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는 작년 6월 국내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끌었다. 경마와 미소녀가 융합된 특성과 잘 짜인 게임 시스템, 전방위로 펼쳐지는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로 국내에 또 한 번 '모에'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붐을 일으켰다. 그러나 출시 초기에 운영 문제를 겪으며 마차 시위와 집단 소송 사태까지 겪었다.
이후 카카오게임즈는 변화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이를 지키기 위한 많은 노력을 이어갔다. 실제로 지난 주말 열린 우마무스메 1주년 온·오프라인 행사는 돌아온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렇게 민심을 180도 회복한 사례는 넷마블의 페이트 그랜드 오더 정도를 제외하면 흔치 않은 사례인지라, 과연 카카오게임즈가 유저 마음을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마무스메 서비스 초기 지적된 부분은 운영진의 소통 부족과 미흡한 공지, 국내 서비스 차별 문제 등이었다. 이러한 불만은 차츰 쌓여가다가, 작년 8월 ‘고루시 위크’ 이벤트가 전날 공지되거나, 게임의 PvP 엔드 콘텐츠인 챔피언스 미팅 공지 내용이 미흡한 점 등으로 인해 수면 위로 솟았다. 이후 고성능 서포트 카드인 키타산 블랙 픽업 종료 직전에 조기 점검을 진행하고, 이를 반영하지 않은 채 이벤트를 끝내는 사건이 일어나며 민심은 폭발했다. 이는 ‘마차 시위’로 이어졌고, 마라톤 간담회와 유저 집단 환불 소송까지 이어지게 됐다.
당시 많은 교훈을 얻은 카카오케임즈는 본격적으로 유저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간담회가 끝난 9월 중순 운영진을 교체했고, 전담 팀을 꾸려 사태 수습에 들어갔다. 게임 운영이 본격적으로 정상화 됐다고 유저들이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것은 작년 9월 말에서 10월 초부터다. 문제가 됐던 키타산 블랙 픽업이 짧게 다시 열렸고, 출력 메시지가 현지화됐으며, 10월 일정과 2차 챔피언스 미팅 공지 내용이 충실해지는 등 달라진 모습들이 하나둘씩 드러났다.
관련 커뮤니티에 따르면 9월 30일까지 유저 간담회 요구 사항 중 약 43%가 시행됐고, 작년 10월 중순과 11월 초에는 카카오게임즈가 직접 진척사항을 공식 카페에 올려 유저와 소통하기도 했다. 분노와 조롱이 가득하던 유저 여론도 꾸준한 노력과 소통이 이어지자 점점 가라앉았다. 이러한 민심이 드러난 사례가 집단 소송 취하다. 해당 소송을 진행한 유저 대표단은 작년 11월 중순, 기존에 요구했던 게임 정상화가 상당 부분 진행되었다고 판단해 소송을 취하했다.
이후 작년 12월에 열린 국내 서비스 반주년 행사는 우마무스메 유저 민심의 전환점이었다. 우마무스메는 6개월 마다 신규 시나리오와 대형 이벤트를 진행하는 만큼 게임과 유저 양측에게 큰 이벤트였는데, 여기서 카카오게임즈는 고루시가 한국어로 "안녕"을 외치는 파카튜브 한국 특별 영상을 준비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잠시 게임을 떠나 있던, 혹은 별 관심 없던 유저들도 이 때를 기점으로 국내 운영이 바뀌었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육성과 미션 획득 보상 증가, 육성 밸런스 개선, 가로 모드와 스킵 기능 추가, 디버프 확률 저하 등 많은 편의성 업데이트를 준비하며 큰 환호를 받았다. 해당 업데이트는 일본 서버 대비 빠르게 적용됐기 때문에, 유저 여론이 매우 긍정적으로 변했고, 구글 매출 3위를 기록하며 수익도 회복됐다.
이후에도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운영은 전반적으로 칭찬을 받고 있으며, 유저 소통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 3월에 실시한 첫 번째 특별방송에서는 현지화 업데이트를 공개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때 사투리를 사용하는 일부 캐릭터 대사가 바뀌고, 고유스킬 연출에 한국어가 추가되는 등 캐릭터성이 강화되어 호응을 얻었다.
그리고 얼마 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열린 1주년 행사는 더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충실한 편의성 업데이트와 무료 재화 선물 등을 본 유저들은 '돈을 내야겠다'는 농담을 건넬 정도였다. 작년 마차시위 당시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호의적인 반응이었다. 일부 유저들은 1주년에 맞춰 시위 용도가 아닌 응원 용도의 커피 트럭(혹은 마차)를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하니, 돌아선 민심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지만, 게임에서 한 번 진창이 된 땅을 굳게 만드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보통은 진흙탕 속에서 그대로 침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노력과 소통이 뒤따른다면 민심을 회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우마무스메는 보여줬다. 1.5주년과 2주년, 나아가 3, 4, 5주년에도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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