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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발언에 검색어 스타 됐지만’ 게임파크홀딩스 박상훈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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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초 이명박 대통령은 지식경제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에서 “닌텐도 게임기를 우리 초등학생들이 많이 가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것을 개발할 수 없느냐?”라는 주문을 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어 각종 인터넷 포털에는 여러 게임기의 이름이 검색순위에 올랐다. 덕분에 게임파크홀딩스의 국산 휴대용 게임기 ‘GP2X’도 때 아닌 관심을 받았다. 진위 여부를 떠나 과연 대통령의 한 마디는 남다른 힘이 있었다.

며칠 사이로 휴대용기기 사업체나 이동통신사업체, 심지어 대학에서까지 각종 국산 게임기(?) 개발 소식이 줄을 이었다. 지난주 기자가 안양에 있는 게임파크홀딩스의 사무실을 찾았을 때에도 ‘이명박 대통령과 닌텐도’는 여전히 화제였다.

“닌텐도 이야기로 검색어에도 오르고, 그 동안 관심 많이 받으셨죠?”

게임파크홀딩스 박상훈 이사는 이미 이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은 것처럼 보였다. 뜻하지 않게 받은 관심이지만, 실제로 상황이 더 나아지거나 달라진 것은 없다고 그는 말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여러 지원 사업 기회를 제안 받거나 조언을 받는 정도라는 것. 때 마침 여기저기에서 국산 휴대용 게임기 개발 소식이 들려오는 것은 반갑지만, 단순히 시류에 영합하여 ‘게임기’로 포장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우려했다.

▲ 게임파크홀딩스 박상훈 마케팅 이사

PMP에 조이스틱 달았다고 게임기 되는 게 아니다

“PMP에 조이스틱을 달았다고 게임기가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우리 역시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으니까요. 일단 국내에서 자기 브랜드를 가지고 해외에 게임기를 판매해 본 업체가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 부분만큼은 누구보다 낫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GP2X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그 역사를 같이 해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박상훈 이사의 말이다.

당초 2월에 발매될 것으로 예정되었던 게임파크홀딩스의 최신 휴대용 게임기 GP2X Wiz(이하 Wiz)의 발매는 약 두 달 정도 미뤄진 상황. 하드웨어가 완성된 상황에서 개발 중간에 플래시 엔진 제작업체가 바뀌는 문제가 생기면서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GP2X Wiz사이트(http://www.gp2xwiz.co.kr)를 통해 하드웨어 사양과 컨셉, 다운로드 판매게임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버그 테스트나 QA 테스트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었다는 게 게임파크홀딩스의 입장이다. 이미 몇 년 전 그 같은 곤욕을 한 번 치렀던 만큼 이번에는 만전을 기하겠다는 것. 어플리케이션, 펌 웨어 등 소프트웨어 버그 테스트를 전문 QA업체를 통해 진행 중이며, 마찬가지로 기계를 일부러 떨어뜨리거나 게임 도중에 갑자기 배터리를 빼내는 식의 ‘극한 테스트’ 역시 계속 진행 중이다.

▲ 지난해 11월 신제품 발표회에서 공개된 GP2X Wiz의 컨셉 및 하드웨어 사양

어드벤처, 리듬액션, 레이싱 총 6종의 전용게임 개발

박상훈 이사는 이번 Wiz에서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그 동안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신경 썼다고 강조했다.

“3월 말에 이미지나 게임 컨셉이 먼저 공개될 게임으로 과거 PC게임으로 출시된 ‘나홀로 집에’와 같은 스타일의 풀3D 어드벤처 게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리듬액션 게임도 개발 중인데, 되도록이면 대중적이고 플레이하기 쉬운 게임 장르 위주로 총 6종의 게임을 개발 중입니다. 풀 3D 레이싱 게임과 ‘풋볼매니저(FM)과 같은 시뮬레이션 축구게임도 개발 계획에 있습니다. 게임기가 먼저 발매되고 7월이나 8월 중에는 본격적으로 다운로드 판매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 같은 게임 개발은 자체 개발 연구소 및 외주 개발사에서 진행 중이다. 기존에 선보인 게임기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별바람(김광삼)’교수가 ‘혈십자’, ‘그녀의 기사단’같은 전용 게임도 개발 중이다. 박 이사는 게임 개발에 “회사의 사활을 걸었다.”고 말했다. 국산 휴대용 게임기를 개발하면서 산전수전을 모두 겪었다고 말할 정도지만, 이번만큼은 각오도 남다르다.

▲ GP2X Wiz에 앞서 2008년 1월에 발매되었던 GP2X F-200의 모습

“사장님 같은 경우, 수출 초기에는 스페인에서 네덜란드까지 유럽 대륙을 횡단하면서 게임기를 파셨어요. 당시는 사업 초기라 여건도 좋지 않아서 현지 에이전트랑 차 안에서 잠을 자면서 운전도 직접 하셨죠. 국내에서도 어학기로 알려지면서 많이 팔렸지만, 지금도 해외 매출이나 수출 제의가 더 많습니다.”

실제로, GP2X의 경우 일명 ‘깜빡이’라는 어학기능이 널리 사랑 받으며, 게임기보다는 어학기로 유명세를 탔다. 덕분에 지금도 영어나 수학 등 교육용 콘텐츠를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용으로 제작하자는 제의를 많이 받고 있다.

국산 휴대용 게임기 개발, 힘들었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박상훈 이사는 하드웨어도 좋고 CPU도 좋지만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임기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랬다. “무엇보다 게임기로 인정받고 싶습니다.” 따라서 그 역시 게임 개발과 판매가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국산 휴대용 게임기 개발은 아무나 걸을 수 없는 힘든 길이지만,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 그 동안 그가 겪었던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이다.

“해외는 우리를 객관적으로 봐줍니다. 게임의 퀄리티만 좋다면 누군가는 게임기를 산다는 사실을 경험했습니다.”

박상훈 이사는 GP2X의 정체성에 대해 “인텔리가 쓰는 게임기”라는 말로 설명했다. 단순히 제공하는 게임을 이용하는 정도에서 나아가 직접 공부하고 배우면서 유저들이 직접 게임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

실제로 해외 게이머 포럼이나 커뮤니티에서는 자체 제작한 게임들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는 것. 게임파크홀딩스는 이 같은 공유에서 착안하여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은 콘텐츠 ‘오픈마켓’을 함께 준비 중이다. 박상훈 이사는 국내 게임 개발사들이 보다 다양한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게임 개발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하고, 이른바 ‘돈이 되는’ 온라인 게임만이 아닌, 더 넓은 세계 시장을 겨냥한 게임 개발에 도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한국은 복제 때문에 안 된다, (그래서 비디오 게임) 개발을 안 한다, 고 말하는 것은 비겁한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닌텐도 DS 라이트가 약 200만대가 팔려나갔다고 하는데, 전세계를 대상으로 9800만대가 팔려나간 상황에서 이건 전세계의 2%도 안 되는 판매량입니다. 국내 시장에서 쉽게 버는 돈이 아니라 98%의 시장을 생각하고 해외에 나가서 판매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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