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유저 분들이 새롭고 다양한 콘텐츠를 보다 빠르게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서비스할 것입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게임 디렉터인 톰 칠튼이 21일 진행되는 ‘와우’ 출시 5주념 기념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대만을 방문했다. 그는 행사 하루 전인 20일, `와우`의 대만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소프트월드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남을 가지고 직접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톰 칠튼은 이날 만남을 통해 `와우`가 지난 5년 동안 서비스되는 과정에서의 희로애락, 확장팩 `대격변` 관련 내용, 그리고 향후 서비스에 대한 큰 틀을 제시했다. 게임메카는 그와의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해 보았다.
`와우`가 출시된 지 5년이나 지났다. 희로애락을 말하자면?
톰 칠튼: `와우`를 출시하고 첫 확장팩을 내놓기 전까지가 가장 큰 경험이었고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도 계속 확장팩을 출시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와우`를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전장이나 `겨울손아귀 호수`와 같은 새로운 PvP 시스템을 내세울 수 있었던 것이 큰 기쁨으로 남는다. 기존의 필드 PvP에서는 `목적성이 없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천만제국 유저들의 기대감때문에 새로운 콘텐츠, 혹은 새로운 확장팩을 준비할 때 분명 엄청난 고민거리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가장 큰 고민거리 두 가지만 말해달라.
톰 칠튼: 가장 큰 고민거리는 새로운 시스템이나 기능을 추가한다고 가정했을 때 어떻게 하면 기존 시스템을 망가뜨리지 않고 잘 조화시킬 수 있느냐에 관한 것이다. 새로운 것만 고집하거나, 혹은 보수적인 방식을 무조건 유지하려 하다 보면 밸런스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고민은 의사전달 방식이다. 유저층이 굉장히 다양해져서 개발진이 의도한 내용을 유저들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고민이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는 절대 유저수를 기준으로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천만 명이든 십만 명이든 상관없이 우리는 오로지 게임, 게임, 게임! 즐거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다.
`대격변`이 출시되면 아제로스 대륙이 리모델링된다. 이는 기존 유저 / 신규 유저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인가?
톰 칠튼: 그렇다. 기존/신규 유저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할 예정이다. `대격변`이 출시되면 어떤 유저라도 구세계에 남겨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한국이 아닌 북미나 유럽에서는 패키지 형태이기 때문에 80~85레벨을 즐길 수 없다는 부분만 한계점으로 작용될 것이다.
아제로스에 존재하는 기존 퀘스트는 어떻게 되는가?
톰 칠튼: 기존 퀘스트는 삭제되고 새로운 퀘스트가 적용될 것이다. 물론 `대격변`이 일어났다고 해서 모든 아제로스 대륙이 변화를 겪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지역이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지에 따라 퀘스트도 그에 상응하는 변화가 있을 것이다. 즉, 5%의 영향만 받았다면 큰 변화는 없을 것이고, 70%의 영향을 받았다면 완전히 다른 퀘스트를 보게 될 것이다.
아제로스의 변화를 반기는 유저들도 있겠지만, 분명 그렇지 않은 유저들도 있을 것이다. 용의 안식처나 얼음왕관에 적용된 `위상변화` 퀘스트처럼, 변화된 아제로스를 유저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톰 칠튼: 우리는 모든 유저들이`대격변`을 같은 환경에서 경험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물론 위상변화 시스템에 대해서는 흥미를 느꼈고, 개발진들도 그 기술에서 여러 교훈을 얻었기에 더 발전시킨 형태로 적용할 것이다. 한 예로 늑대인간의 시작 지점인 길리아스의 경우 퀘스트를 진행하다보면 지형이 점점 변형될 것이며, 고블린이 시작하는 섬의 경우 처음엔 협소하지만 점점 발전해 규모가 커지는 형태로 위상변화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위상변화 퀘스트는 흥미롭긴 하나 퀘스트를 공유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해결책은 있는가?
톰 칠튼: 아직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해결한 상태는 아니지만, 다음 퀘스트를 미리 예약해 공유하는 `퀘스트 예약 공유 시스템`을 도입해 해결할 생각이다. 이 기능은 모든 퀘스트에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위상변화 퀘스트에만 적용될 것이다. 일반 퀘스트의 경우에도 공유 조건을 낮춰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
`불타는 성전`부터 `리치왕의 분노`까지 얼라이언스와 호드가 연합해 보스몬스터를 물리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렇게 전투를 하다 보니 가끔 서로 대화가 가능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얼라이언스와 호드는 영원히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것인가?
톰 칠튼: `절대로`라는 말을 덧붙이진 않겠지만 양 진영간 의사소통에 대해서는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 물론 각 진영의 수장들이 대화로 협력하여 대규모 전투를 치루는 사례는 있었지만, 이 기능이 적용되면 필드 PvP시 모욕적인 언사를 하게 되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에 적용하기 어렵다.
그리고 `대격변`에서는 과거보다 더 강력한 경쟁구도를 갖출 것이다. 지난 `워크래프트` 시절보다 오히려 더 심화된 경쟁구도가 될 수도 있겠다.
`리치왕의 분노`부터 PvP 관련 콘텐츠(투기장, 전장)가 완전히 죽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격변`에서는 해결책이 좀 있는가?
톰 칠튼: `불타는 성전` 시절에는 PvP를 통한 아이템 획득, 업그레이드 쉬웠고, PvE는 이것이 힘들었다. 단계를 거쳐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헌데 `리치왕의 분노`부터는 이것이 반대로 돼 PvP보다 PvE가 더 쉬워져 관심의 폭이 이전된 것으로 생각된다. `대격변`에서는 투기장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새로운 전장 시스템 등을 도입해 중간점을 잘 타협하여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현재 전장은 신청을 하면 5개의 전장이 생겨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점이 있는데, `대격변` 이후에는 진영별 인원숫자에 따른 대기 시스템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3.3 패치에서 서버간 파티 찾기 시스템이 도입된다. 이는 한국에서는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만약 이 시스템이 성공적인 결과가 나타난다면 5인 던전에 한정짓는 것이 아니라 공격대 던전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
톰 칠튼: 물론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디버프 해제 클래스 찾기, 아이템에 따른 레벨 차이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어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현재 공격대 던전은 귀속 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 적용된다면 오히려 더 불편할 것이다.
현재 국내 유저들은 아이템 때문에 고민이다. 힘들게 맞춰놓으면, 더 좋은 것들이 금방 공개돼 힘빠지는 상황을 겪기 때문이다. 신규 아이템에 대한 스포일러가 너무 심한 것 아닌가?
톰 칠튼: 아이템 업그레이드란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긴 하나, 그것보다는 우선 `어떻게 재미를 줄 수 있을까?`가 더 큰 고민이 된다. `불타는 성전` 시절에는 만렙 달성 이후에 최신 공격대 던전을 즐기려면 티어4 세트부터 6세트까지 모두 맞추고 나서야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는 문장만 잘 모아도 최신 던전을 갈 수 있어 신규 유저들과 혹은 친구들과 쉽게 새로운 던전을 함께 할 수 있다. 바로 이런 환경을 만들기 위해 내련 결정이다. 그리고 헤비 유저들에게는 하드 모드 아이템이 있기 때문에 충분한 보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격변’의 주인공격인 데스윙의 경우 일리단이나 아서스처럼 잘 알려지지 않아 소설을 봐야 겨우 접할 수 있는 캐릭터다. 어떤 식으로 유저들에게 스토리를 부각시킬 예정인가?
톰 칠튼: 인트로 영상뿐 아니라 인게임 영상을 더 활용할 생각이다. 현재 용의 안식처에 있는 분노의 관문 퀘스트를 마무리하면 인게임 영상을 볼 수 있는데 그 효과가 참 괜찮다고 판단된다. `대격변`에서는 이를 다양한 형태로 더 많이 노출해 스토리를 부각시킬 것이다.
3.3 패치 이후 `대격변`이 등장하기 전까지 다른 패치가 있나?
톰 칠튼: 3.3 패치의 주인공은 당연히 리치왕이 될 것이기에 3.4 이상의 패치는 없을 것이다. 다만 3.3.1 형식의 소규모 패치는 종종 있을 예정이다.
현재 `와우`를 보면 UI가 꾸준히 변화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번 3.3 패치에서는 `퀘스트 헬퍼` 애드온과 흡사한 개념의 퀘스트 알리미가 공개되는데, 이런 외부 UI를 정식으로 흡수하는 기준같은 것이 있나?
톰 칠튼: 외부 UI는 훌륭한 기능이 참 많다. `퀘스트 헬퍼`같은 경우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돼 블리자드의 방식으로 새롭게 개발하는 형태지, 흡수라는 표현은 아닌 거 같다. 물론 UI를 제작한 사람이 지적재산권을 원하면 그 기능을 변화없이 그대로 적용하겠지만, 우리는 유사한 형태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전설급 아이템의 사용기간이 줄어들어 아쉽다. 이전 전설급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는 형태로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없나?
톰 칠튼: 개인 유저의 입장에서는 공감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위험요소가 있다. 만약 전설급 아이템이 업그레이드되면 과거의 콘텐츠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트렌드가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설급 아이템의 유효 정도는 지금이 딱 적당하다고 본다.
`와우`의 성공이후 신작 MMORPG가 계속 무너지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향후 온라인 게임 시장은 어떻게 될 것 같나?
톰 칠튼: 개인적으로 `와우`를 뛰어넘는 MMORPG 개발사가 블리자드이길 바란다.(웃음) `와우`와 비슷하게 개발된 MMORPG는 오래 가지 못할 것 같다. 다양한 접근 방식을 시도해 전혀 다른 형태의 MMO가 큰 성공을 거두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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