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전세계 정세가 영 뒤숭숭하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국가 간 이권과 신념들이 도저히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런 복잡한 정세 속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 있으니, 11월로 예정된 미국 47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권에 재도전하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다. 지지율과는 별개로, 트럼프는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에 비해 이슈몰이를 훨씬 많이 하고 있다. 이번 유세 과정에서만 최소 세 차례 이상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가 이루어졌고 그 중 한 번은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 했다.
트럼프는 본인 스스로가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엔터테이너적 기질이 있어서인지, 과거 대통령 재임 전부터 좋게 말하면 대범하고 나쁘게 말하면 과격한 언행을 서슴치 않았다. 그래서인지, 재임에 성공한 역대 미국 대통령들도 많아야 몇 번에 그치는 패러디 게임이 트럼프의 경우 수두룩하게 나왔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꽤 재미있고 독특한 게임들을 뽑아 보았다.
TOP 5. 딕타펑크: 파이팅 포 도미넌스
인디 개발사 얼팀 게임즈(ULTIM GAMES)가 2022년 공개한 딕타펑크: 파이팅 포 도미넌스(DiktaPunk: Fighting for Dominance)는 전세계 전현직 지도자들이 등장하는 대전격투게임이다.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북한의 김정은, 우크라이나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등이 등장한다.
개발사는 이후 도널드 트럼프를 필두로 과거 인물인 히틀러, 스탈린, 존 F. 케네디나 버락 오바마 등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열정을 보였으나, 금세 관심이 식고 미국 외 실존 인물들의 등장에 대한 여러 지적이 들어오며 결국 2024년 게임 개발을 중지했다. 다만, 앞서 배포했던 데모 버전은 웹 상에 남아서 여기저기서 즐기고 있는데, 정식 출시됐다면 상당히 즐거웠을 것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AK를 쏘는 두테르테나 곰을 타고 나오는 푸틴,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김정은 등 인상깊은 장면이 많은데, 트럼프의 궁극기는 뭐였을까?
TOP 4. 슈퍼 버니 월드
슈퍼 버니 월드(Super Bernie World)는 엄밀히 말하자면 2020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떨어진 버니 샌더스를 주인공으로 하는 게임이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를 기반으로 버니 샌더스와 경선 관련 요소들을 넣었다. 아마도 제작자가 버니 샌더스 지지자가 아닌가 싶은데, 예를 들어 버니 샌더스는 버섯과 불꽃 대신 체다 치즈와 장미를 먹는다. 이는 버니 샌더스가 상원의원으로 있던 버몬트 주의 대표 산물을 반영한 것이다. 더불어 악당 캐릭터들은 공화당 인물들로 구성돼 있는데, 예를 들어 거북이 '엉금엉금'은 공화당 켄터키주 상원의원 미치 맥코넬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보스는 도널드 트럼프다. 쿠파의 성에서 만날 수 있는 트럼프는 큰 덩치와 험상궂은 외모를 가지고 있는데, 불꽃과 돈다발을 던지며 버니 샌더스를 공격한다. 게임 엔딩은 당연히 도끼를 먹어 다리가 무너지며 용암 안으로 떨어지는 트럼프지만, 실제 현실은 버니 샌더스도 경선에서 밀린 채 조 바이든이 당선됐다는 점이 아이러니한 부분. 이번에는 버니 샌더스 대신 카멀라 해리스가 마리오 역을 맡은 듯 한데, 최종 보스전에서 도끼를 먹을 지 게임 오버 될 지 주목된다.
TOP 3. 트럼프 시뮬레이터
VR게임으로 2016년 나온 트럼프 시뮬레이터(Trump Simulator)는 전형적인 정치 풍자 게임이다. 단 한 명의 개발자가 50시간 동안 개발했다는 이 게임은 선거 운동을 앞둔 트럼프가 되어 중요한 연설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는다. 연설문의 흐름을 짜고, 평소 즐겨 하는 트위터 활동을 체크하고, 해야 할 일 리스트를 검토하는 등이다.
게임은 그 과정에서 소소한 웃음을 준다. 연설문은 '어리석은', '거대한', '힐러리' 등 극히 제한된 몇 개의 자극적인 단어들로만 조합해야 하며, 해야 할 일에는 '연설 도중 특유의 손동작 취하기', '트럼프 타워(퍼즐) 세우기', '트위터 탐닉하기' 같은 선거와는 크게 관련되지 않는 일들로 가득차 있다. 특유의 빨간색 캡을 쓰고 포즈를 취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전형적인 비꼬기 게임이긴 하지만, 특유의 유머러스함으로 인해 나름 큰 화제를 모았다.
TOP 2. 서전 시뮬레이터
병맛 시뮬레이터 붐의 한 축을 담당한 서전 시뮬레이터. 명목상으로는 외과수술 시뮬레이터지만, 실제로는 눈알로 탁구를 치고 이식할 심장을 가슴에 던져 골인시키는 등 비현실적 요소가 넘쳐나는 게임이다. 뭐, 현실에서도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을 하거나 의사가 마취된 환자를 성추행 하는 등 현실과 비현실 경계가 점점 무너져가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서전 시뮬레이터에서는 공식 업데이트를 통해 트럼프의 심장 이식 수술을 구현했다. 트럼프를 지지한다면 황금 심장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돌 심장을 넣으면 된다. 물론 심장 이식을 제대로 하지 않아 환자가 죽기도 하고, 마취 상태인 트럼프 얼굴에 낙서를 한다던가 특유의 스타일을 자랑하는 머리를 잡아당긴다던가 하는 것도 가능하다. 참고로 해당 콘텐츠는 트럼프가 힐러리와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2016년 출시됐는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후에도 삭제되거나 하진 않았다. 역시 표현의 자유가 있는 미국 답다.
TOP 1. 미스터 프레지던트
최근 트럼프는 유세 현장에서 알려진 것만 세 번씩이나 암살 위협을 받았다. 특히 첫 번째 암살 시도는 총알이 트럼프의 귀를 스쳐지나가는 등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로 살아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 주목받은 게임이 있었으니, 2016년 출시된 트럼프 암살 저지 게임인 '미스터 프레지던트(Mr.President!)'다.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는 미국 최고의 경호원이 되어 대선 후보인 ‘로널드 럼프’를 보호해야 한다. 몸을 날려 구조물을 파괴하거나, 몸을 날려 총알을 막고, 닌자의 습격을 저지하고, 폭탄을 발견하는 등 50여 차례의 암살 시도를 모두 막아야 한다. 그 중에는 유세장에서 저격 당하는 트럼프를 살려내는 미션도 있는데, 그야말로 미래를 예지한 게임이 아닐 수 없겠다. 참고로 게임 속 '로널드 럼프'의 풍성한 금발은 가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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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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