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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라레: 마법 도서관, 카드게임에 ‘덕’의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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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팜플 신작 TCG '큐라레: 마법 도서관'


‘데빌메이커’로 한국형 TCG의 문을 연 팜플이 신작 TCG ‘큐라레: 마법 도서관’(이하 큐라레)을 발표했다. 정식 출시가 아닌 5일간 진행된 짧은 비공개테스트였지만 게임이 가진 면모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개인적인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큐라레’는 모바일 원조 TCG라고 불리며 국내에 카드게임 광풍을 일으켰던 ‘밀리언아서’와 상당히 닮아 있었다. 캐릭터 디자인이나 시스템이 비슷하다는 ‘모방’의 개념이 아니라 게임이 공략하고자 타겟층이 ‘밀리언아서’와 맞닿아 있다. 콕 짚어서 설명하자면 ‘오타쿠를 위한 게임’이라는 뜻이다. 


‘큐라레’는 ‘밀리언아서’ 못지않은, 아니 그보다 더할 정도로 많은 국내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참여했다. 게임 보이스는 인기 성우를 기용하여 풀보이스로 화려하게 무장했다. 또,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것 같이 개성과 콘셉이 명확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하나하나 따져도 음지에 있는 수많은 서브컬쳐 마니아들을 들끓게 하는 요소들이다.


여기서 ‘큐라레’는 TCG 초기 세대였던 ‘밀리언아서’가 가지고 있던 약점들을 높은 완성도로 보완했다. 예를 들어 심심한 전투는 온라인게임처럼 더 전략적이고 액션 넘치게, 이해할 수 없는 한글화는 당연히 국내 정서에 맞는 이야기로 구성됐다.


팜플의 모회사이자 온라인게임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가 오랜 기간 ‘덕심’을 담아 개발한 TCG ‘큐레아’. 과연 ‘밀리언아서’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빼앗아 올 수 있을 만큼의 명작인지 살펴보자.


방대한 콘텐츠와 높은 품질, 그러니 ‘스킵(SKIP)'하지 마시오



▲ 3D와 2D가 한 화면에 동시에 표출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고사양


‘큐라레’는 기본 요구 사양이 상당히 높은 게임이다. 어림잡아도 갤럭시 S3 정도는 갖추어야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지만, 최적화의 문제라기 보다는 내용물이 꽉 들어찼기 때문이다.


먼저 ‘큐라레’를 이루고 있는 세계관을 살펴보면, 세 명의 마법 사서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안경 미소녀 캐릭터인 ’미우’만 공개됐지만, 원래대로라면 미우, 셀라, 델핀 등 세 명의 사서를 사용할 수 있다.


플레이어의 임무는 우주를 관리하는 초차원 건축물인 바벨의 도서관에 부임하여 세계에 흩어진 ‘마도서’(카드)를 수집하고 조각난 것들은 복원하여 온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외에 던전을 탐색하면서 카드를 모으고, 모은 카드를 업그레이드하거나 강화하는 부분은 여타 TCG와 동일하다.


SF 느낌을 담고 있기 때문에 게임 내 등장하는 용어가 생소하기도 하고, TCG 특성상 유저가 익혀야 할 시스템도 상당하다. 이처럼 학습량이 많기 때문에 이 게임의 튜토리얼은 상당히 긴편이다. 하지만 캐릭터들이 구사하는 대화 자체가 흥미롭고 TCG에서 처음 경험하는 3D 던전 수행, 다양한 씬 연출을 스펙타클하게 구성해 지루하지 않게 게임을 익힐 수 있다.


특히 튜토리얼 시나리오는 100% 캐릭터 성우들의 보이스를 지원하여 게임의 몰입감을 더했다. 물론, 일정 레벨 이후부터 이러한 풀보이스의 혜택이 사라지지만, 던전 탐험 도중 추천 친구가 나타날 때 “안녕”하고 인사하는 목소리는 작은 부분에도 공을 들인 정성이 느껴져, 풀보이스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 던전 탐색 중간에 유저들과의 인카운터가 종종 일어나는데



▲ 때마다 인사를 잊지 않는 바른 어린이가 된다



▲ 던전 클리어 이후에도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미우


실험적인, 그러나 세련된 디자인


겉으로 가장 돋보이는 ‘큐라레’의 이색적인 요소는 주인공 캐릭터가 모두 2D 일러스트와 3D 모델링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2D 캐릭터는 에피소드 대화 시퀀스를 통해 나타나며, 3D 캐릭터는 던전 탐색 시에 사용하게 된다.



▲ 처음 공개됐던 3D 티저는 멋은 있지만 클레이 애니메이션 같았다 (출처: 공식 유튜브)


처음 3D 캐릭터를 이용한 티저 영상이 공개됐을 때는 생경함에서 오는 위화감이 상당했다. 하지만 실제 게임 내 자리 잡은 캐릭터를 보니 오히려 자연스러운 편에 가까웠다. 일반적으로 2D 캐릭터를 3D 모델링할 경우 대부분 상상을 벗어나는 모습으로 변하는데, ‘큐라레’는 개발진이 공을 들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싱크로가 맞았다. 여기에 카툰렌더링 방식을 사용해 2D와 3D의 차이점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면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가 3D에 와서는 키도 커지고 성숙한 느낌이 드는 정도다.



▲ 하지만 의외로 이상하지 않아서 놀라게 되는데...



▲ 특히 메인 로비에서 부유하는 듯한 연출이 상당히 매력적이였다


탐험에 들어가면 3D 캐릭터를 좀 더 자세히 감상할 수 있다. 캐릭터가 취하는 행동은 뛰거나 장애물을 넘기, 혹은 멈춰서 상자를 연다. 또한, 미우가 달리다가 멈춰서는 과정에서 살짝 들리는 손 모양새나 상자를 열다가 깜짝 놀라면서 고양이를 다시 안는 동작 등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특히 탐험 중에 추천 친구가 등장할 때마다 손인사를 흔들면서 답하는 모습은 상당히 깜찍하다. 이는 온라인게임에서 캐릭터가 보여주는 제스쳐와 비슷했하다.



▲ 애니메이션 캐릭터 소개 화면같은 구성



▲ 델핀도 마찬가지



▲ 프레임 분할은 직선으로 대부분 이루어져 있다



▲ 버튼을 제외한 모든 것이 직선으로 이루어진 UI


캐릭터 모델링과 함께 눈에 보이는 또 다른 특징은 유저 인터페이스(UI)다. 일반적으로 UI는 눈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게임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모바일게임처럼 화면이 작은 플랫폼은 UI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진다. 게다가 유저들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어 많은 게임들이 보편적인 스타일로 가는 안전한 방법을 택하는 편이다.


‘큐라레’는 대중적인 노선보다는 게임의 개성과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리는 모험을 선택했다. 보색대비의 튀는 컬러 선택과 이색적인 폰트, 원형보다는 직선으로 이루어지는 버튼 구성, 수직으로 전환되는 시퀀스 등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주로 사용되는 연출법으로 그려졌다.


평가는 갈릴 수 있겠지만, 게임 콘셉에 맞게 꾸며진데다가 인기 게임 ‘페르소나’와 같은 독특한 느낌이 마치 콘솔게임을 하는 듯 세련되게 다가왔다. 개인적으로는 ‘큐라레’에서 가장 칭찬할만한 부분이었다.


온라인게임 특성을 빼다 박은 파티 플레이


전투는 다른 TCG보다 플레이어가 훨씬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편이다. 전투의 핵심이 되는 마도서(카드)는 가장 크게 액티브와 패시브 카드로 나뉜다. 그리고 그안에서도 공격, 방어, 치유 등의 속성에 맞춰 특수 스킬을 보유하게 된다. 특수 스킬은 쿨타임이 정해져 있어 때마다 유저가 직접 카드를 터치해서 사용해야 한다. 카드마다의 스킬은 파티 플레이에서 빛을 발하는 편인데 적시 적소에 스킬을 사용하여 파티원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밀리언아서'와도 비슷한 금서 발견 



▲ 위풍당당한 등장



▲ 기존에 덱에 편집해 놓은 패시브 스킬을 사용하면서 전투에 돌입한다



▲ 각 카드를 터치하면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파티 플레이의 꽃은 금서를 이용한 PVE다. 던전 탐색 과정에서 금서를 획득하면, 이를 이용하여 일종의 보스 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다. 금서로 몬스터를 소환해 랜덤으로 친구 3명과 함께 공략하는 방식이다. 시작은 AI로 진행되지만 알림 메시지를 확인한 친구가 실제 전투에 참여할 수도 있다. 실제 전투에 가담하여 협력 플레이로 몬스터를 처치할 경우 레어 이상의 카드를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 금서를 소환해 보았다



▲ 아이콘 위에 CPU라고 써 있으면 자동 AI로 참여한 유저다



▲ 유저가 실제 플레이에 접속할 경우 'CPU' 표시가 사라진다


즐기는 과정이 재미있다


기존의 TCG는 화면을 보지 않고도 대충 패드를 터치하면서도 즐길 수 있는 단순한 방식이 많았다. 게임을 즐기는 과정보다는 카드 수집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큐라레’는 일반적으로 스마트폰게임의 요소라고 하는 간편한 조작, 단순한 게임 플레이와는 거리가 먼 게임이다. 그리고 결과보다는 과정이 재미있는 게임이고, 온종일 켜놓고 잠깐씩 즐기기보다 깔끔하게 1~2시간 집중해서 플레이할만한 게임이다.


‘큐라레’가 ‘밀리언아서’나 팜플의 전작인 ‘데빌메이커’ 이상의 성적을 낼지는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분명 기존 TCG가 보여주지 못했던 신섬함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 '밀리언아서' 덤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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