 기간일 수 있다. 그러나 신현근 대표에게 이번 테스트 성과를 묻자 대성공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일차적으로 검증하고 싶었던 게임의 안정성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냈고, 핵심 타깃 유저층 반응이 좋은 수치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테스트 3일 간 의도하지 않았던 서버다운이 한 차례도 없었으며, 클라이언트 오류율도 매우 낮았다. 서버를 두 대 중 한 대가 거의 풀로 차는 상황이었기에, 서버 안정성은 거의 잡았다고 본다”라며 “주 플레이 연령대도 30~40대 남성으로 초창기 온라인게임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이 몰렸으며, 재방문율도 평균 60% 이상 나오는 등 목표했던 타깃층에 잘 들어맞았다는 내부 평가를 내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콘텐츠 부분에서는 개선사항을 많이 수집했다. 블루포션게임즈 첫 개발작인데다 다소 서둘러 테스트 빌드를 만들다 보니, 전체적인 밸런스가 어긋나 게임을 충분히 즐기기 힘든 부분이 여럿 지적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게임 중반 레벨업 속도가 예상보다 더뎌 후반 콘텐츠를 충분히 못 보여줬고, 특정 클래스가 유독 강하거나 마나/스킬 밸런스가 안 맞는 부분 등이 지적받았다. 원작에는 없는 힐러 포지션인 소서리스 역시 이런 부분에서 만족도가 낮았다.


무한 PK에 대한 유저들의 피드백을 수집해 여러 가지 패치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다 (사진제공: 블루포션게임즈)
▲ 무한 PK에 대한 유저들의 피드백을 수집해 여러 가지 패치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다 (사진제공: 블루포션게임즈)

다만, 게임의 핵심인 무한 PK는 충분히 활성화됐다는 평가다. ‘에오스 레드’는 마을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자유로운 PK가 가능하며, 그 과정 중 재화가 오가는 하드코어함이 가장 큰 특징이다. 테스트 둘째 날까지는 대다수 유저들이 레벨 업에 집중했지만, 마지막 날에는 정신 없는 PK가 벌어지며 다양한 피드백을 받았다. 대다수 유저들이 최근 게임에서 보기 힘든 하드코어 PK 시스템에 대해 신선하고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일부에서는 안전지대나 감옥 시스템, 성장용 던전 등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따져보면 원작 ’에오스’는 ‘와우’와 같은 던전 공략 위주 2세대 MMORPG다. 그러나 ‘에오스 레드’는 원작 어셋을 이용해 무한 PK를 발판삼은 1세대 정통 MMORPG의 재미를 추구했다. 이번 테스트에서 그 의도가 잘 받아들여진 듯 하다”라며 “레벨업 속도나 밸런스 측면에서 얻은 피드백은 정식 버전에 반드시 반영할 것이며, PK 시스템 역시 많은 안전고리를 준비해 유저 의견에 따라 대안을 바로바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GM의 한 마디가 PD급 무게 가지는 운영 목표

테스트를 무사히 끝낸 ‘에오스 레드’는 추가 개발과 밸런스 조정을 거쳐 올 가을 중 정식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오는 8월 1일에는 캐릭터명 선점 이벤트를 시작하고, 이와 함께 구체적인 정식서비스 일정이 발표된다.

이에 ‘에오스 레드’의 운영 철학이 궁금해졌다. 최근 특정 게임이 운영 측면에서 많은 비판을 받으며 포화를 맞은 바 있기에, 블루포션게임즈의 각오가 궁금했다. 돌아온 대답은 상상 이상이었다. 애초 ‘에오스 레드’는 오직 운영 하나에 초점을 맞춰 탄생한 게임이라는 것이다.

신 대표는 과거 다수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업체에서 사업을 담당하며 개발사와 퍼블리셔 간 의견이 갈리고 의사결정이 늦어지며 유저들이 피해를 입고 떠나는 광경을 수 차례 봤다. 그러다 엔트리브소프트에서 직접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프로야구 매니저’에서 이 같은 광경이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유저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수집한 GM이 개발/사업팀과 부대껴가며 한 울타리 안에서 같이 게임을 만들어 가는 풍경이었다.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GM은 자연히 브랜드가 됐고, 그의 말 한 마디는 PD급 파워를 지녔다. 당시 신 대표는 온전한 서비스를 위해서는 개발과 사업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운영자와 유저들이 부대끼며 하나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에오스 레드' (사진제공: 블루포션게임즈)
▲ 운영자와 유저들이 부대끼며 하나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에오스 레드' (사진제공: 블루포션게임즈)

그런 의도로 만든 게임이 바로 ‘에오스 레드’다.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인 블루포션게임즈가 퍼블리셔 없이 게임을 자체 서비스하는 것도 이 같은 기조에서 결정된 것이다. 신 대표는 “공지 하나하나도 퍼블리셔 측 계약직 GM이 단순히 쓰는 것과 개발사 PD가 쓰는 것은 무게가 다르고, 의사결정 속도도 빠르다”라며 “지금도 중요한 공지는 내가 쓴 다음 운영자의 결재를 받는다. 그가 승인해줘야 올라가는 형태”라고 GM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빠르고 무게감 있는 운영 시스템을 구축한 ‘에오스 레드’는 지난 테스트 기간 중에도 유독 빠른 피드백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신 대표에게 최근 ‘로한M’과 비교되며 주목 받고 있는 것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로한M’으로 플레이위드가 연일 상한가를 달리던 7월 초, ‘제 2의 로한M’을 찾는 투자자들은 ‘블레스’ IP 모바일게임의 국내 서비스를 준비 중인 룽투코리아와 조이시티, 그리고 ‘에오스 레드’를 개발 중인 블루포션게임즈 모회사 미스터블루에 몰렸다. 그 결과 미스터블루 주가는 한때 상장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 대표는 ‘로한M’의 성공에 ‘에오스 레드’가 마케팅 효과를 본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친 관심과 기대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루포션게임즈는 ‘에오스 레드’의 목표를 중상위권 성적으로 오래 유지되는 게임으로 잡고 있다. 늦게 들어온 유저들도 불이익을 느끼지 않도록 사전예약이나 상용화 시작 때도 대규모 프로모션이나 패키지 할인 등을 지양하는 것 역시 장기적인 시야에서 내린 결정이다. 이 와중에 ‘로한M’과 같은 눈이 번쩍 뜨일 초기 매출을 기대하는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루포션게임즈 신현근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블루포션게임즈 신현근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신 대표는 “우리는 중위권에서 오래 가는 게임 구조를 목표로 모든 전략을 맞춰놨는데, 어느 순간부터 시장에서는 ‘매출 2위’를 기대하며 테마주 형태로 주목하더라. 우리 생각보다 기대치가 너무 높다 보니 역으로 반발심리도 드러나고 있다”라며 “너무 큰 주목을 받아 많은 이들이 들어왔다 그냥 나가면 그것도 나름대로 남은 사람들에게는 짐이 된다. 이들이 빠져나간 후 서버 통합 시 경제가 망가지거나 하는 일은 흔하다. 우리는 진성 유저로 서버를 가득 채우는 것이 목표”라고 현 상황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신 대표는 “빠르고 정직하고 투명한 운영을 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과 집중을 해 왔다. 대형 업체를 통한 퍼블리싱을 과감히 포기했으며, 연예인을 통한 광고도 진행하지 않는다.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없고 등급에 맞지 않는 iOS를 아예 포기한 것도 같은 맥락의 의사결정이었다. 오픈할 때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순 있지만 최선을 다해 빠르게 대응하고 커뮤니케이션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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