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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지형에서 한 판 더?(레인보우 식스 : 테이크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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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식스의 전통을 계승하며 계속 이어져 오고 있는 시리즈를 보고 있으면 한 때 매니아를 자칭 하던 필자도 이제 그만할 때도 된 건 아닌가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나 맛있는 음식이라도 식상하는 것은 인지상정일 터. 그러나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국내 게임 업체인 카마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에서 로그 스피어 엔진을 수입하여 테이크 다운을 제작할 때도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자체 멀티플레이 서버도 구축하고 공식 출시하기 전부터 전문 클랜들과 많은 시행착오와 베타 테스트를 거쳐 꾸준히 준비한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필자는 테이크 다운이 한물 간 영화배우가 노년의 마지막 연기 인생을 불사르는 듯한 느낌이 오는 것을 떨칠 수가 없었다.

테이크 다운은 로그 스피어의 엔진을 이용, 국내 게이머들이 가장 친숙하게 여기는 실제 지형지물을 게임의 맵으로 제작했다. 서울에 살고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익숙한 코엑스나 경복궁, 청계고가, 시청역 등의 맵이 있으며 간혹 동굴이나 미로 공원 같은 국적 불명의 지형도 등장한다. 그러나 싱글플레이라면 모를까, 멀티플레이에서는 평소 익숙한 지형이 등장한다고 해서 색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없다. 게임은 게임이고 실제는 실제다. 오히려 재미와 완성도를 위해 과감한 수정과 삭제도 필요한 것은 아닐까 싶다. 최선을 다해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것이 레인보우 식스의 멀티플레이이고 보면 게이머에게는 어떤 맵이라도 실제 게임상에서 맵을 구경할 여유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싱글플레이를 차근히 진행하면 그리 나쁠 것도 없다. ‘정말 여기가 이렇게 생겼던가’하는 생각도 들고 용산처럼 실제와 매우 유사한 모습을 보면 웃음도 배어나온다.


예전과 다른 점을 보여 달라
하지만 한글 텍스트는 이해하기 어렵다. 테이크 다운에서 한글 텍스트가 구겨진 종이처럼 표시되는 것을 보면 아쉬운 마음이 간절하다. 한글이 멋지게 구현되는 것이 그처럼 어려웠다면 오히려 하지 말았어야 했다. 테이크 다운이 한글로 표기되지 않아서 진행에 어려움이 있는 게임은 아니라고 본다.

레인보우 식스의 대부분의 미션은 테러리스트를 모두 죽이면 성공한다. 오히려 한글과 음성보다는 조금이라도 새로운 시스템이나 게임 플레이 타입을 개발하는 것이 더 좋았으리라 본다. 로그 스피어 엔진을 그대로 가져와 플레이 타입과 그래픽 등 달라진 부분은 거의 없고 단지 맵만 바꾼 것으로 테이크 다운이라는 이름을 내세웠다면 이는 미래지향적인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중시하는 근시안적인 발상이 아닐까.

국내 3D 액션계에서 클랜들이 자치하는 비중은 매우 크지만 클랜들에게 휘둘려 미래적인 게임을 개발하지 못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수준에 그치는 것은 개발사가 취해야할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 키 설정 옵션에서 클랜용 키 설정과 레인보우 식스용 키 설정을 따로 구분하고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배려한 것은 좋은 시도지만 그만큼 클랜과 과거에 연연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런데 테이크 다운은 레인보우 식스의 전통을 깨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그 이름값을 하긴 한다. 싱글플레이도 그렇지만 멀티플레이도 솔솔한 재미가 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처음 레인보우 식스가 등장하여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요인이 그대로 담겨있어서 게이머들이 ‘아휴 재미없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또한 스피드감을 더 높이기 위해 캐릭터 이동 속도가 조금 더 상승했으며 국산 소총인 K-1과 K-2가 포함되어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기다릴 용의는 있다
그러나 게임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쉴새없이 앞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나날이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서 새로운 맵과 몇 가지 특이점만 가지고는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다. 게다가 멀티플레이를 위해 구축한 카마의 플레이원 서버는 느리고 버그가 심해 게이머들의 원성을 샀다. 여러 가지 악조건에서도 게이머들이 해외대작 게임들을 외면하고 굳이 이 게임을 구입할 용의가 과연 있을까 의심스럽다. ‘국산 게임이니 조금은 이해해 달라’는 식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변명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한국 영화가 헐리우드표 영화를 누르고 흥행 선두를 달리는 것도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가 깔려 있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 다음 차기작을 기대해본다. 분명 테이크 다운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첫 술에 배부르지 않고 느긋하게 기다릴 준비는 항상 되어 있다. 국내 게임 업체들이 흐르는 물에 편승하여 앞서서 선도하는 것. 언제가 달성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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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장르
FPS
제작사
게임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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