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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텍의 채정원 e스포츠 운영팀장
여기 태어난 지 3개월 된 아기가 있다. 이 아기는 지난 석 달 동안 땅을 딛고 일어설 준비를 갖췄다. 그러한 아기가 이제 첫 걸음마를 떼려 한다. 오는 1월 2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막을 여는 2011 GSL이 현재 딱 이러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난 9월부터 12월까지 오픈 시즌을 진행한 GSL은 안팎으로 성장통을 겪었다. ‘스타2’의 메이저 대회로서의 첫 발을 내디뎠으나, 그 시작은 자갈이 많은 길을 걷는 것처럼 험난했다. 서툴고 힘든 시기를 거친 GSL은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개선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에 게임메카는 그래텍의 e스포츠 운영팀장이자 GSL의 ‘닥터 채’, 채정원 팀장을 직접 만나 GSL 오픈 시즌의 성과와 다가오는 정규 시즌 준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 중, 필자가 이야기한 짤막한 아이디어를 잊지 않고 메모하는 그의 모습에서 팬을 포함한 모든 관계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지난 GSL 오픈 시즌의 성적을 점수로 환산한다면 스스로 몇 점이라 평가하는가?
채정원 팀장: 100점 만점에 80점이다. 국내 팬들의 경우, ‘스타1’ 리그부터 e스포츠를 접해왔기에 GSL 시작 전부터 대회에 거는 기대치가 높았다. `스타1`처럼 충분한 인프라를 갖춘 리그를 생각하고 있는 관중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 그 중 약 80% 정도는 채웠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성적을 스스로 매겼다.
100점에 80점. 그렇다면 부족한 20점은 어느 부분이며, 어떻게 채워나갈 계획인가?
채정원 팀장: 선수들이 공정한 대결을 치를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시험적으로 대회의 룰을 자주 바꿔 혼선을 빚은 일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항이 ‘맵 제거권’에 관련한 문제다. 지난 1차부터 3차까지 선수들이 원하는 맵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차츰 줄여갔다. 그 결과, 특정 맵의 경우 모든 선수가 유사한 빌드를 사용해 대전 양상이 단순해진다는 부정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정규 시즌에서는 ‘맵 제거권’을 부활시킬 계획이다.
출전 선수에 대한 자체 홍보도 부족했다. 지난 오픈 시즌은 대회 자체의 틀을 잡는데 주안점을 두어 스타 선수 양성 부분을 세밀하게 챙기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시즌에는 실력 좋고 스타성 있는 신예가 등장한다면 해설 중 멘트나 자체 제작한 스페셜 영상, 홈페이지에 짧은 인터뷰를 실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풍부한 선수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
하지만 스타 선수를 그래텍이 자체적으로 만들어낼 수는 없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대표 스타가 하나도 없는 종목은 이 세상에 없다. 중요한 것은 대회 진행 방식에 빠르게 적응해 양질의 경기력을 뽑아내는 선수가 혜성처럼 등장하는 것이다. 운영진 혹은 중계진은 대회를 통해 급부상한 인물을 방송을 통해 어필해 관중 혹은 팬에게 알리는 역할을 수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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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노력과 출중한 실력으로 시즌 3 우승을 거머쥐며 스타로 떠오른 장민철
그 일환으로 마련한 대회가 전세계 최상위 선수를 초청하는 ‘월드 챔피언쉽’과 GSL 랭킹 10위 안에 든 선수를 위한 무대인 ‘블리자드 컵’이다. 이 두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는 기존 대회를 통해 자신의 성적을 공식적으로 입증한 인물이다. 따라서 이들을 부각하는 대회를 따로 연다면 선수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관심 역시 클 것이라 사료된다.
지난 오픈 시즌의 경우, 일정이 너무 빼곡히 잡혀 있어 선수 및 팬들이 소화하기 다소 버겁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채정원 팀장: 만약 프리랜서에게 여유시간이 많은 대신 일이 없는 자리와 정신 없이 바쁘지만 일이 많은 자리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권유한다면 당연히 후자를 택할 것이다. 지난 오픈 시즌과 1월 개막하는 정규 시즌 모두 보다 많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일정을 잡은 것이다.
선수들의 의견도 반으로 갈린다. 8강 이상에 진출한 상위권 선수들이 주로 연습 시간 부족 문제를 호소했는데, 실제로 이야기해보면 그들도 자신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당시 상황을 즐기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반대로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선수들은 한 달 후, 바로 새로운 진출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GSL의 일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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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에 선수 4명씩! 각 대진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GSL 2011 코드 S의 32강 대진
지난 오픈 시즌이 최대 총 8명의 선수가 동시에 등장한 반면, 정규 시즌에는 각 대진 및 선수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코드 S’와 ‘코드 A’ 별로 딱 4명씩의 선수만 출전한다. 여기에 공식 홈페이지에 각 선수의 포인트 랭크를 게시해 상위 선수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공신력 있는 대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대회 규정 및 심판제 도입이 필요하다. 이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채정원 팀장: ‘스타2’ 협의회 및 커뮤니티에서 유저들이 제시한 의견 중 타당하다고 판단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다. 모든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오는 게시물을 하나도 빠짐 없이 모니터링하고 있으니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알려주길 바란다.
골자는 경기 중 발생하는 돌발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효율성 높은 규정을 만들자는 것이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일반적인 사인, GG를 예로 들어 설명하겠다. 경기를 진행하다 보면 실수로 GG를 한글 타자로 입력해 ㅎㅎ으로 표시할 수 있다. 여기서 만약 “경기 종료 사인은 반드시 GG로 입력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 경우, ㅎㅎ를 타이핑한 선수에게 앞뒤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몰수패를 선언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사소한 실수 및 예기치 못한 특이 사항을 포용하지 못한 규정은 현장 분위기를 반영하지 못하는 딱딱한 방식이라 판단한다. 따라서 합리적으로 규칙을 정해 특정 선수가 불공정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정할 예정이다.
지난 오픈 시즌 도중 ‘스타2’의 밸런스 패치가 진행되어 대회와 관계 없는 외부 요인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 나왔다.
채정원 팀장: 블리자드 측과 의견을 조율해 패치 일정을 맞춰나갈 것이다. 블리자드도 자사가 세운 계획에 크게 차질이 없다면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일정을 조정할 의향이 충분히 있음을 밝혔다. 실제로 지난 시즌 3 중에도 ‘스타2’ 패치 계획이 있었는데 블리자드와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업데이트 실시 이후 대비책까지 모두 마련한 바 있다. 향후에도 활발한 소통을 통해 이 문제를 타계할 계획이다.
GSL에 대한 해외 반응이 뜨거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내의 많은 팬들이 이를 실감하지 못한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떤지 소개해달라.
채정원 팀장: 블리즈컨 2010에서 개최된 스타2 인비테이셔널에 임요환과 김원기가 동시에 출전했는데, 시즌 1 우승을 거머쥔 김원기를 알아보는 현지 팬들이 더 많았다. 해외 팬들 사이에서 GSL은 ‘스타2’ 대회의 진정한 메이저리그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중국을 포함한 해외 선수들이 강력하게 GSL 출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향후 자사는 숙소 등의 기반 시설 지원을 늘여 실력 좋은 해외 선수를 꾸준히 유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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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3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해외파 선수, 조나단 월시
캐나다, 독일, 북미 지역은 팬들이 자체적으로 극장을 빌려 다 함께 결승전을 관람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다. 독일과 중국은 영어로 중계되는 방송을 실시간으로 자국어로 변환해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해외에 제공하는 유료 VOD의 서버를 증축할 계획은 없느냐는 문의도 지속적으로 들어온다.
‘스타2’ 선수가 타 종목 e스포츠 선수에 비해 갖는 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채정원 팀장: 가장 큰 장점은 종목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것이다. GSL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스타2’는 물론 ‘스타1’이나 ‘워크래프트 3’ 등 다양한 종목에 도전할 기회를 얻는다. 여기에 협회 및 특정 프로팀에 소속되지 않아도 선수 생활에 지장이 없기 때문에 보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대회가 1달에 1번 꼴로 자주 열린다는 점 역시 중요한 이점이다. ‘스타리그’는 3달에 한 번씩 결승을 실시해 슬럼프에 빠지면 오랜 기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다. 하지만 GSL은 이번 시즌 성적이 안 좋아도 차기 대회가 바로 다음 달에 열리기 때문에 다소 좋지 않은 페이스를 실전을 통해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코드 S 대회의 경우, 최하위를 기록한 선수에게도 상금 150만원을 수여한다. 이러한 상금 제도는 선수들이 대회에 집중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코드 S와 A리그, 그리고 A리그로 올라가기 위한 선수를 가리는 예선전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GSL, 각 대회가 단계별로 구분되어 상대적으로 하위 선수가 상위로 올라갈 문이 좁아 보인다.
채정원 팀장: 각 대회가 1달을 단위로 진행되기 때문에 최하위 리그인 예선전에서 시작한다고 가정해도 최소 2달 안에 ‘코드 S’ 무대를 밟을 수 있다. 따라서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면 상위 리그로 올라올 문이 그렇게까지 좁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앞으로 GSL이 어떠한 대회로 성장하길 바라는가?
채정원 팀장: 전세계에서 스타크래프트 2를 가장 잘하는 선수가 출전하는 진정한 메이저리그로 만들고 싶다. 이종격투기에 비유해 표현하자면 ‘스타2’의 60억 분의 1의 사나이를 가리는 최고 단위의 대회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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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의 `즐거움`은 많은 관중을 끌어모으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해당 이미지는
시즌 1 결승전의 관중석 사진
대회의 질적/양적 성장은 이러한 소망의 전제 조건으로 작용한다. 개인적으로 ‘즐거움’이야 말로 e스포츠 대회로서의 시장성을 키우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주요 자산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환경을 구축해도 이를 즐길 관중이 없다면 속 빈 강정과 같다. 내실을 탄탄하게 다져 많은 사람의 뇌리에 GSL을 각인한다면 업체의 참여는 자연스레 따라오리라 전망한다.
마지막으로 게임메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채정원 팀장: 대회를 준비하며 코드 S 대진을 살펴봤는데, 해설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에도 기대되는 빅 매치만 배치되어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난 오픈 시즌의 성과를 출중한 대진표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흥미진진한 경기가 많이 마련되어 있으니 게임메카 독자 분들도 현장에 방문해 목동 스튜디오를 가득 채워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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