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은 ‘테스트 홍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온라인게임 테스트가 몰려 있었다. 이 때문에 충분한 수의 테스터를 구하지 못한 게임도 있었다. 또한 웹게임의 강세와 캐주얼 게임의 고전 등 현재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캐주얼 게임이면서 1만 명의 테스터를 확보했을 뿐 아니라 안정된 서비스와 재미있는 게임성으로 찬사를 받은 게임이 있다. 바로 엔트리브에서 개발 및 서비스를 담당한 ‘말과 나의 이야기, 앨리샤(이하 앨리샤)’다. ‘앨리샤’는 테스트 기간 동안 서버다운이 거의 없었을 뿐 아니라 비방 및 욕설 글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과연 어떻게 까다로운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게임메카는 엔트리브의 서관희 이사와 김부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만나 ‘앨리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유저들이 온라인에서 실제로 말과 함께 하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게임메카: ‘앨리샤’는 어떤 게임인가?
서관희 이사: ‘앨리샤’는 지난 2005년에 ‘프로젝트 앨리스’라는 이름으로 개발을 시작한 게임이다. 처음부터 ‘말’을 소재로 한 온라인게임을 만들고자 했고 개발 전에 만든 파일럿 동영상 중에서 김부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만든 영상을 보고 개발을 시작했다.
게임메카: ‘앨리샤’를 개발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서관희 이사: 사실 긴 개발 기간동안 다양한 시도를 했다. 말을 타고 전투를 하는 등 다양하게 고민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저들에게 승마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앨리샤’의 장르가 ‘액션 라이딩’이다. 여기에 자기만의 말을 키우는 ‘육성’ 기능을 추가하여 유저들이 말에게 더욱 애정을 쏟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현재 ‘앨리샤’의 모습이다.
게임메카: 요즘 캐주얼 게임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관희 이사: ‘앨리샤’를 캐주얼 게임으로 개발한 것은 유저가 말과 함께하는 재미를 느끼는 데 캐주얼 장르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신 ‘앨리샤’를 유저 수준에 맞추기 위해서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했다.
요즘 캐주얼 게임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강력한 선두 주자의 존재도 원인이 있지만 ‘개발자의 마음’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캐주얼 게임이라고 캐주얼스럽게 개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유저 수준은 세계적인 게임들을 접하면서 이미 까마득하게 높은데 캐주얼 게임이라고 해서 캐주얼스럽게 만들면 유저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없다. 또한 장르에 상관없이 유저가 게임을 계속 잡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붙잡으면 놓을 수 없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게임을 만드는 것은 엔트리브의 목표이기도 하다.
게임메카: ‘앨리샤’에서 승마의 실제감을 살리기 위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
김부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카트라이더’와 달리 ‘앨리샤’는 살아있는 생물인 ‘말’을 타고 달리는 게임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유저가 말을 타고 달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반응속도와 조작성을 오랫동안 고려했다. 또한 빠르게 움직이는 말의 속도감을 연출하기 위해 카메라 시점을 조정하고 길의 넓이의 변화, 배경 연출 등에서 다양하게 효과를 줬다.
또한 리얼한 레이싱 게임으로 개발하면 게임이 무거워져서 원래 취지와 달리 캐주얼게임의 맛이 떨어지고 너무 가볍게 개발하면 ‘카트라이더’와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여 중심을 잡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 말을 타고 달리는 느낌이 살아있었다
게임메카: ‘앨리샤’가 처음 공개됐을 때 ‘말항해시대’, ‘말스키 익스프레스’, ‘애마부인 온라인’ 등의 말이 있었다.
서관희 이사: 처음부터 ‘앨리샤’는 ‘말을 타고 달리는 게임’을 컨셉으로 잡고 개발했다. ‘허스키 익스프레스’도 실제로 공개됐을 때에는 ‘개썰매 레이싱 게임’이 아닌 ‘개를 이용한 교역 게임’이었던 것처럼 지난 지스타 영상에서 말을 타고 전투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유저들이 오해한 것 같다. ‘앨리샤’는 캐주얼 게임으로 재미를 집중하자는 것이 개발의 가장 큰 방향이었다. 1차 CBT를 마친 뒤에는 오해도 풀린 것 같고 유저들도 만족한 것 같아서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호의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게임메카: 유저들의 반응이 호의적이다
서관희 이사: 사실 욕이 없어서 놀랐다. 우리끼리는 게임이 재밌다고 평가했지만 과연 유저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을 많이 했다.
그리고 요즘 유저들이 굉장히 분석적이고 수준이 높다는 것을 느꼈다. 테스트를 시작한 뒤에 인터넷 방송을 보는 데 어떤 유저가 ‘앨리샤’ 방송을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호기심에 몇 시간동안 계속 지켜봤는데 게임 하나하나 분석하는 모습을 보면서 상당히 놀랐다. 또한 게임을 재미있게 즐겨주고 옹호하는 말을 많이 해줘서 무척 고마웠다. 팀원들도 매우 기뻐하고 있다.
김부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하지만 유저들의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부담은 더욱 커졌다. 다음 테스트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1차 CBT에서 발견된 문제점은 게시판 등을 보면서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걱정되기는 하지만 좋은 부담이고 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게임메카: 1차 CBT에서 1만 명의 테스터를 모집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서버 운용을 보여주었다.
서관희 이사: 1차 CBT 기간 동안 업데이트를 위한 중간 점검 때를 제외하고는 다운된 적이 없어서 우리도 놀랐다. 5년 전 ‘팡야’를 서비스할 때에는 랙, 서버 다운 때문에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고 오랫동안 준비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1차 CBT에서는 안정적인 서버 운용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게임메카: 1차 CBT에서 우수한 등급의 말은 레벨에 관계없이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의도한 것인가?
김부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앨리샤’에서 말의 등급은 스탯을 합친 양에 따라 분류된다. 유저는 성장과 육성을 통해서 말의 등급을 높일 수 있다. 이후 ‘교배 시스템’이 추가되면 교배를 통해서 자신만의 명마를 얻을 수 있다. 1차 CBT에서는 1, 2, 3등급의 말만 선보였지만 이후 더 높은 등급이 등장할 것이다.
현실에서도 말은 ‘혈통’에 따라 능력이 달라지는 것처럼 게임 상에서도 말을 등급으로 나눈 것 뿐이다. 특별히 등급에 따라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의도한 것은 아니다. 아직 1차 CBT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다양한 부분을 고려하고 조정할 계획이다.
게임메카: 앞에서 언급한 ‘교배’는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 지는가?
김부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교배’는 다른 사람의 말과 자신의 말을 교배하여 후손을 얻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말’은 생물이기 때문에 다양한 후손이 나올 수 있다. 모습부터 시작하여 능력까지, ‘아이템 합성’과 달리 ‘교배’는 반드시 어떠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물론 완전 랜덤으로 후손이 생성되는 시스템은 아니다. 다음 테스트를 통해 유저들이 ‘교배’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서포트할 계획이다.
물론 자신의 말끼리 교배를 하면 유저 입장에서는 편할 수 있지만 그러면 온라인게임의 특성인 다른 사람과 함게하는 재미가 없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유저의 말과 교배하도록 했다. 물론 유저가 원하는 때에 교배할 수 있도록 따로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다.
사실 ‘교배’는 초보 유저보다는 중급 이상 유저들이 혈통 개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개발한 콘텐츠다. 물론 게임이기 때문에 ‘앨리샤’의 말은 성별이 없다. 성별을 구별하면 유저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메카: ‘앨리샤’에는 말을 관리하는 ‘관리 모드’가 있다. ‘관리 모드’의 의의는 무엇인가?
서관희 이사: ‘앨리샤’는 ‘말’이라는 생명체를 다루기 때문에 관리 및 육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말의 성장, 교육 및 훈련, 치료 및 보살핌, 대회 출전, 결혼 등의 단계를 통해서 유저가 실제 말을 키우는 기분을 느끼고 애정을 쏟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만들게 되었다.
게임을 서비스하기 앞서 유저와의 만남 등을 통해 유저는 애정을 부여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 보상에 관심이 큰 사람. 이렇게 2가지 부류로 나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한 가지 부류의 유저만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두 만족시키길 원했다. 그래서 ‘관리 모드’가 필수적인 요소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관리 모드’는 경기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택적인 요소이며 말의 외형에만 영향을 준다. ‘관리 모드’를 통해서 유저가 뿌듯함을 얻길 바란다.
▲ 관리 모드, 자기만의 말에게 애정을 쏟을 수 있다
게임메카: ‘팡야’에 비해서 캐릭터성이 낮은 것 같다.
서관희 이사: ‘앨리샤’는 ‘말’이 중심인 게임이다. ‘말’에 초점을 맞추고 캐릭터에 ‘말’이 눌리는 것을 막고자 했다.
처음에는 말과 캐릭터 모두 성장하는 것을 고려했다. 그러나 캐주얼 게임이 배울 것이 많고 복잡해지면 접근하기 어려워진다. 현재 캐릭터는 단순히 레벨만 올라갈 뿐 능력치는 전혀 없다. 다만 온라인 유저들은 캐릭터를 자신과 동일화하기 때문에 OBT 때는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기능을 포함한 아바타를 제공할 예정이다. CBT 때는 게임의 재미를 완성하는 것에 집중할 생각이다.
게임메카: 다음 테스트에 추가되는 요소는 무엇인가?
김부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2차 CBT에서는 ‘교배 시스템’과 ‘관리 모드’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다른 게임의 ‘집’이라고 볼 수 있는 ‘목장’은 OBT 이후 차차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지금은 게임의 기본적인 재미를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OBT 이후에는 새로운 경주 모드와 다양한 요소를 추가할 생각이다. 1/4분기 안에 2차 CBT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OBT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물론 최적화 작업을 통해 게임 사양을 더욱 낮출 예정이다.
게임메카: 끝으로 게임메카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김부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액션 라이딩 게임 ‘앨리샤’를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유저분들께 감사드린다. ‘말’을 소재로 한 게임이 없어서 많은 검증과 준비를 통해 이제서야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새로운 레이싱 게임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고 ‘앨리샤’에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서관희 이사: 과거 ‘팡야’를 오픈할 때 70~ 80%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5%도 만들지 못한 게임이라 송구스럽다. ‘팡야’를 서비스한 경험을 토대로 부족했던 부분을 반영한 게임이 ‘앨리샤’다. 오래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으로서 ‘앨리샤’에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 엔트리브 서관희 이사와 김부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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