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에서 탈 것은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서 캐릭터의 또 다른 장비이자 아이덴티티다. 하지만 정작 탈 것에 어떤 식으로 오르내리는지에 대해선 대부분의 게임이 깊은 고찰을 하고 있지 않다. 대다수의 MMORPG는 특정 버튼을 누르면 어느새 마법처럼 소환된 말이나 용을 타고 있는 정도로 연출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넥슨이 최근 공개한 프라시아 전기는 탈 것을 소환하고, 타고, 달리고, 내리는 과정 모두에서 남다른 공을 들였다.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022 '프라시아 전기에 멋진 탈 것 만들기' 강연을 통해 이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넥슨이 최근 공개한 프라시아 전기는 PC와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MMORPG로 ‘공성전의 대중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장 내에서 빠른 이동이 중요한 공성전을 주요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여타 MMORPG에 비해서 탈 것의 비중이 굉장히 높다. 연사로 나온 이연석 프로그래머는 "탈 것이 유독 중요한 게임인 만큼 단순 CG보다는 애니메이션 중심의 생동감 넘치는 탈 것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생동감 넘치는 탈 것을 만드는 과정은 크게 세 가지 과정으로 나뉘었다. 멋지게 타는 것, 멋지게 내리는 것, 그리고 멋지게 달리는 것이다. 보통은 탈 것의 디자인에 집중하기 마련인데, 이 게임은 탈 것을 이용하는 모든 과정을 새롭게 해석했다. 이연석 프로그래머는 "갑자기 탈 것이 생성되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생각했다" 며 "화면 밖에서 달려오는 탈 것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고려한 부분은 멋지게 타는 것이다. 프라시아 전기에선 플레이어가 탈 것을 소환하면, 멀리서 탈 것이 달려오고, 근처에 오면 캐릭터가 이에 자연스럽게 올라탄다. 마치 서부극이나 무협지가 연상되는 움직임이다. 사뭇 간단한 아이디어 같지만, 싱글게임과 달리 온라인게임에서는 클라이언트와 서버 간의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고, 모바일 환경에서 통신 불량 등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은 작업이었다. 물론 길이 너무 복잡한 경우나 플레이어가 놓인 상황이 복잡한 경우에는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과정 없이 바로 탈 것에 탑승한다.
그 다음으로 고안한 것은 멋지게 내리는 것이었다. 다소 복잡한 과정이 필요했던 타는 과정과 달리 내리는 것은 내린 이후 캐릭터가 바로 전투에 투입될 수 있어야 하기에 최대한 단순하고 간결하게 구성해야 했다. 때문에 프라시아 전기에서는 내리기 버튼을 누르면 캐릭터가 제자리에서 뛰어내리고 탈 것은 그대로 달려가면서 사라진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멋지다고 할 수 없기에 프라시아 전기에는 따로 '내리기 스킬'이 존재한다. '내리기 스킬'을 사용하면, 캐릭터가 탈 것에서 높이 뛰어오르면서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함께 적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공성전에서 사용 시 농성 중인 방패병이나 성벽을 향해 플레이어들이 단체로 내리기 스킬을 사용하며 적진을 붕괴시킬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멋있게 달리기는 최대한 자연스러운 이동을 위해서 고안됐다. 보통의 MMORPG, 특히나 프라시아 전기와 같은 탑뷰 형태의 게임에서는 탈 것을 타고 있어도 곡선 움직임이 아닌 분절된 직선 움직임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프라시아 전기에선 진짜 생명체를 타고 있는 것처럼, 혹은 아날로그 스틱으로 조종하듯이 탈 것이 곡선으로 이동한다. 이 역시도 단순한 내용 같지만, 곡선 이동 시 이동속도 감소가 없게 만들기 위해선 굉장히 많은 기술적 고민이 필요했다.
프라시아 전기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이번 NDC의 다른 강연을 통해서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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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에서 모바일게임과 e스포츠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밤새도록 게임만 하는 동생에게 잔소리하던 제가 정신 차려보니 게임기자가 돼 있습니다. 한없이 유쾌한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담백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남기고 싶습니다.bigpie1919@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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