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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아아, 라그나로크2··· 결국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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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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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2’가 돌아왔습니다. 고독했던 9년의 세월을 뚫고 마침내 지난 22일 공개 서비스에 돌입한 것이죠. 전작의 명성이 워낙 컸고, 그라비티는 두 번째 공개 서비스를 진행하는 만큼 확실히 기대가 컸습니다. 하나는 ‘어떤 게임’으로 나왔을 지에 대한, 쉽게 말해 향수를 자극하는 그런 기대였고, 하나는 그라비티가 과연 이번에는 서버 문제 등 운영이슈와 관련해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지’에 대한 기대였죠. 약속한 시간인 2월 22일 2시 22분, 마침내 서버는 열렸고 이용자들은 폭풍같이 몰렸습니다. 이후에는? 어이구, 맙소사. 끔찍합니다.

맞습니다. ‘라그나로크2’는 또 한 번 지옥을 맛봐야 했습니다. 웹서버는 마비돼 공식 홈페이지는 접속 자체가 힘들었고, 게임에 들어갔다고 해도 지독한 랙이 화면을 채우니 정상적인 플레이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게다가 게임 자체도 ‘라그나로크’의 향수를 자극하기는커녕 ‘양산형 게임’일 뿐이라는 평까지 돌면서 그야말로 ‘지옥’이 펼쳐졌죠. 아, 향수는 있더군요. 10년 전, 신작 온라인 게임이 서비스할 당시의 광경과 비슷했으니까요. 안타깝습니다.

사정이 어찌됐든 이번 사태는 확실히 치명적입니다. 그라비티는 이번 ‘라그나로크2’의 서비스를 위해 온전한 힘을 기울였고, 말썽이던 서버 문제도 해결했다면서 이용자들에게 어필했지만, 또 한 번 ‘3대 명검’ 사태로 큰 실망을 안겼으니까요. “약속을 지키러 왔다”는 강렬한 카피도 그 의미가 없어지자 ‘구라비티’라는 불명예스런 애칭도 다시 거론됐습니다. 게임메카 독자 분들도 공개 서비스 이전까지는 측은한 마음으로 “그래 이제라도 좀 잘하자(ID 여치여우곰)”, “그래 잘좀해라 진짜. 지금 라그만 보면 아깝다(ID Saddori)”라며 응원해 주셨는데요, 서버가 열리자 크게 분노한 분위기입니다. 가장 ‘무서웠던’ 두 분의 의견을 볼까요?

ID 휘프누스 “진짜 하지마라. 혹여 궁금해서 클라이언트 받고 있거든 취소 눌러 버리거라. 혹시 "아 설마.. 그래도 재수생인데", "에이 그래도 재미있어 보이는데", "그래도 오베족 떠나가면 낫겠지” 등 여러 가지 궁금한 점 있겠지. 그래도 하지마라. 하면 스트레스와 함께 온갖 난무하는 욕을 발사하게 될 것이다. 분명 셧다운제로 인해 게임 서버 조금은 여유 있겠지? 생각하려거든 바로 접속종료하고 삭제하길 바란다.  스킬 등 이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싶을 정도로 너무 3류 게임보다도 못한 게임이다. 오히려 중국산 게임보다도 못할 정도이다. 개인이 만든 게임보다 오히려 더 못할 경우라고 볼 수 도 있겠다.. 정말 하지마라. 내 소원이다.

ID 은빛비상 “내가 예전에 라그1 엄청 욕했는데 라그2 욕하려고 해봤거든? 진짜 1분에 한 번 씩 꼬박꼬박 튕겨주시던데? 그러고는 점검 -> 연장점검 -> 렉+튕김서버 그대로 열기 ->다시 점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무슨 오베야 오늘 보니 이제 매일마다 점검 한다네? 무슨 데일리점검 이발광 하면서 보상도 안해 주겄더라~ 3대 명검 아니잖아. 지가 내뱉은 약속도 못 지키는 꼴을 봐라~ 내 예언하는데 몇 개월 안가서 라그1처럼 막장 캐쉬질이나 하며 유저 조롱할거다. 겜이 재밌으면 말도 안해 이건뭐 와우나로크냐? 그럼 와우보다는 좀더 잘만들었어야지... 그래픽도 5년전에나 쓰일만하게 구리구리하고 스킬은 이게눌러서 써지는건지 연타를 해야 써지는건지 써졌는건지 감도 안오게 만들어 놓고 버그 쩔고 렉쩔고 그렇다고 사람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던데 말이지. 안망하면 이상한거지.”

두 분의 의견만 봐도 알 수 있듯, 사실 이번 사태에 대해 진짜로 안타까운 건 그라비티가 아니라 게이머들일 것입니다. 비난의 강도가 높다는 건 그만큼 게임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는 걸 말해 주니까요. 누구라도 당연히 ‘좋은 게임’으로 나오길 바랐던 건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특히나 원작 ‘라그나로크’의 팬이라면 더욱 그 기대는 컸겠죠.

그라비티가 밝힌 첫날 접속자 추이를 보면 그 ‘팬 층’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습니다. 공개 서비스가 시작되자마자 무려 44만 5천 명의 이용자가 몰렸다고 하니, 어마어마하죠. 유명 포털 검색어 순위에서도 1위를 꿰찰 정도였고요. 더 흥미로운 기록은 동접입니다. 접속하기 어렵고 서버가 말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첫날 최대 동접은 13,842명이었다고 하니까요. ‘라그나로크’에 대한 애정이 아직 이 정도입니다. 그라비티가 실수한 것이 있다면 준비를 미흡하게 했다는 것보다 이러한 게이머들의 ‘애정’의 깊이를 잘못 계산한 것이겠죠.

현재 ‘라그나로크2’의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에는 “죄송합니다”, “노력 하겠습니다”란 말로 얼룩져 있습니다. 불안한 서버는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고, 오늘은 아이템 복사 문제까지 터지면서 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이미 엎질러진 물. 서버 안정화야 기본이 돼야겠고, 게임성에 대한 부분이 더 빨리 입증돼 그라비티가 원래 전략으로 내세운 “유저들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죠. 이런 저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07년 당시처럼 또 한 번 ‘서비스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치닫지 않길 바랍니다. ID 참신한소재 님의 의견을 마지막으로 이번 주 이구동성을 마칩니다.

“ㅡ.,ㅡ 잘하자.”

▲ 24일, 무기한 임시점검에 돌입한 이후 `라그나로크2` 자유게시판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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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그라비티
게임소개
'라그나로크 2'는 MMORPG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정식 후속작이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전투 직업과 전문 직업을 함께 육성하여 전투를 하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콘텐츠들을 직접 생산하여 사용하거나 다른 유저들과...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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