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모자, 할머니, 늑대’ 나열된 단어들은 왠지 보기만 해도 냄새가 난다. ‘모험’ 냄새가.
컴투스의 신작 ‘엘피스’는 흥미로운 동화 속 주인공이 시간여행을 한다는 콘셉으로 디자인된 캐주얼 모험 액션 RPG다. 그렇다고 거창하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주인공인 빨간모자 소녀가 못된 박사에게 납치된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시간여행을 떠난다는 스토리는 다소 클리셰 향이 풀풀 풍기지만, 게임의 가장 기본이 되는 모험의 로망과 플레이하고 싶은 욕구를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화끈한 액션을 도입하고 ‘빠르게, 쉽게, 재미있게’란 3박자를 게임 진행에 잘 버무리면서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간까지 잘 맞췄다. 모바일 게임이라고 하지만 한번쯤 더 눈이 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엘피스’를 내놓은 컴투스 스위치 팀의 임준석 팀장은 모두가 고생해서 내놓은 게임인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인터뷰 도중 기자는 그에게 ‘엘피스’를 가리켜 ‘모바일계의 디아블로’라고 표현했다. 전투만 놓고 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재미의 범주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모습으로 보면 분위기나 세계관 등이 완전히 달라 무리가 있어 보인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무래도 게임메카 독자 분들의 댓글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기자는 ‘엘피스’에 수식어 하나를 붙여 보았다. 모바일계의 ‘귀여운’ 디아블로라고.
▲ 컴투스 스위치 팀의 임준석 개발 팀장
전에 박지영 대표가 컴투스의 게임은 ‘재미’를 추구해 나간다고 했다. 개발자들은
어떤가? 간단하게 개발철학이 듣고 싶은데.
궁극적인 목표는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맞다. 물론 모바일 게임인 만큼 여기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강화하고,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도록 매끄러운 진행을 유도하는 것이 추가 지향점이 된다. 꼭 하드코어한 게이머들이 아니라 게임을 잘 모르는 일반인도 우리 게임을 해보면 푹 빠져들 수 있는 아우라를 형성하고 싶은 꿈이 있다.
소위 말해 ‘잘 나간다’고 하는 모바일 게임은 어떤 공통된 특징이 있다고 생각하나?
위 언급한 내용이 잘 묻어나 있다고 본다. 여러 고민을 하고 선택에 따른 집중에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창출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장르마다 다른 부분이 있긴 한데, 여기엔 첫인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르의 ‘로망’을 잘 살려낸 것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엘피스’의 재미요소와 특징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기존의 RPG가 기본적으로 안고 있는 무겁고 진지한 부분을 과감히 빼고 캐주얼 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스토리도 최대한 가볍지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했고, 전투도 어떻게 싸워야 하나 고민할 필요 없이 냅다 가서 후려치면 되는 그런 방식을 지향했다. 특히 전투 과정에서 시원시원한 느낌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나 몬스터를 몰아서 한방에 잡은 뒤 바닥에 우수수 떨어진 아이템을 집어 먹는 것도 큰 재미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 등장하는 캐릭터, `시간여행`답게 삼국지의 조자룡이나 잔다르크가 등장한다
캐릭터가 참 귀엽던데 막상 전투하는 것을 보면 상당히 강렬하다. 서로 매칭이 안 되는데 이렇게 독특한 콘셉을 잡은 이유는 무엇인가?
애당초 콘셉을 코믹하면서 튀는 부분에 초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많은 시도를 했는데 지금의 모습이 우리가 원하는 이상향과 가장 잘 맞아 떨어졌다. 몰입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등장하는 캐릭터의 이름도 빨간모자, 할머니, 늑대 등 매우 단순하게 설계했다.
콘텐츠 중에 아이템 강화 요소가 들어간 거 같다. 이건 좀 귀찮아 보이는데, 의도한 기획과 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RPG에는 꼭 있어야 할 콘텐츠로 생각했다. 물론 아이템 강화를 하지 않더라도 게임을 진행해 나가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어 메인 콘텐츠 요소는 아니다. 기본적인 재미요소에서 +@가 되는 방향으로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 콘텐츠로는 어떤 것들이 또 준비돼 있나?
스토리 모드는 쉽게 할 수 있고 무엇보다 ‘재미’ 자체에 의미를 두었기 때문에 특별히 준비된 것은 없다. 다만 스토리 모드를 클리어하면 ‘수련방’과 ‘무한던전’ 콘텐츠가 제공되는데 이를 통해 추가적인 재미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내 기록을 남겨 주는 ‘랭킹 시스템’이 준비돼 있어 도전에 대한 목표의식을 만들어줄 것이고, 온라인에 내 랭킹을 등록할 수도 있어 플레이어간 경쟁요소로도 그 의미를 부여할 것이라 생각한다.
▲ 등장하는 아이템(좌) 중 하나와 스킬(우)
난이도가 쉬워 보인다. 사실 게임이라는 게 어느 정도 난이도가 있어야 목표의식도 생기고 그로 인해 추가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겠나?
사실이다. 하지만, 스토리 모드는 다시 말하지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였다. 때문에 스토리 모드에서는 높은 난이도를 기대하긴 힘들 것이다. 다만 난이도는 ‘무한던전’ 쪽에 집중되기 때문에 여기서 대리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무한던전`을 층을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점점 어려워지는 구조로 완성돼 있다.
개발기간은 얼마나 됐나? 그리고 개발하며 특별히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은?
본격적으로 개발이 들어간 시기는 작년 10월부터다. 약 10개월 정도가 걸린 셈이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스토리를 구성하는 부분인데, 아무리 가볍고 코믹하다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개연성 있게 흘러가야 하지 않겠는가? 예전 다른 작업을 할 때에는 이를 쉽게 생각하고 접근한 적이 있었는데 확실히 플레이를 해보니 거부감이 있었다. 때문에 이를 완성도 있게 구축하는 것이 가장 힘든 작업이었다.
모바일 게임이란 짧은 순간에 강한 인상을 남겨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참 중요할 것 같다.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나?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주로 얻는다. 물론 팀원들 사이에서도 서로 정보를 교환하며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다. 어떤 개체를 통해 얻은 즐거움과 감동은 게임에서도 형태는 다르지만 분명 ‘표현’은 가능하다. 때문에 이런 저런 부분에서 노력하고 있다.
▲ 빨간모자의 화끈한 전투 장면
아무래도 모바일 게임은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물론 온라인 게임에 비해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것을 그대로 만드느냐와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느냐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고 본다. 모바일 환경에서 ‘재미’를 주면서 상품화하는 작업이야말로 해당 기업이나 팀의 능력이라고 본다.
과금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엘피스’는 한번 다운로드 받으면 게임의 모든 콘텐츠를 즐기고, 진행하는데 문제가 없다. 다만 랭킹에서 더 자신을 돋보이고 싶은 유저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유료 아이템을 10종 정도 준비해 두었다.
혹시라도 출시된 게임에 버그나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처리하나?
전문 테스트 팀이 별도로 구성돼 있어 사실 버그나 치명적인 문제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다만 간혹 특정 핸드폰 기종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때는 패치를 통해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 무한던전(좌)과 삼국지 시대의 마을(우)
이번에 안드로이드에서 서비스가 시작된 걸로 안다. 아이폰용은 언제 나오나?
국내에 아직 오픈마켓이 열리지 않아 해외 쪽에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 실정이다. 때문에 번역 작업 등이 필요해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 타겟층은 어떻게 잡고 있나? 모바일 게임은 여성들도 상당히 즐겨하는데, 그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메인으로 잡고 있는 타겟층은 중고등학생들이지만, 게임이 워낙 쉽고 재미있기 때문에 여성 분들이나 게임을 전혀 모르는 일반인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게임메카 독자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게임을 좋아했던 한 사람이 이제는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어야 하는 임무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게임메카 독자 분들은 물론 세상의 모든 게이머들이 웃으며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니 앞으로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 아울러 우리 ‘엘피스’도 뜨겁게 사랑해주시면 감사하겠다.
▲ `엘피스` 플레이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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