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 게임 트렌드로 생존게임이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게임즈가 유통하고 리얼리티매직이 유통하는 '디스테라'가 지난 11일 알파테스트를 통해 게이머들을 처음 만났다. 8년 전 출시된 러스트가 역주행을 하고 5명이 제작한 발하임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터라, 국내외 많은 팬들이 디스테라 첫 테스트에 큰 관심을 보냈다.
알파테스트에 대한 유저 반응은 다양했다. 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내용부터 알파테스트임을 감안해도 조금 아쉽다는 의견까지, 소수 유저를 대상으로 진행한 테스트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피드백이 나왔다. 디스테라 첫 번째 테스트는 어떻게 마무리됐고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보다 자세히 들어보고자 개발사인 리얼리티매직 김성균 대표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의도는 확실히 전달됐다
김 대표가 말한 이번 테스트의 가장 큰 성과는 개발진에서 전달하고자 했던 의도가 비교적 잘 전달됐다는 것이다. 처음 게임이 공개됐을 때는 러스트나 '세븐 데이즈 투 다이' 같은 기존 생존게임과 유사하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테스트 후반에는 인식이 바뀌었다고 한다.
디스테라가 이번 테스트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차별점은 크게 두 개다. 하나는 PvP가 아닌 PvE에 좀 더 치중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게임은 자유로운 PvP가 가능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PvE 미션이 마련돼 있으며,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도 PvP보다 더 많다. 김 대표는 "초보거나 낮은 레벨 때는 PvE로 파밍을 하고 이후 PvP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도록 구성했다"며 "이것이 서바이벌 온라인게임을 하는 유저에게도 통할 것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차별점은 바로 플레이어와 맵 전체가 꾸준히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이다. 가령 거점에서 PvE 미션을 깨고 나면, 월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지진이나 연막 및 독가스 생성 등 부정적 효과, 힐링 필드나 지진 피해 방지 등 긍정적 효과를 걸 수 있다. 거점마다 각기 다른 테마와 진행방식, 새로운 종족과 적이 등장하기에 거점 공략을 통해 전황을 역전하고 게임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저 피드백에 따르면, 두 가지 차별점은 비교적 잘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저 다수가 게임에 익숙해진 후반부에는 위에서 말했던 특징들을 이해하고 그대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테스트 중간중간 디스코드로 진행된 미니 온라인 간담회에서 많은 유저들이 해당 부분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다수 밝혔다고 설명했다.
디스테라만의 스토리는 아직 전달되지 못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아직은 알파테스트 단계인 만큼 텍스처 품질이나 모션, 버그 등은 차치하더라도 미진한 부분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일단 게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거점이 세 개 밖에 없다 보니, 본래 거점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다 전달하지 못했다. 가령, 제작진에서 준비한 바에 따르면 각 거점마다 그에 어울리는 버프와 디버프 스킬이 존재한다. 지질역학 연구소는 다른 유저의 건물을 무너뜨릴 수 있는 지진 스킬을 사용할 수 있으면서 반대로 특정 위치의 건축물을 강화시킬 수 있는 능력도 있다. 하지만 이번 알파테스트에선 이를 활용한 유저가 많지 않았다.
더불어 디스테라만의 서버 리셋 시스템도 채 전달되지 못했다. 디스테라는 실제 시간 기준으로 1주일마다 서버가 리셋되는 ‘테라파이어’라는 이벤트가 발생한다. 이 이벤트는 서버에 있는 플레이어들의 선택에 따라서 발생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고, 반대로 한없이 늦어질 수도 있다. 김 대표는 “거점에서 얻은 스킬 중 파괴적인 스킬을 주로 사용하게 되면, 리셋 기간이 단축되도록 의도했다”며 “게임 설계와 줄거리에 있어서 핵심적인 요소였는데, 이번 시연에선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크래프팅게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집짓기 난이도가 굉장히 높았다는 것도 이번 테스트 유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피드백 중 하나다. 특히 하우징 관련 UX가 미진하고 이를 알려줄 튜토리얼이나 가이드 시스템도 없다 보니 제대로 된 집을 지은 유저가 거의 없었을 정도였다. 김 대표는 “하우징이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은 우리 게임에 쉽게 재미를 붙이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생존게임이 처음인 유저도 쉽게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너무 어두웠던 야간 시야와 부족한 무기 수, 지나치게 강력한 근접무기 등도 아쉬운 점으로 뽑혔다. 실제로 쉽게 만들 수 있는 망치의 공격력이 굉장히 강력한 반면 원거리 무기인 총기 대미지는 너무 약하다 보니, 보스 레이드에서는 대부분이 열심히 만든 총 대신 망치를 들고 싸우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설명에 따르면 해당 문제는 버그와 밸런스 조절 실패가 겹치면서 발생한 문제로, 다음 테스트에는 더 좋은 무기를 많이 제작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한다.
배틀그라운드처럼 장르를 대표하는 게임 될 것
상기한 피드백 외에도 개발진은 엄폐물 뒤에서 몸을 기울여 쏠 수 있는 린 샷이나 보다 다양한 파쿠르 액션 등을 기획하고 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난이도 조절을 위해 기존에 제작되어 있던 다양한 날씨나 상태 이상 등을 적용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이를 실험할 수 있는 테스트를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리얼리티매직은 향후 최소 한 번에서 최대 두 번 정도의 테스트를 더 진행할 예정이며, 다음 테스트 때는 자유도를 중점으로 빌드를 보강할 예정이다.
김 대표의 목표는 배틀로얄 장르 후발주자였던 배틀그라운드가 배틀로얄을 대표하는 게임이 되었듯, 디스테라가 생존게임의 대표주자가 되는 것이다. 그는 “디스테라가 러스트 같은 1세대 생존게임 타이틀을 뛰어넘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할 것”이라며 “누가 봐도 잘 만든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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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에서 모바일게임과 e스포츠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밤새도록 게임만 하는 동생에게 잔소리하던 제가 정신 차려보니 게임기자가 돼 있습니다. 한없이 유쾌한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담백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남기고 싶습니다.bigpie1919@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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