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발 CCG의 유행이 되돌아오려는 걸까요. 얼마 전 스퀘어에닉스의 ‘괴리성 밀리언아서’ 국내 서비스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이에 앞서 일본 양대 마켓에서 1위를 거머쥔 바 있는 ‘카오스드라이브 for Kakao(이하 카오스 드라이브)’가 지난 8일(금) 국내에 상륙했습니다. 과연 국산 RPG가 득세 중인 국내 모바일시장에 얼마만치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 ‘카오스드라이브’ 트레일러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채널)
‘카오스드라이브’는 전형적인 일본발 CCG인데요. 액토즈게임즈의 ‘확산성 밀리언아서’을 해봤다면 곧바로 적응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즉, 줄거리를 진행해 각종 보상을 얻고, 레이드 참여나 뽑기로 더 강력하고 미려한 카드를 수집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전투 자체는 자동으로 진행되므로 크게 신경 쓸 부분이 없지만, 대신 카드덱 설계를 통해 나름의 전략성을 부여했죠. 하지만 결국에는 얼마나 완성도 높은 일러스트와 매력적인 세계관을 보여주느냐가 이 장르의 핵심입니다.
▲ 일러스트의 높은 완성도는 이견이 없을 듯 합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카오스드라이브’의 강점이 드러나는데요. 서브컬쳐의 총본산 일본에서 만들어진 게임답게 마니아의 취향을 그야말로 ‘정조준’했습니다. 이세계의 침략자들로 인해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는 근미래, 첫 임무부터 갑작스런 이변으로 인해 죽을 위기에 처한 초짜가 의문의 미소녀들에게 힘을 받아 선택 받은 전사로 되살아나는 이야기. 듣기만해도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나요? 심지어 능력을 사용할 때 손등에서 빛도 납니다. 설정상 각 카드는 평행세계에 존재하는 전사들의 ‘그림자’이며, 플레이어는 선택 받은 ‘드라이버’로써 이 힘을 사용하는 것인데요.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겨봤다면 많이 익숙할 전개입니다.
▲ 미소녀들에게 받은 신비한 힘으로 카드를 소환하세요!
이야기를 풀어가는 연출 방식도 눈에 띄는데요. 캐릭터가 대사를 할 때마다 커다란 스탠딩CG가 나옴은 물론 상황에 따라 표정도 변화합니다. 아울러 극적인 장면에서는 전용 컷신까지 나오는데요. 캐릭터와 배경 일러스트 모두 완성도가 높다 보니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듯 합니다. 이 밖에도 각 에피소드 앞 단에 등장하는 의미심장한 문구, 게임 전반에 깔리는 훌륭한 BGM까지 하나하나 ‘카오스드라이브’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잘 맞물립니다. 시쳇말로 당장에라도 제 안의 흑염룡이 미쳐 날뛸 것 같더군요… 크큭…
▲ 게임을 하는건지 애니메이션을 보는건지 모르겠습니다
▲ 이 문구가 제 안에 흑염룡을 일깨우네요
게임성면에서도 기존작들을 그저 답습하기만 한 것은 아닌데요. 큰 혁신까지는 아니더라도 소소한 개선사항들이 눈에 띕니다. 우선 보스와의 전투 사이사이에 이동구간은 졸병들을 상대하는 간단한 연타형 미니게임이 추가돼 지루함을 덜었습니다. 또한, 전투시에도 단순히 일러스트 한 장 올려두고 끝이 아니라 이에 기반한 도트 캐릭터가 등장해 보는 즐거움을 살렸는데요. 끝으로 새로운 카드를 획득할 경우 알아서 덱을 최상의 상태로 재편성해주기까지 합니다.
▲ 이동 구간 미니게임, 이런 작은 요소 하나하나가 마음이 듭니다
▲ 일러스트 달랑 하나 있는 것보다 훨씬 보는 재미가 있는 도트 캐릭터들
‘카오스드라이브’는 오랜만에 등장하는 정통 일본산 CCG입니다. ‘확밀아’의 향취가 그야말로 그윽이 느껴지는데다, 독자적인 세계관까지 충실히 갖추고 있는데요. 유행은 돌고 도는 법! 오랜만에 카드배틀의 세계로 빠져들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 자아, 도망칠 곳은 없습니다. 운명을 받아들이세요!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