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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WCG 모바일게임으로? 만우절 거짓말이라고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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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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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e스포츠 대회 중 가장 권위가 높다고 평가 받는 WCG가 올해부터 공식 종목을 ‘모바일 게임’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인터넷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며 논란화되었습니다.

논란의 발단은 북미의 한 매체가 입수했다고 밝힌 한 통의 메일이었죠. WCG의 이수은 대표가 해외 파트너사에게 송부했다고 알려진 이 메일의 골자는 세계적인 열풍과 업계의 추세를 반영하여, 그간 주력으로 삼아온 PC와 콘솔 게임 대신 모바일에 주력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PC 기반 국가 결승전은 더 이상 열리지 않으며, 공식 종목 역시 모바일게임으로만 이루어진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죠.

소식을 먼저 접한 해외 유저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북미 대형 e스포츠 매체 ‘팀리퀴드’의 유저들은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자멸이나 다름없다’, ‘수백만 명이 모여 앵그리버드 플레이나 구경하라는 말이냐’, ‘WCG, 그는 좋은 e스포츠 올림픽이었습니다’와 같은 의견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게임의 영향력 확대는 어쩔 수 없으나, e스포츠로서는 적합하지 못한 플랫폼이라는 것이 해외 게이머들의 공통된 입장 중 하나입니다. ‘하는 게임’으로서는 재미있으나, ‘보는 게임’으로서는 관중을 끌어들일 매력이 없다는 지적이 잇달았습니다. 하긴, 저도 누군가의 모바일게임 플레이를 보며 현란한 컨트롤에 감탄하거나 뛰어난 전략에 놀랐던 기억은 없네요.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장면을 오랜 시간 동안 앉아서 지켜본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모든 거짓말이 용서되는 4월 1일, 만우절 이벤트를 너무 일찍 연 것 아니냐는 진담과 농담이 반반씩 섞인 반응도 눈에 뜨이는군요. 일각에서는 ‘악질 루머로 사람을 낚지 말라’라며 이슈 자체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반응은 WCG 2012가 알려진 대로 PC/콘솔을 배제하고 모바일 게임으로만 열리지는 않으리라는 믿음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국내 게이머들 역시 해외와 크게 다름 없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게임메카 ID 카레맛대파 님은 “이제 화려하게 차려진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쭈그려서 엄지로 화면 꾹꾹 누르면서 새 날리는 걸 200인치 초대형 LCD에서 보여주는 건가”라는 의견을 남겼습니다. 잠시 화제에서 벗어나 해외 유저나 국내 유저나 모두 예로 들고 있는 게임이 ‘앵그리 버드’라는 점이 흥미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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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도, 국내도 `모바일게임`하면 떠올리는 `앵그리버드`

대회의 스폰서 삼성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잇달았습니다. 삼성은 WCG 출범 때부터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메인 후원사를 맡아온 바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 2008년부터 열린 삼성모바일챌린지가 열리는 등, 대회를 자사 모바일 기기의 쇼케이스장으로 활용하며 많은 이득을 챙겼다는 이야기가 e스포츠 관계자들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죠.

게임메카 kabukihiro님은 “자신들이 유리한 스페셜포스, 붉은보석, 던파 같은 거만 종목에 넣고, 이번 정식 종목 투표종목에서도 말도 안된 몇 게임만 넣더니만, 결국엔 모바일 게임으로 가버리네”라며 지금까지의 WCG 종목 선정이 편향적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WCG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WCG의 오승환 해외사업팀 팀장은 “메일의 진위 여부는 물론, 현재 상황에서 아무것도 이야기할 것이 없다”라며 “공식 종목 선정은 언제나 그러했듯, 해외 파트너사와 게이머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하여 추후에 발표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메일 내용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애매모호한 태도가 오히려 안 좋은 소문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지 않을지 염려스럽네요. 이번 이슈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지, 아니면 현실화되어 올해 WCG는 프로 ‘모바일 게이머’들의 장이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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