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엠게임 권이형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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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엠게임이 바쁘다. ‘열혈강호’ 이후 최근 몇 년 동안 국내에서 큰 성공작이 없었던 만큼, 성장세가 둔화돼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선전하긴 했으나 작년 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면서, 결국 쓰디 쓴 구조조정의 고통까지 감내해야 했다. 이에 그 어느 해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엠게임은 지금 몹시 바쁘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게임메카는 근 4년 만에 권이형 대표를 단독으로 만나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어봤다. 남자 나이 마흔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고 했던가? 기자가 본 권 대표의 첫인상은 ‘부드럽다’였다. 현재 상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야 더 단단해질 수 있다는 걸 강조하면서 미소와 함께 자신감을 어필했다. 위축되지 않은 모습 때문에, 더 편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
엠게임 공장? 그건 오해입니다
올 초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감행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11년은 엠게임에 어떤 의미를 주는 해인가?
올해가 아니라 그동안 계속 힘들어 왔다(웃음). 회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런 어려운 상황도 거쳐야 한다고 본다. 물론 지속성장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위기를 극복하기도 해야 더 단단해진다고 생각한다. 아직 엠게임은 성장하지 못한 부분이 많은데, 지속적으로 투자해왔기 때문에 올해는 바로 이러한 것들이 결실을 맺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올해는 ‘열혈강호2’나 ‘워오브드래곤즈(WOD)’, ‘워베인’ 등의 라인업도 있으니 기대가 크다.
‘WOD’나 ‘워베인’의 경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것이라 예상하나?
개인적으로는 큰 기대를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국내 시장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초기부터 대성공을 노리기보다 ‘가벼운 성공’ 정도를 바라고 있다. 개발 팀에 운영할 수 있을 정도? 대신 해외 쪽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두 타이틀은 애초에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게임이다. 북미와 유럽, 그리고 최근 공들이고 있는 러시아 시장을 타겟으로 진출하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 수 있으리라 본다.
▲ 공개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워베인`
작년 부진한 실적과 맞물려, 최근 몇 년 사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얻은 교훈이 있을 거 같다. 또, 어떤 해결책을 마련했는지 궁금하다.
게임 개발이 쉬운 게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고, 지금까지 다작에 집중했는데 ‘집중화’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또, 온라인 게임은 개발시기가 오래 걸리는 만큼 3~5년 뒤 세상을 내다봐야 하잖나. 지금 단계에서 황당할 정도의 발상을 접목하고 이에 따른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MMORPG로 따졌을 때 국내에서는 ‘리니지’ 이후 다양한 게임이 나왔고 여러 시스템이 접목되긴 했지만, 장르 자체로 본다면 그 한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새로운 시도가 꼭 필요해 보인다.
집중화한다는 말은 체질개선을 의미하나? 확실히 지금까지 엠게임은 1~2종의 게임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형태로 운영돼 왔는데.
벌써 줄였다. 원래 계획으로는 올해 10종의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5종으로 줄였다. 특히 최근 추세가 MMORPG의 경우 보통은 100억, 대작의 경우 300~500억 정도 자본이 들어가는데, 우리 능력으로 3~4종씩 개발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집중화를 통해 1~2종의 타이틀을 개발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자체개발과 퍼블리싱의 비율도 조절할 계획이다. 지금까지가 자체개발 9, 퍼블리싱 1 정도의 비율이었다면, 올해부터는 5:5나 6:4 정도로 맞출 생각이다. 보통 자체개발은 3~4년의 시간이 소요돼 일정을 맞추기 어려운데, 반기마다 혹은 분기마다 1종씩 퍼블리싱 타이틀을 끼워 넣으면 충분히 목표한 만큼 게임을 론칭할 수 있으리라 본다.
어떤 장르 위주로 퍼블리싱할 계획인지?
특별히 장르를 한정할 생각은 없고,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계획이다. 또, 채널링 서비스도 강화된다. 엠게임 포털 회원들이 타 포털의 게임이나 혹은 특정 장르를 하고 싶어 하는데, 이를 충족시키면서 타 업체와 윈윈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드래곤플라이와 제휴를 통해 ‘솔저오브포춘’과 ‘퀘이크워즈온라인’을 서비스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 FPS는 물론 스포츠 등의 장르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엠게임에서 운영하는 자체 포털 사이트
지난 06년도 대표 취임 당시 `포털`을 적극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 시점에서 평가했을 때, 충분한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하나?
회사가 크게 성장하지 않아 ‘만족’이란 건 먼 이야기 같다. 참고로 엠게임은 소수라 할지라도 게임을 즐기는 분이 있다면 비 인기작이라도 쉽게 서비스를 종료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정리할 건 과감하게 정리하고 가급적이면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해 여러 장르의 게임을 서비스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게임 포털’이란 의미를 더 살려내고자 한다.
몇 년 전 손승철 회장이 언급한 `게임공정의 혁신`이라는 말이 국내 게이머들에게 좋은 인식으로 받아들여진 거 같진 않다.
유저들이 오해를 하는 건 ‘획일적인 게임’ 혹은 ‘틀에 박힌 게임’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말한 게임공정의 혁신은 엔진의 발전을 의미한다. 우리의 자체 엔진은 ‘홀릭’부터 시작해 ‘풍림화산’, ‘아르고’, ‘발리언트’, 그리고 ‘열혈강호2’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늘 새로운 시스템을 넣어 조합하는 형태다. 이를 통해 게임을 제작할 때 효율적으로 빨리 만들 수 있다는 의미인데, 구시대 게임을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느낌으로 받아들이신 거 같다. 이 엔진의 최종 버전은 ‘열혈강호2’에서 빛을 발휘할 것인데, 섣부른 답변보다는 역시 결과물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을 거 같다.
▲ 풍림화산 스크린샷(출처: 공식 홈페이지)
게임을 하도 못 해서
부모님이 동전을 주셨어요, 더 하라고
엠게임은 회사와 직원, 그리고 유저들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함께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금액만큼 회사도 함께 기부하는 ‘매칭펀드’는 직원들에게 사회공헌활동의 기회를 줌과 동시에 자긍심을 이끌어낸다. 또 유저들은 아이템 구매나 마일리지 포인트 기부를 통해 특정 게임의 이름으로 불우한 이웃을 도울 수 있다. ‘게임’을 통해 사회 문화 전반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셈이다.
권이형 대표는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서는 아직 칭찬받을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겸손하게 답변하면서도, 게임이 주는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은 아쉬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사회공헌 활동을 매우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존경받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이처럼 사회공헌 활동에 힘을 쏟아 붓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거 같은데.
사실 규모로 따지자면 다른 회사보다 미흡하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충분하게 이용하면서 진행하는 데 의미가 있다. 참여하고 싶은 직원들에게 그 길을 열어주는 형태가 되기도 하고, 게임 내 유저들이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회사에서 크게 진행하는 것도 좋겠지만, 직원과 유저가 모두 함께 나서는 사회공헌 사업이 아직까지는 우리에게는 잘 맞는다고 본다. 결국 돈을 많이 벌어야··· (웃음)
▲ 유저들의 자발적인 후원금으로 마련된 `엠게임 놀이터`
셧다운제 이슈와 관련 게임산업이 요동치고 있다. 현재 국내 게임산업을 진단한다면? 외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지만 내적으로는 성숙하지 못하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게임산업은 이제 막 10년을 넘겼다. 그만큼 짧다. 외형적으로 급성장하며 영향력을 갖게 됐지만, 이를 다져나갈 여유가 없었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산업을 급격하게 변화시키려 하는 분들이 많은데, 인위적인 조절을 법규제로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사실 게임이라는 건 곧 생활이나 다름없다. 생활을 법으로 규제한다는 건 확실히 잘못된 접근이다. 업계에서도 그간 노력을 많이 했으니,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걸음을 해야 한다고 본다.
대표님의 자녀들도 온라인 게임을 즐겨하나?
많이 한다. 내가 어린 시절,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면 길어야 30초였다. 정말 못했다. 부모님이 보시고는 동전을 쥐어주며 열심히 해서 더 오래 해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우리 아이들은 나보다 손놀림도 빠르고 잘 해서 무척 흐뭇하다(웃음). 지금 내가 당시 부모님의 입장이다. 분명 뭐든 지 열심히 하면 얻는 게 있다. 게임도 집중해서 하면 두뇌회전도 빨라지고 경제도 이해할 수 있는 등 나름의 장점이 많다. 이에 너무 지나치지만 않는다면, 하고 싶은 건 그냥 하게 두는 방향으로 교육하고 있다. 때가 되면 혹은 계기가 있으면 언제든지 학업에 집중할 수 있으니, 너무 오래 한다 싶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갑자기 궁금해졌는데, 자녀들은 어떤 게임을 주로 즐겨하나?
당연히 우리 게임을 많이 시키는데, 역시 N사의 ‘XXX 스토리’를···
기자는 `게임`이란 단어를 들으면 지금도 설렌다. 대표님에게 `게임`은 어떤 의미인가?
게임이라는 건 가까운 시일 내에 온라인이나 모바일 등 특정 플랫폼에 규정되지 않고,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이 게임화되는 형태로 그 성질이 바뀔 거 같다. 어차피 게임이든 교육이든 영화든 애니메이션이든 재밌어야 하니 ‘재미’를 추구한다는 기본 근간은 같다. 때문에 모든 것에 쌍방향으로 게임성이라는 게 녹아있을 거 같다. 이에 게임은 곧 생활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본다. 이런 변화는 길면 5년, 짧으면 2~3년 안에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
▲ 가상 현실도 곧 `게임`
열혈강호2 올해 안에
무조건 서비스된다!
권이형 대표는 ‘글로벌 엠게임’을 꿈꾼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각지에서 자사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싶은 그런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에 올해 엠게임의 해외 전략도 눈여겨볼만하다.
우선 ‘열혈강호2’가 올해 안에 공개 서비스까지 진행된다. ‘열혈강호2’는 국내 유저들에게도 인기가 있지만,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권에서도 기대가 높다. 원작 ‘열혈강호’가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큰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열혈강호’와 ‘프린세스메이커’의 IP를 활용한 웹게임과 SNG도 개발이 한창이다. 두 IP는 브랜드 가치가 워낙 높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여러 국가에 충분히 어필할 수 있으리란 게 권 대표의 생각이다.
‘열혈강호2’가 올해 서비스하는 데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나?
원작인 ‘열혈강호 온라인’이 잘 됐기 때문에 충분히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확실히 ‘열혈강호2’는 지스타 공개 이후 유저들 기대치가 확 오른 거 같다. 부담되진 않나?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도 기대감이 무척 높지 않나. 분명 개발진 어깨도 무거울 거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분명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됨과 동시에 책임감도 느낄 수 있다고 본다. 역시 기대감이라는 건 즐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좋은 결과로 보여드리는 게 답일 거 같다.
▲ `열혈강호2`에 대해 궁금한 게 많지만, 아직 더 기다려야 할 타이밍
그렇다면 ‘블레이드앤소울’과 서비스 시기가 겹치는 부분도 문제없다는 말인가?
하나 있는 식당보다, 식당가가 형성되는 게 효과는 훨씬 클 거다. 무협이라는 소재가 시대에 뒤쳐진 듯하지만, 올해 ‘열혈강호2’와 ‘블레이드앤소울’이 나온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사실 무협이라는 게 대한민국 성인 남자들에게 로망이잖나. 동 장르 대작 게임의 출현으로 판타지류 게임에서 다시 무협으로 유저들의 눈길을 돌리게하는 그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블레이드앤소울’도 긍정적인 경쟁자로 삼아야 하지 않나 싶다. 물론 론칭 시기나 마케팅은 서로 충돌하지 않게끔 조율할 생각이다.
‘열혈강호’와 ‘프린세스메이커’ IP를 활용한 게임을 제작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플랫폼으로 나뉘어져있고, 출시 시기는 언제인가?
온라인게임, 웹게임, SNG로 제작되고 있는데, 1~2종정도는 길면 세 달 안에 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다. ‘프린세스메이커’의 경우 온라인게임, 웹게임, SNG까지 골고루 있다. 게임이 완성되면 이를 다시 모바일에서 구동될 수 있게 컨버전 할 계획이다.
온라인 게임도 마찬가지지만, 모바일이나 SNG 역시 그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다. 어떤 전략으로 시장에 도전할 계획인가?
역시 어려운 문제다. 일단 ‘프린세스 메이커’나 ‘열혈강호’가 네임벨류가 있으니, 이를 기반으로 하면 충분한 경쟁력이 확보된다고 본다. 모바일과 SNG에서는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보다 기존 걸 활용하는 멀티유즈하는 게 가장 좋은 거 같다.
일부 게이머들은 `웜즈 온라인` 같은 과거의 게임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앞선 두 게임 외에 엠게임에서 서비스했던 게임의 IP를 활용해 플랫폼을 확장해 나갈 계획은 없나?
아직까지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이야기를 듣고 보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겠다. 아이디어를 짜서 사업을 진행해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웃음).
엠게임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나? 그리고 올해 목표가 있다면?
여러 목표가 있는데, 올해는 소박하게 2자리 숫자 이상 성장하고 내실을 다지는 한 해가 되고 싶다. 작년에는 1자리 숫자라는 아픔이 있었다. 간혹 엠게임이 어떤 모습이 됐으면 좋겠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나는 이때마다 해외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를 말씀드린다. 가능할지는 모르겠는데 전 세계에 엠게임 지사 내지는 협력사를 구축하는 거다. 쉽게 말해 모든 나라에서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다. 가서 직접 마케팅도 하고 운영도 하면서 그 나라 유저들과 호흡하고 싶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겠지만, 이처럼 글로벌한 게임회사를 만드는 게 내가 바라는 궁극적인 목표다.
▲ 배경은 엠게임 창립 10주년을 기념하여 직원들이 직접 만든 `1,000인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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