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대신 미소녀 '심쿵 액션'으로 승부, 러스티블러드

‘블레이드’의 괄목할 만한 성공 이후,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사이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다름 아닌 ‘블레이드’ 이상 급 3D 액션 RPG를 소싱하기 위한 경쟁이다. 거기다 ‘레이븐’이 종래 없었던 흥행을 기록하면서 신경전은 더욱 심해졌다. 지금은 넥슨의 품에 안긴 ‘프로젝트 히트’를 두고 유력 퍼블리셔들이 촌각을 다퉜던 것도 그 이유다.

모바일 기반의 3D 액션 RPG는 공급이 많지 않기에 퍼블리셔들의 신경전은 더욱 팽팽하다. 그도 그럴 것이, 모바일게임은 만들기 쉽다고 알려져 있지만 3D 액션 RPG는 인력만 적을 뿐 PC온라인 못지 않은 공임과 기간이 들어간다. 때문에 ‘블레이드’와 ‘레이븐’이 흥행 금자탑을 쌓았음에도 비슷한 작품들이 우루루 출시되지 않는 것이다. 그 탓에 ‘레이븐’ 이후에 주목을 확 끈 타이틀도 아직까지는 없다.

그런 가운데,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가 여태껏 숨겨왔던 비기를 세상에 내놨다. 유티플러스 인터랙티브가 개발한 ‘러스티블러드’가 비장의 무기다. 실제로 개발사에서 직접 만나본 ‘러스티블러드’는 기대 이상으로 확고한 매력을 지닌 타이틀이었다.

우선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게임의 비주얼이다. 요즘에야 모바일게임에서도 고품질 그래픽을 많이 구현해내지만, 용량 한계 때문에 PC게임에 비해 섬세함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캐릭터의 머리칼이 뭉친 찰흙 덩어리처럼 보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런데 ‘러스티블러드’의 캐릭터와 배경 그래픽은 완성도가 남다르다. 반짝임과 명암 효과가 한층 강조된 덕분인지, 퀄리티 좋은 피규어처럼 섬세함이 느껴진다. 화면이 밀도있게 꽉 차오르니 눈이 심심할 틈이 없다. 

이런 효과는 유티플러스 인터랙티브 유태연 대표가 의도한 것이기도 하다. 그는 “아무래도 후발주자이다 보니 먼저 출시된 작품들을 분석할 수 밖에 없었어요. 기존에 잘 나가는 작품들의 매력은 뭐고, ‘러스티블러드’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강점은 뭘까 많이 고민했죠. 사실 연출이나 액션 같은 건, 모바일게임이기 때문에 큰 차이를 보여주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나름 도출된 답이 그래픽 스타일에 차별성을 부여하는 거였습니다"

유 대표는 ‘그래서 ‘러스티블러드’에 미형 캐릭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도 이 게임에 등장하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은 모두 미남 미녀, 그리고 로리(?)다. 티저 영상에 살짝 등장했던 여성 캐릭터 ‘어쌔신’을 비롯해, 거대한 망치를 휘두르는 ‘버서커’는 작고 귀여운 소녀의 외형을 하고 있다. 게다가 유일한 남자 캐릭터인 ‘아처’도 만만찮은 미모를 자랑한다. 보통 실사풍 3D 액션 RPG에 등장하는 남성 캐릭터들은 액션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대부분 우락부락한 근육질 체형을 채택하는데도 말이다.

이는 문아일 아트디렉터의 제안이기도 했다고. 문 디렉터는 “사실 박력 넘치는 캐릭터는 이미 많잖아요. 그래서 좀 더 예쁜 캐릭터를 넣어보면 어떨까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쁘게 만드는 것’에 자신이 있기도 했고요(웃음). 모바일게임은 작은 화면으로 ‘보는’ 플레이가 대부분이잖아요. 더 보기 좋게 만드려고 개발 도중에 리소스 여유가 좀 생기자마자 얼굴에 폴리곤 더 붙이고 그럴 정도였죠”라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러스티블러드’의 또 다른 강점으로 실시간 레이드와 PvP를 언급했다. 사실 이는 다른 게임에서도 하드코어 유저들을 잡아두는 핵심 콘텐츠이기에, 이런 기능이 없는 게임을 찾기가 더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스티블러드’ 강점으로 위 콘텐츠를 꼽은 이유가 분명히 있을 터다. 다른 게임에도 존재하는 콘텐츠인데, 왜 이게 장점이냐는 질문에 유 대표는 모든 콘텐츠를 정말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어 몰입감이 남다르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웠다.

“‘러스티블러드’ 실시간 레이드에는 ‘난입하기’ 기능이 있습니다. 다른 유저가 먼저 시작한 레이드라도, 내가 들어갈 수 있다는 거죠. 물론 다른 유저가 내 방에 들어올 수도 있고요. 난입하는 유저들은 서버에 남은 가상 데이터가 아닙니다. 정말 그 시간에, 레이드를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죠. PvP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러스티블러드’ 실시간 콘텐츠들은 정말로 다른 유저와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것들이에요. 예측할 수 없는 상대와 함께 플레이하니 더 재미있는 겁니다"

실제로 유 대표는 지난 테스트에서 유저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콘텐츠가 실시간 레이드와 PvP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와 같은 콘텐츠가 무리 없이 돌아가려면 서버가 상당히 중요한데, 과거 온라인게임 개발 당시 쌓아온 서버 관련 노하우가 상당한 도움이 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러스티블러드’는 여러모로 우리 회사에게 뜻깊은 작품입니다. 온라인에서 모바일게임 개발사로 전향하면서부터 계획했던 타이틀이거든요. 그래서 기대만큼 걱정도 큽니다. 출시가 24일이니 본격적으로 선보일 날이 얼마 안 남았네요. 모쪼록 유저들이 오래도록 플레이할 수 있는, 꾸준한 작품으로 남아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