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은 1월 22일 자사의 게임 포털 한게임의 서비스 10주년을 맞아 ‘한게임 인비테이셔널 2009’ 행사를 진행했다. 이 날 공개된 ‘C9’, ‘테라(프로젝트명 S1)’, ‘킹덤 언더 파이어2’, ‘워해머 온라인’ 등 4종의 게임은 모두 블록버스터급 신작 게임으로, 올해를 기점으로 재도약하겠다는 NHN의 강한 의지가 담긴 게임이다. 게임메카는 현장에서 NHN의 국내 게임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욱 이사를 만나 지난해의 성과와 교훈, 그리고 올해 계획과 전망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게임 서비스, 개발사-퍼블리셔-유저가 함께 만드는 것
오늘 공개된 게임들의 정확한 서비스 시기를 알고 싶다.
정욱 이사: 먼저 ‘C9’이 1분기에 클로즈베타테스트를, ‘테라’가 여름에 클로즈베타테스트를 하고, ‘킹덤 언더 파이어2’가 늦여름에서 가을 정도에 클로즈베타테스트를 할 예정이다. ‘워해머 온라인’은 연내에 클로즈베타테스트를 할 계획이다. ‘워해머온라인’은 EA와 미씩스튜디오 하고 이야기하는 중인데 단순히 한글화하는 것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면 네 개의 게임을 올해 모두 정식서비스하고 싶지만, 게임의 일정이라는 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작년에 배운 것 중에 하나가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시작하면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테라’도 여름에 테스트 해보고 반응이 안 좋으면 계속 수정할 생각이다. 일단 클로즈베타테스트 후에 유저 반응이나 콘텐츠 업데이트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 ‘테라’의 ‘논타겟팅’ 방식이라는 게 몰입도는 높겠지만 난이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논타겟팅 방식에서 생길 수 있는 레벨업이나 밸런스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 클로즈베타테스트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테스트와 보완이 이루어질 것이고, 그 부분이 만족스러우면 서비스가 가능하다.
오늘 공개한 타이틀들이 모두 개발하기나 서비스하기가 쉬운 타이틀이 아니다. 지난해 무언가 교훈을 얻고 해결책을 얻었나?
정욱 이사: 물론 있다. 테스트에 대한 부분이나 오늘 행사도 유저와 게임 오픈 전에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앞으로 미디어를 통해 유저들과 소통하는 데 많은 신경을 쓸 계획이다. 작년까지는 무조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개발사의 역할이고, 퍼블리셔는 그 게임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역할이라고만 생각했다. 개발사가 설정한 방향대로만 개발이 이루어지는 것만 옳다고 보았다.
올해 들어 생각이 좀 바뀌었다. NHN도 그 동안 유저와 호흡한 게 있기 때문에 개발사와 같이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유저들에게 받은 피드백을 객관적으로 전달하여 개발사에 좀 더 나은 피드백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서 개별 인터뷰 자리에서 ‘워해머 온라인’의 미씩 개발자들은 한글화 이외에는 게임의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몬스터 프론티어 온라인’도 조작법에 대해 고친다, 안 고친다 말이 많았지만 결국 그대로 서비스하지 않았나?
정욱 이사: 그 부분(워해머 온라인의 수정 부분)에서 아직 이야기가 결정되지 않았다. 끝까지 합의가 안 이루어지면 오픈을 못 하는 거다(웃음).
사실, 컨트롤을 바꾼다 아니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국 유저들에게 성의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WOW도 그런 부분에서 국내 서비스를 하면서 그런 부분에서 노력을 기울인 것 같다. 아무리 대작이라고 하더라도 한국 게이머들의 수준이 높고 자존심이 강하기 때문에 성의 있게 시장에서 런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개발사인 EA 미씩 스튜디오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 개발사나 해외에서는 게임에 대한 저작권이나 자신의 게임의 콘텐츠에 대한 인식이나 자존심이 무척 강한 것 같은데, 가능할까?
정욱 이사: 해외 게임사도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코에이의 ‘대항해시대 온라인’도 무료화하지 않았나.
‘워해머, 완벽한 한국형 아니면 오픈 안 한다’
‘워해머 온라인’에 대해 해외에서도 성공적인 타이틀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고,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성공하지 못하리라는 시선이 있다.
정욱 이사: 분명 ‘워해머 온라인’도 잘못 만든 부분도 있다. 장단점이 매우 분명한 게임이다. 그래서 큰 성공을 못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EA와 이야기를 해서 그런 부분을 고쳐나가려고 한다. RVR 밸런스 문제랑 시나리오 모드의 지나친 활성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해 너무 많은 게임을 계약하고, 또 서비스를 종료한 것 아닌가. 또 너무 자본력만으로 게임을 사들이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정욱 이사: 그런 의견도 있고, 반대로 NHN이라도 게임사업에 돈을 써주는 게 긍정적이라고 보는 쪽도 있다. 게임 서비스 반응이 좋지 않았을 때 돈을 줄이고 수세적으로 나갈 수도 있을 텐데, NHN은 많은 타이틀을 계약하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많은 타이틀을 계약한다고 잘되는 것은 아니지만, 서비스는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영역이 있다. NHN도 그 동안 많은 수업이 있었으니까 올해는 잘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올해가 분기점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올해까지 실패하면 방어적으로 나가지 않겠는가.
NHN의 게임 매출은 국내 게임사업에서도 최상위권인데 이렇게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웹보드게임 서비스에 대한 이미지 쇄신용인가?
정욱 이사: 아니다. 기업이라면 당연히 새로운 성장동력을 고민해야 하고, 웹보드게임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매출이 한 쪽에 편향되어 있기 때문에 원치 않는 오해도 받고 있어서,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NHN이 퍼블리싱 사업을 한 것은 오래 되었지만 공격적으로 한 것은 작년부터라고 생각한다. NHN이 중국과 일본에도 지사가 있고, 게임은 한국이 발달되어있기 때문에 성공하면 그 노하우를 다른 법인과 나눌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NHN은 기본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다. 그래서 NHN게임스와 엔플루토가 분사하게 된 것이고, 일본, 중국, 미국도 아워게임, 한게임재팬, 이지닷컴 식으로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인비테이셔널, 올해 게임 성공적이라면 매년 개최 가능
차라리 해외게임을 퍼블리싱하는 것보다 분사되어있는 자사 개발 스튜디오를 투자하는 게 낫지 않나?
정욱 이사: NHN이 작년에 해외 게임을 3개 가져왔지만, 우리가 계약한 게임의 90% 이상이 한국게임이다. 또 국내 게임들을 해외 시장에 가져가 서비스하고 있는데, NHN이 해외게임을 가져와서 국내 시장을 먹으려 한다고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면 억울한 것도 사실이다.
인비테이셔널은 매년 하게 될 행사인가? 만약 이 행사가 반응이 좋으면 지스타는 안 나가게 되는 것 아닌가?
정욱 이사: 지스타는 업계의 일원으로서 참여하는 것은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인비테이셔널은 올해 공개된 게임이 잘 되어야지 매년 할 수 있지 않겠나.
이번이 처음 해 본 행사라 확대할 생각은 하고 있다. 유저의 참여규모도 그렇고, 캐주얼 게임이나 전체 라인업을 공개하는 방식도 생각 중이다.
블루홀스튜디오에서 개발한 ‘테라’같은 경우, 전(前) ‘리니지3’ 개발진 출신들이 나와 게임을 만든 것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부담되지 않는가?
정욱 이사: 부담스럽다. 그러나 게임을 계약 못할 정도의 이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섭섭해하는 엔씨소프트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가고, 반대로 거기에서 게임을 개발하던 사람들이 나와서 주체적으로 자기 사업을 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해외에서는 이런 사례가 일반적이지 않는가.
빌로퍼 사단도 그렇고, 엔씨소프트도 블리자드 출신 개발자가 만든 아레나넷을 인수한 적이 있지 않은가. 엔씨소프트가 국내 게임업계에서 리드기업이라서 그런 경우도 많다고 생각한다. 송재경 전(前) 부사장도 그렇고, 박용현 전(前) 실장도 그렇고, 이외에도 엔씨소프트 내부에서 나오려고 한 사람이 더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넥슨의 스튜디오 체제도 이 같은 모델이 아니겠는가. 앞으로 후발기업에서도 그런 사례가 많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블루홀스튜디오 문제는 여러 가지 사안이 섞이면서 더 복잡하고 민감하게 보인다. 게임 밖의 일들이 자꾸 이슈가 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은가?
정욱 이사: 블루홀스튜디오도 오히려 ‘리니지3’가 있기 때문에 (비슷해 보이지 않도록) 오히려 더 신경을 쓰면서 만들고 있다. 초창기부터 법무법인을 고용해서 문제가 될 소지는 없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블루홀스튜디오 자체는 무혐의를 받았고, 일단 이 사안은 박용현 실장 개인은 개인의 문제로 남아있다.
거기에 NHN이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도 없고, 그럴 대상도 아니다. 이런저런 민감한 문제들이 섞여있는데 나서서 이야기하면 엔씨소프트나 블루홀스튜디오나 서로 곤란한 부분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블루홀 문제, 성공한 게임회사 출신 창업자들의 ‘명암’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포털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비치거나 ‘네이버에 아이온 광고 절대 안 한다’고 이야기한 적도 있는데, 관계 정상화를 위한 시도가 필요한가?
정욱 이사: 실제로 그렇게 사이가 나쁜 것이 아니다. ‘아이온’은 애초에 온라인으로 광고 자체를 별로 안 했다. 광고 문제에는 오히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온’이 성공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NHN이 지주회사가 되고, 한게임이 분리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정욱 이사: 계획이 없다. 사실이 아니다. 내부 차원에서 그런 계획에 대해 컨설팅 회사에서 알아본 정도이지 실제적으로 움직인 것은 전혀 없다. 중장기 발전전략으로 검토했던 것의 하나이고, 현재 재무 쪽에서는 공부하고 있는 정도다. 지금은 아니다. 웹젠 합병 문제로 이야기가 다시 나온 것 같은데, 다시 말하지만 NHN은 서비스 플랫폼이고 웹젠은 개발사이기 때문에 서로 합병할 일은 없다.
NHN이 네오플의 지분을 일부 인수했다가 다시 모두 팔았다. 중국에서도 ‘대박’이 나고, ‘던전앤파이터’ 서비스를 하는 것만으로 포털의 순위가 바뀌는 상황인데 아쉽지 않은가?
정욱 이사: 네오플을 200억원 정도에 지분 60%를 사들였다가 1,200억원 정도에 다시 팔았으니 시세 차익만 약 1,000억원 정도를 얻었다. 그것만으로 이득을 얻었지만, 중국에서 잘되는 것을 보면 좀 아쉽게도 생각이 든다(웃음).
해외 게임을 더 계약할 생각은 없는가?
정욱 이사: 현재로서는 당장 계약할 해외 게임은 없는 것 같다. 좋은 해외 게임이 있다면 할 생각도 있다. NHN은 국내 게임도 해외에 가져나가고, 해외에 괜찮은 게임도 유저들한테 서비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필요하다.
너무 일본과 같은 시장처럼 되면 그것도 문제다. 일본 게임회사들의 위기가 오게 된 것은 그 동안 너무 일본 나름의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글로벌로 나가는 게 어려워졌다. 닌텐도나 ‘메탈기어솔리드’같은 콘텐츠 말고 글로벌 시장에서 잘 되는 것이 없지 않은가. 국내도 건강하게 오픈해야 한다. 충분히 게임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것 같은가? 올해 더 계약할 계획은 없나? 정욱 이사: 올해는 추가적으로 계약을 더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아직 계약했다고 공개조차 안 한 타이틀도 있고, 올해는 유저들한테 서비스하는 데 주력하려고 한다. 최근에는 국내 게임포털 간 채널링 서비스도 활발하다. NHN은 계획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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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 이사: 우리도 예전에 ‘대항해시대 온라인’의 채널링을 했고, 곧 마구마구의 채널링을 할 계획이다. NHN 게임을 넷마블, 피망에 서비스하는 부분도 논의 중이다.
최고의 RPG 운영 노하우를 갖기 위한 계속된 수업과 성과
그래도 작년에 의미 있었던 타이틀이 있었다면?
정욱 이사: ‘아틀란티카’를 꼽고 싶다. 우리로서는 ‘아크로드’, ‘R2’, ‘아틀란티카’를 하면서 RPG 운영에 대한 경험이 많이 쌓였다고 생각한다. RPG는 하면 할 수록 운영 노하우가 매우 많이 필요한 장르이고, ‘아이온’이 성공적으로 하는 것을 보면서 대단한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우리도 그런 차원으로 가기 위해서 연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킹덤 언더 파이어2’의 경우, 작년 초에 퍼블리싱 계약을 한 것으로 아는데, 발표는 11월 지스타 때 공개했다.
정욱 이사: 계약을 발표하는 시기도 매우 중요하다. 계약 발표만으로 유저들에게 기대감을 갖게 하는데, ‘킹덤 언더 파이어2’의 경우 개발 초기 단계에서 계약을 했기 때문에 공개 시기는 그 정도가 적절했던 것 같다.
킹덤 시리즈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가 국제적으로 있는 게임이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RTS라는 장르가 온라인에서는 아니지만 PC에서는 메이저한 장르다. 블루사이드의 경우 액션과 RTS에 대한 고민만 십 년 넘게 한 회사라서 그 의지가 강하고 노하우도 많아서 기대가 크다. 제목부터 ‘킹덤 언더 파이어’ 시리즈의 외전이 아니라 정통성을 잇는다는 차원에서 2라는 것이 의미 있다.
올해 NHN이 게임사업에 있어서 가지고 있는 목표가 궁금하다.
정욱 이사: 무엇보다 게이머한테 사랑 받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 그 동안은 비판도 많이 받았고, NHN이 잘하지 못한 부분도 많았다. 이제부터 우리의 진심을 보여주고 성의 있는 서비스로 그런 인식을 바꿔나갈 계획이다. 그래야지만 오늘 공개한 게임들도 성과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게임은 역시 운영을 잘해야 한다. 운영을 잘 하지 못하면 성공을 하지 못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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