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리그의 순위 격차가 크지 않은데다 박찬호, 김병현, 이승엽 등 해외파 선수들까지 등장했고, 전반기 최고 이벤트인 올스타전과 한일 레전드 매치까지 겹치면서 현재 프로야구의 인기는 최고조라 할만하다.
이렇게 프로야구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치솟음에 따라 자연스레 야구게임도 탄력을 받고 있다. 대중성으로 처음 이름을 알린 ‘마구마구’와 ‘슬러거’부터 시작해 리얼 야구를 표방하는 ‘와인드업’, 그리고 매니지먼트(시뮬레이션) 장르로 영향력을 행사한 ‘프로야구매니저’와 ‘야구9단’까지 모두 각자의 특징을 토대로 최근 몇 년 동안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야구게임은 최근 들어 새얼굴이라 할 만한 신작게임이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모바일에서는 다수의 야구게임이 꾸준히 쏟아지고 있지만, 덩치가 있는 온라인 게임은 앞서 언급한 몇 종외에 추가로 시장에 공개된 게임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 애니파크 강호찬 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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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 신작 야구 게임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애니파크의 ‘마구:감독이되자(이하 마감자)’다. 게임명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게임은 ‘마구마구’를 기반으로 한 매니지먼트 장르의 야구게임이다. 원래 태생은 ‘마구마구’의 가벼운 모드 정도에 불과했지만, 개발 중 이런 저런 이유로 아예 독립해 버렸다고. 그리고 지금은 감히 모드 태생이라고 놀릴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신작 게임으로 완성돼가고 있다. 이런 ‘마감자’의 개발 총괄을 맡고 있는 애니파크의 강호찬 실장은 게임메카와 만난 자리에서 “새로운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의 역사를 쓰고 싶다”면서 강한 의지와 함께 조심스런 어조로 게임을 ‘자랑’했다. 일단 어떤 게임인지 보자. |
손이 느린 아저씨들보니
마음이 아팠다
강호찬 실장은 ‘마구마구’ 시절부터 개발에 참여해온 9년차 개발자다. 원래 MMORPG로 입문해 ‘A3’를 개발했지만, 사회인 야구까지 즐길 정도로 프로야구에 대한 애정이 깊어 결국 원하는 자리로 넘어오게 됐다고.
우선 이번 ‘마감자’의 기획 의도부터 물었다. 대체 왜 매니지먼트 장르일까? 이에 강 실장은 특별한 의도가 있다기보다 ‘마구마구’를 서비스하는 과정에서부터 매니지먼트 장르를 만들고 싶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게임 자체가 컨트롤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이에 적응하지 못해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유저가 많다는 것이 그 이유.
▲ 마구마구(스샷 출처: 공식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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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마구는 치고 던지고 수비하는 재미가 크잖아요. 그런데 아무리 좋은 선수로 세팅을 해도 손이 ‘노멀’이라 스트레스를 받는 유저들이 많았어요. 마음은 앞서는데 손이 안 따라주는 그런 분들 있잖아요. 이런 분들도 야구의 팬일 텐데, 그 어려움을 풀어주는 모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게 구단주 모드였죠.” ‘마구마구’에 새로운 구단주 모드가 탄생한 계기가 밝혀졌다. 이 모드는 매니지먼트 장르와 비슷하게 플레이어가 감독이 돼 선수를 영입하고 구단을 운영해 결과를 내는 그런 방식으로 알려진다. ‘마구마구’의 큼직한 콘텐츠였던 셈. 결국 이 모드는 일사천리로 개발돼 작년 11월 마지막 비공개 테스트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웬 걸? 그 뒤로 갑자기 종적을 감춰버렸다. 테스트 반응이 별로였던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 컸다. |
확실히 매니지먼트 장르는 매력적이다. 앞서 언급한데로 굳이 컨트롤에 구애받지 않더라도, 내가 원하는 선수를 모아 구단을 운영하며 상대와 겨루는 점이 프로야구 팬들에게 큰 즐거움이 되기 때문이다. 선동열과 최동원, 윤석민과 류현진을 같은 선발 라인업에 넣고 내가 지시할 수 있다는 데 누가 싫어하겠는가. 게다가 선수카드에 대한 보조 콘텐츠가 상당한 ‘마구마구’는 매니지먼트로 가꾸기 충분한 물건이었다.
결국 강호찬 실장은 가벼운 모드가 아니라, 아예 독립된 신작을 꿈꿨다. 모드로 하기에는 제공하고 싶은 재미요소가 너무 많고, 그걸 다 감안하자니 ‘마구마구’와 상충되는 시스템이 많았던 것도 독립을 꿈꾸게 한 좋은 자극제가 됐다. 결국 이런 이유로 구단주 모드가 사라지고 하나의 게임이 탄생했는데, 그게 바로 ‘마감자’다.
▲ `마감자` 구단 창단 초기 화면, KBO와 MLB 모두 가능하다(사진제공: 넷마블)
마구마구의 시스템 잘 계승했다
“마감자는 기본적으로 마구마구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관련 특징을 많이 가지고 갑니다. 대신 장르가 완전히 다르니 시스템은 계승하되 UI와 선수카드 능력치 등 일부 요소는 시뮬레이션에 적합하게 개선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죠.”
우선 ‘마감자’는 시장에 있는 매니지먼트 장르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단을 만들어 선수를 구성하면 총 10명의 구단주와 겨루는 리그에 참여하게 되는데, 여기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다음 리그로 승격되고 아니면 강등 당하게 된다. 리그는 일주일에 6일간 진행되고, 정각마다 경기가 시작해 총 108경기를 치루는 방식이다. 이용자들은 이 과정을 거듭하면서 본인이 원하는 선수카드를 모으고 더 강한 팀 완성을 목적으로 플레이하게 된다.
▲ 팀 관리 상세화면, 다양한 훈련카드가 존재한다(사진제공: 넷마블)
강 실장은 이런 기본 방식에 ‘마구마구’의 고유 시스템을 녹여냈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특징은 KBO와 MLB를 통째로 합쳐버린 대통합 리그라는 점. 기존 국내 야구게임은 KBO 위주로만 구성돼 있는데 ‘마감자’에서는 MLB의 팀도 만들어 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는 의미. 뿐만 아니라 용병 시스템이라고 해서, A라는 팀을 고른 뒤 B팀의 선수를 용병으로 끌어와 선수단을 구성할 수 있다고. 쉽게 말해 플레이어의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다양한 세트덱(Deck) 시스템을 꼽았다. 여기서 세트덱이란 특정 목적에 맞는 선수카드를 획득하면 모은 수에 따라 추가 능력치 효과를 부여받고, 다 모았을 때 최종 단계의 버프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마감자’에서는 기본적인 팀덱(같은 팀 선수들로만 구성)부터 년도별선수덱 등 다양한 세트덱 기능이 제공된다. 추가로 감독카드와 코치카드가 있으면 추가로 작전지시가 가능하고, 특정 선수에 치어리더카드를 넣어주면 능력치 향상의 효과도 부여받을 수 있다. 덱 시스템에 대한 보조 콘텐츠는 확실하게 제공한다는 이야기다.
“선수카드의 경우 세트덱 효과를 비롯한 고유의 재미요소 살리기에 집중했어요. 다만 처음 하는 분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카드의 외관은 쉽고 직관적이게 구성했고요, 능력치는 기본적인 건 모두 활용하되 히든 능력치처럼 의외성을 줄 수 있는 건 모두 없앴습니다. 선수를 구하고 훈련시키면서 성장하는 과정만 습득하면 누구라도 쉽게 할 수 있죠.”
▲ 감독/코치 카드를 통해 작전을 지시할 수 있다(사진제공: 넷마블)
강호찬 실장은 ‘마감자’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며 유독 ‘쉽고 재미있는 게임’을 강조했다. 애초에 기획 의도가 프로야구 팬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 만큼, 이 부분은 꼭 살리겠다는 의도였다. 선수카드 거래와 생중계 시스템도 그래서 들어갔다.
선수카드 거래는 ‘마감자’가 내건 다른 게임과의 경쟁력이자 큰 특징 중 하나다. 아주 사소한 내용 같지만, 선수카드 자체가 게임 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서 거래가능 여부는 게임 전체의 분위기를 뒤흔들 수 있는 까닭이다. 강호찬 실장은 ‘마감자’ 자체가 쉬운 게임을 표방하는 만큼 이용자들간 선수카드 거래를 개방하고, 게임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덱 효과를 활용한 보다 자유로운 플레이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생중계 시스템은 경기가 시작되면 내가 구성한 선수들이 다른 구단주와 경기하는 장면을 직접 관람할 수 있게 설계해놓은 걸 의미한다. 기존 ‘마구마구’의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직접 나오기 때문에 아무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고. 대신 ‘야구9단’처럼 실시간 개입 기능은 도입되지 않는데, 스트레스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하라는 배려라고(웃음).
▲ 익살스런 마구 캐릭터가 등장하는 경기를 생중계로 관람할 수 있다(사진제공: 넷마블)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의
새 역사를 쓰고 싶다
‘마감자’는 오는 24일 첫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미 모드를 통해 어느 정도 기반은 잡아두었기 때문에 UI에 대해 이용자들이 불편함은 느끼지 않는지, 그리고 애초 개발진이 의도한 재미요소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지 여부만 집중 테스트할 예정이다. 큰 문제가 없다면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기 전에 공개 서비스까지 직행할 가능성도 높다고.
“사회인 야구를 해보면 몸이 안 따라주는 40대 아저씨들도 나와서 되게 재미있게 경기를 하거든요. 구단주 모드를 시작했을 때도 같은 생각을 했는데, 게임에서도 사회인 야구처럼 누구나 쉽고 즐겁게 놀 수 있다면 참 괜찮을 거 같았어요. 매니지먼트 장르가 이에 가장 최적화돼 있고, ‘마감자’ 역시 이를 충족하기위해 노력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깜빡했는데, 모드에서 신생게임으로 독립한 이유 중에 하나가 선수카드에 실제 선수 이미지를 꼭 넣고 싶었어요(웃음). 선수카드는 과거 선수의 사진이 나와야 제 맛 아니겠습니까? 여기에도 집중해 선수카드(사진)의 퀄리티도 무척 좋으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분들과 시뮬레이션 게임의 새 역사를 쓰고 싶습니다.”
▲ `마감자`의 홍보모델로 선정된 배지현 아나운서(사진제공: 넷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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