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사가 ‘언젠간 범블비 캐릭터도 만들고 싶다’
캐주얼 대전액션 ‘로스트사가’가 꾸준한 용병(캐릭터) 업데이트에 힘입어 최근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서비스가 오래 지속될수록 동접수 감소 등 인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수그러들기 마련인데, 올해로 3년차를 맞는 ‘로스트사가’는 오히려 이를 역주행하는 모양새다. 서비스 초기보다 오히려 지금이 황금기다.
그렇다면 ‘로스트사가’의 인기요인은 무엇일까?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타겟층(저연령층)을 명확히 해 그들의 취향과 요구에 맞는 형태로 게임을 디자인했고, 캐릭터와 아이템을 빠르게 업데이트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마르지 않는’ 콘텐츠를 스스로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으로써 합격점을 받은 이유다. 또, 몇 년 간 대전액션 장르만 만져온 만큼 밸런스를 비롯한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요인 중 하나다.
아이오 엔터테인먼트의 개발총괄인 이창섭 PD는 “로스트사가는 대전액션 장르의 최고가 되자는 것을 목표로 제작이 시작됐다”면서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재미요소를 찾다 용병 자체에 초점을 맞춰 게임의 색깔을 입히기로 결정했다”고 개발 초기 당시를 설명했다.
참고로 ‘로스트사가’의 개발사인 아이오 엔터테인먼트는 소위 말해 ‘배고픈’ 시절을 이겨낸 단단한 개발사로 평가된다. 특히 그들의 첫 번째 작품 ‘서바이벌 프로젝트’는 단 두 명의 인원이 게임종합지원센터(현 게임산업진흥원) 내 창업 준비실에서 고생 끝에 만들어낸 일화로 유명하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목표가 당시 어려운 시절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이 됐다고. ‘서바이벌 프로젝트’는 대전액션 장르로 `로스트사가`의 형님뻘이며, 한빛소프트에 의해 서비스됐다.
▲ 아이오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하고 삼성전자가 서비스하는 `로스트사가`
용병 무한 업데이트! 트랜스포머와 벅스버니도
나온다?
‘로스트사가’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무렵 캐주얼 시장, 그 중에서도 대전액션 장르는 사실상 ‘겟앰프드’가 꽉 잡고 있었다. 비슷한 타겟 연령층에 대적할만한 게임이 없었던 만큼 ‘로스트사가’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했다. 이창섭 PD의 말대로 해답은 용병이었다. 한정된 캐릭터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철권’이나 ‘스트리트파이트’처럼 다양한 캐릭터를 제공해 유저에게 선택권을 주되, 온라인 게임의 장점을 살려 ‘용병 무한 업데이트’로 방향을 잡은 것.
그 결과 현재 ‘로스트사가’의 용병 수는 무렵 50여종에 가깝다. 작년부터 그들의 행보를 지켜보면 최소 2주에 한번은 신규 용병이 업데이트됐다. 이게 가능한 일일까?
아이오 엔터테인먼트의 김용 기획팀장은 “용병은 2주 만에 뚝딱 만드는 게 아니라 사전에 여러 프로토타입이 제작되고 위메이드 QA팀을 통해 체크가 되고 있다”면서 “개발초기에는 노하우가 덜 쌓여 빠른 업데이트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지금은 속도가 붙었다”고 설명했다.
▲ 현재까지 52종의 용병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로스트사가’의 용병 제작팀은 게임제작 10년 경력 이상의 베테랑들로 구성돼 있다고 알려진다. 바로 이들이 3년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 왔으니 신규 용병 제작에 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는 것. 게다가 현재 기획이 완료된 용병만 해도 수십 종에 가깝기 때문에 하나가 지연되더라도 꾸준한 업데이트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무조건 대단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 용병 자체의 스케일이 타 게임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용병 하나당 새로운 디자인에 고유 스킬 4개가 전부다. 성장을 통해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고는 하나, 대전액션 장르 특성상 이 부분을 강화하면 밸런스가 크게 무너질 수 있어 쉽지 않다. 양적팽창은 가능할지 몰라도 질적성장은 일궈내기 힘든 구조인 셈. 바로 이 문제점을 타파하기 위해 ‘로스트사가’는 신규 시스템 ‘교체 콤보’를 내놓는다.
‘교체 콤보’는 플레이어가 전투 중 실시간으로 용병을 교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사전에 원하는 용병을 몇 명 고른 뒤 특정 타이밍에 맞춰 교체해 쓸 수 있는 것. 흥미로운 건 ‘콤보’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A라는 용병으로 B 스킬을 쓴 뒤, 바로 C 용병으로 바꿔 D 스킬을 사용해 콤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용병 슬롯은 최대 12개까지 지원한다.
▲ 교체콤보 외에도 대전에 관련된 다양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확실히 이 부분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질적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무리하게 ‘새로운 것’을 생산하는 게 아닌, 인기 있는 자체 콘텐츠를 잘 활용해 ‘새로운 것’으로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해당 시스템은 ‘용병’은 아니지만 ‘전투’ 자체의 스케일이 커지는 것이고, ‘캐릭터 선택’이라는 흥미로운 재미요소를 제공함으로써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확실히 영리한 시스템이다.
김용 기획팀장은 “교체 콤보는 더 재미있는 방식을 찾다가 나온 아이디어”라면서 “대전격투에서 하나의 캐릭터로 플레이를 하면 유저가 할 수 있는 영역이 한정돼 있는데, 실시간 교체가 도입되면 그 영역이 대폭 증가하게 돼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팀장은 교체 콤보가 도입되면서 ‘로스트사가’의 인기도 같이 ‘점프’하게 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용병의 다양성도 교체 콤보의 재미를 더 돋궈주는 역할을 했다. 초기에는 중세 판타지에 등장할법한 전사, 마법사, 궁수 형태의 용병 위주로만 구성돼 있었으나, 이후에는 스페이스솔져, 청룡 관우, 사무라이 등 시공을 초월하는 다양한 형태가 추가돼 있다.
특히 타사의 게임을 비롯해 애니메이션, 영화 등을 통해 잘 알려진 ‘영웅’을 끌어온 것도 참 괜찮은 아이디어 중 하나다. ‘길티기어’의 주인공 솔배드가이가 용병으로 등장하더니 이후에는 ‘스페셜포스’의 캐릭터, ‘카오스’의 다래, 쾌걸 조로, ‘블레이블루’의 진 키사라기, 스파르타쿠스, ‘퇴마록’의 현암과 승희 등 누구나 알만한 캐릭터가 우수수 붙기 시작했다.
▲ 형민우 작가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가져온 `프리스트` 용병
이창섭 PD는 “우리가 직접 만든 캐릭터도 나쁘지 않지만 유저들이 잘 알고 있는 영웅을 로스트사가에 넣으면 참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이 부분을 충족시켜보고자 솔배드가이를 처음으로 협의해 넣어봤는데 반응이 상당히 괜찮았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용병이 다양해지면 그만큼 해외 진출에도 좋은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오 엔터테인먼트는 자체 제작하는 용병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웅을 캐릭터화하는 부분에 힘을 실겠다는 입장이다. 그 일환으로 현재 TV드라마를 통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무사 백동수’가 ‘야뇌 백동수’란 이름으로 오늘(18일) 업데이트됐다.
김용 기획팀장은 “아직은 무리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누구나 알만한 메이저급 캐릭터를 만들다보면 언젠가 로스트사가도 메이저급 게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그때가 되면 우리가 아닌 상대에게 먼저 연락이 와 캐릭터 만들어달라는 청탁 메일을 받아보고 싶은 게 소원”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 이 정도면 임꺽정이나 이순신 장군의 등장도 기다려봄직 하다
진입장벽을 낮추는 게 숙제
‘로스트사가’는 다수의 용병을 활용한 대전이 가장 재미있는 요소지만 아직 풀어야할 숙제도 많다. 우선 게임 자체가 PvP 위주로 설계돼 있어 캐주얼 게임이라고는 하나 큰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게임모드도 다양하게 지원하지만 한쪽으로 편중돼 있는 것도 문제다.
아이오 엔터테인먼트도 현재 해결책을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창섭 PD는 “서비스가 지속될수록 PvP는 신규 유저에게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용병대여 등의 시스템을 업데이트했고, 추후 NPC 대전 등의 콘텐츠도 차근차근 추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조만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말도 빼놓지 않았다.
▲ 로스트사가 스크린샷, 스킨 등을 활용한 용병 커스터마이징이 눈에 띈다
‘로스트사가’의 업데이트 방향은 유저들의 의견과 커뮤니티가 큰 영향을 끼친다. 특히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은 인기 커뮤니티 사이트와 견줄 정도로 하루에도 어마어마한 양의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창섭 PD는 “게시판을 하도 읽어 몇몇 유저의 닉네임과 성향은 이제 외울 정도”라면서 “이러한 유저들의 의견은 게임 개발방향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신규 유저를 위한 콘텐츠에도 신경을 쓰겠지만 매니아 유저와 충성 유저들을 위한 재미요소 제공에도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다.
e스포츠 진출에 대한 가능성도 내비췄다. 현재 ‘로스트사가’는 6개 도시를 대상으로 오프라인 토너먼트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용 기획팀장은 “현재 로스트사가는 보는 재미도 크기 때문에 WCG 시범종목으로도 채택됐다”면서 e스포츠로써의 성공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대회를 통해 지금은 ‘작게’ 시작하고 있지만 향후 e스포츠로 진출하는 데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셈이다.
이창섭 PD는 “로스트사가가 아직 메이플 스토리에 견줄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가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은 새로운 것으로 채우고, 잘 하고 있던 부분은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발전시켜나갈 것”이라면서 “용병이 1000명이 채워질 때까지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 모두 재미있게 하는 게 현재 목표”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로스트사가’는 캐주얼 게임의 최강자 ‘메이플스토리’를 잡을 수 있을까? 해당 질문에 김용 팀장은 “메이플스토리 캐릭터를 로스트사가에 넣어버리면 되는 거 아니냐?”라면서 활짝 웃음을 지어보였다.
▲ 아이오 엔터테인먼트 김용 기획팀장(좌) 이창섭 PD(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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