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발달한 이후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수많은 온라인 게임 개발사가 생겼으며 이와 함께 퍼블리셔 역시 게임 시장의 한 축을 맡았다. 그런데 게임 시장을 둘러보면 유독 중소 퍼블리셔는 찾아 보기 어렵다. 대형 퍼블리셔에 밀려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구축하며 나아가는 중소 퍼블리셔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MMORPG ‘룬즈 오브 매직’을 서비스 중인 ‘써니파크’다. 과연 써니파크는 어떤 회사인지 알아보기 위해 게임메카는 써니파크의 박문해 대표를 만났다.
자회사 설립과 체계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성공적인 첫 걸음
지난 해 9월, ‘써니파크’는 ‘프록스터 아시아’의 자회사로 업무를 시작했다. 국내외 퍼블리싱 및 서비스 사업을 담당하는 ‘프록스터 아시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회사를 설립한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박문해 대표는 사업 전략과 더불어 ‘회사명’이 한국 정서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 ‘프록스터’는 유럽에서 ‘개구리’란 뜻이 들어간 재미있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유저에게 그 뜻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고 발음도 어려워서 우리의 이름을 알리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써니파크’라는 이름으로 ‘프록스터 아시아’의 자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써니파크’의 설립은 국내외 퍼블리싱 및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다. 즉, 회사의 이름을 알림과 동시에 신생 퍼블리셔로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이후 써니파크는 지난 해 ‘룬즈 오브 매직’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2월에는 네오위즈 산하 지온콘텐츠펀드 1호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퍼블리셔로서 어려운 첫 걸음을 통과할 수 있었다.
“당시 써니파크의 전략은 ‘아시아에서 개발한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유럽에 있는 본사와 각 지역의 지사간 네트워크를 구축했었는데 이러한 시스템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투자 유치에 성공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퍼블리싱을 하려면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장르의 게임을 해야 한다
현재 서비스 중인 ‘룬즈 오브 매직’과 최근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고스트 파이터’ 모두 RPG다. 써니파크에서 특별히 RPG만 퍼블리싱 한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에는 RPG를 서비스할 것인지 캐주얼 게임이나 유럽에서 인기가 많은 웹게임을 할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잘 알기 때문에 위험 요소가 적고, 처음 시작을 잘 끊어야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서비스 중인 ‘룬즈 오브 매직’의 성과는 이러한 박문해 대표의 생각에 큰 영향이 컸다. 또한 써니파크는 ‘룬즈 오브 매직’을 통해 많은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룬즈 오브 매직’을 서비스할 생각만 했기 때문에 해킹이나 운영, 웹 페이지 관리 등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문제점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룬즈 오브 매직’은 회사의 기초를 만들어줌과 동시에 운영의 노하우를 쌓게 하여 다음 서비스를 위한 기반을 만들어준 고마운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 써니파크의 기반을 만들어준 `룬즈 오브 매직`
높은 수준의 유저가 많은 매력적인 한국 시장
중소 퍼블리셔가 적은 한국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박문해 대표는 한국 시장에 대해 평가했다.
“한국 게임 시장은 유저의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이미 온라인 게임을 10년 넘게 즐겨왔고 온라인 시스템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유저의 판단이 사업 성공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다른 산업과 달리 말 그대로 ‘실력’에 의해서 사업 성패가 좌우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게임 업계에 계속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요?”
현재 써니파크는 새로운 게임 퍼블리싱을 위해 국내와 해외의 여러 가지 게임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몇몇 소규모 개발자들에 대해 박문해 대표는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몇 년 전만 해도 개발자는 자기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거든요. 그러나 요즘은 시장의 흐름과 마케팅적인 시각이 필요합니다. 후발 주자인 중국이나 아시아 국가의 추격세가 무섭습니다. 그들은 인력이나 환경 등이 국내 개발사에 비해 훨씬 뛰어납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전 시각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너무 막연하게 게임을 개발하여 결국 실패한 사례를 여러 번 봤다는 박문해 대표는 게임 개발과 동시에 마케팅적인 면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대기업들의 분발로 게임 시장이 더욱 커지길 바란다
오는 7월,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된다. 월드컵 이후 터진 ‘스타2’ 폭풍 때문에 수많은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울상을 짓고 있다. 그러나 박문해 대표는 오히려 반기는 눈치였다.
“전 ‘스타크래프트2’와 같은 대작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대작이 나오면 그만큼 시장은 활발해지니까요. 시장이 활발해지면 중소 퍼블리셔나 개발사에겐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박문해 대표는 ‘시장이 포화상태다’ 혹은 ‘침체기’ 라는 말이 없어지길 바란다며 현재 한국 게임 업계를 이끌고 있는 ‘엔씨소프트’를 칭찬했다.
“유럽 본사에 가서 ‘엔씨소프트’ 이야기를 하면 모두가 알아듣습니다. 해외 업체에서도 모두 ‘엔씨소프트’를 대단하게 생각해요. 이렇게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업체가 있다는 것은 한국 게임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회사들이 늘어나야 한국 게임 산업이 발전하고 우리 같은 신생 업체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하반기에 ‘고스트 파이터’를 런칭할 계획인 써니파크는 이밖에 여러 가지 게임을 살펴보면서 새로운 퍼블리싱 계획을 준비 중에 있다. 현재 서비스 중인 ‘룬즈 오브 매직’의 콘텐츠 업데이트와 함께 ‘고스트 파이터’의 성공적인 런칭에 집중하겠다는 박문해 대표는 마지막으로 게임메카 유저들에게 한 마디 남겼다.
“써니파크는 설립된 지 얼마 안된 신생 퍼블리셔입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유저 분들의 믿음과 사랑 때문에 써니파크가 이렇게 기반을 다지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룬즈 오브 매직’을 통해 유저 분들의 댓글 하나, 칭찬 한 마디가 힘이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써니파크에 대한 기대에 보답하고 실망시키지 않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써니파크 박문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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