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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言] 그와 그녀의 강아지들, ‘갤럭시독스’ 빅그림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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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言]은 스타트업/독립개발팀을 방문하여 게임에 대한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누고, 뜨거운 열정과 비전을 소개하여 알리는 코너입니다. 참여를 원하는 팀 및 개발사는 담당기자(orks@gamemeca.com)에게 게임과 팀 및 개발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연락처를 보내주세요.

모든 조직이 그렇긴 하지만, 특히 소규모 팀일수록 멤버간 원활한 소통과 일사불란한 협동이 중요시된다. 그런 점에서 보면 배우자야말로 독립 개발을 위한 이상적인 파트너가 아닐까? 백년가약을 맺은 부부이기에 누구보다 서로의 비전을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조력자가 될 수 있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함께 사랑의 크런치 모드를 달려보자.

오늘의 주인공은 경기게임아카데미 2기 이승환·이경아 개발자. 두 사람은 손발이 척척 맞는 부부 스타트업으로,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는 사이답게 명칭도 빅그림스튜디오로 정했다. 남편 이승환 대표가 기획과 아트를 담당하고, 아내 이경아 개발자가 이외 개발 전반을 책임진 첫 작품 ‘갤럭시독스: 우주개 키우기’는 독특한 콘셉으로 구글 플레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는 '빅그림스튜디오' 이경아·이승환 부부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言 반갑다. 보기 드문 부부 개발자, 그것도 동업자다. 결성 과정이 궁금하다.

이승환: 보통 개발자 부부라면 현업에 종사하다 만나 결혼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둘 다 게임 개발 전력이 없다. 나는 웹기획과 마케팅 회사에서 10년간 근무했고 아내는 재무회계를 7년 정도 했다. 그런데 각자 업무에 쫓겨 사느라 함께 있지도 못하고 가족의 행복도 사라져갔다. 무언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아내와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보니 둘 다 게임을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직장을 그만두고 독립 개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개발 지식 전무한지라 아내가 먼저 퇴사를 하여 6개월간 국비지원 학원에서 유니티 엔진 교육을 받았다. 이후 나도 따라서 집에서 ‘갤럭시 독스’를 만들다 올해 4월 경기게임아카데미에 합류했다.

言 재무회계만 하다가 단시간에 개발 엔진을 익히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이경아: 아예 모르고 시작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힘든 줄 알았으면 고민 좀 했을텐데(웃음). 그래도 공부한 결과물을 바로 적용해보고 무언가 결과물이 나오니 재미있더라. 지망생 입장에서 IT 직군은 진입 장벽이 높으리라 지레 겁먹기 쉬운데, 간단한 게임부터 만든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내 나이 서른일곱에 게임 개발자가 됐다. 모두 도전해보길 바란다.

言 부부가 모두 직장을 관두고 개발에 나서면 여러모로 곤란해지지 않나

이승환: 가족을 위해 결단을 내렸지만 30대 후반에 이걸 해낼 수 있을까 많이 두려웠다. 우리 둘뿐만 아니라 키우는 강아지 네 마리도 건사해야 하고. 처음에는 아내만 퇴사하고 나는 외벌이를 계속하며 개발을 병행하려고도 했는데, 피곤해서 도저히 능률이 나오지 않았다. 이러느니 더 늦기 전에 최선을 다해보자 싶어 퇴직금으로 버티며 개발에 전념해왔다.


▲ 우여곡절 끝에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던 클리커 '갤럭시독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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言 고생한 만큼 게임에 애착도 클 것이다. ‘갤럭시독스’ 대하여 소개해달라

이승환: 22세기 근미래를 배경으로 인류 생존을 위해 우주로 자원을 찾으러 간 ‘우주개’들의 여정을 그린 클리커 게임이다. 화면 터치를 통해 우주 에너지 자원을 모으고, 이것으로 우주선과 ‘우주개’를 업그레이드하며 미지의 행성들을 탐사하는 것이 골자. 간단한 조작으로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으며 새로운 ‘우주개’를 모으는 등 파고들 요소도 갖췄다.

이경아: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으면서도 몰입감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자원이 고갈된 미래라면 무언가 어둑하게 생각될 수 있지만 실제 게임은 틈틈이 재미있게 즐길만한 유머와 힐링 요소가 가득하다. 가령 EDM 음악과 함께 ‘우주개’들이 춤을 추는 댄스타임도 들어가 있다.

言 ‘우주개’라는 소재가 흥미롭다. 강아지를 네 마리나 키우는 영향인가

이승환: 맞다. 말티즈 둘을 키우다 새끼를 낳아 지금은 네 마리가 함께 산다. 강아지를 아끼다 보니 게임으로 다루고 싶긴 한데, 단순히 먹이를 주거나 육성하는 아이디어는 너무 진부하지 않나. 과거 아내와 ‘인터스텔라’, ‘그라비티’ 등 우주 소재 영화를 감명 깊게 본 터라 두 소재를 합치면 신선하리라 판단했다.


▲ 기획의 토대가 된 말티즈 네 마리는 게임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사진제공: 빅그림스튜디오)

言 경기콘텐츠진흥원의 게임아카데미 2기인데 어떤 도움을 받고 있나

이승환: 지난해 12월경 퇴사하여 2개월 정도 개발하다 경기게임아카데미를 알게 됐다. 경험도 부족하고 자본도 없어 점차 슬럼프에 빠지던 시기였는데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같았다. 서류 심사와 면접 PT를 통해 총 10개 팀이 선정됐는데 개발 공간도 내어주고 멘토링 지원도 해줘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 큰 힘과 용기가 됐다.

동거동락하는 이웃 팀이 의견을 주거나 아예 현업에서 활약 중인 프로그래밍, 아트, 디자인, 기획 전문가가 게임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조언해주기도 한다. 각종 전시와 컨퍼런스, 세미나 참가 기회가 주어져 자신의 게임을 알리고 업계 돌아가는 소식까지 접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 물론 아카데미가 게임 성공까지 책임져주진 않기에 개발자 스스로의 노력이 제일 중요하다.

言 독립 개발로 게임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이승환: 독립 개발이란 그야말로 ‘무’에서 출발하는 것. 손에 쥔 것은 두 사람의 인력뿐이다. 아트부터 사운드, 프로그래밍까지 모든 것이 스스로 찾아서 해야 한다. 또한 우리뿐 아니라 주위를 둘러봐도 다들 출시 초기 마케팅에 힘들다고들 한다. 자본금이 부족하니 대형 업체처럼 대대적인 광고는 꿈도 못 꾸고 두 발로 뛰며 게임을 알릴 수밖에.

다행히 최근에는 환경이 많이 좋아져서 독립 개발에 대한 관심도 높고 지원하겠다고 나서는 플랫폼이나 지자체도 상당수 있다. 이렇게 매체와 인터뷰하기도 하고. 하지만 여전히 출시 초기 마케팅은 극복하기 힘든 장벽이다. 직접 유저 커뮤니티에 게임을 알리다 보니 한 번은 글이 베스트 게시물로 선정돼 유저 유입이 폭발적으로 늘기도 했다.


▲ 경기게임아카데미 2기로 선정돼 개발 공간 등 여러 지원을 받고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言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개발하게 되는 매력은 무엇일까

이승환: 머릿속 아이디어를 실제 결과물로 창조해내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 그렇지만 그런 기쁨도 잠시, 무수한 난관과 반복 작업을 하다 보면 심신이 지치기 마련이다. 게임 개발의 진짜 매력은 콘텐츠를 내놓았을 때 유저들이 재미있게 즐겨주는 반응 자체가 아닐까? 이러한 감상을 접하면 그간의 피로가 씻겨나갈 정도다.

이경아: 한 명의 유저로만 게임을 접하다가, 창작자 입장에서 콘텐츠를 대중 앞에 선보인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경험이다.

言 어렵사리 쌓은 그 경험치, 부디 다른 개발자/지망생에게 공유해달라

이승환: 앞서 얘기했듯 독립 개발은 모든 것을 홀로 해내야 한다. 굉장히 힘든 일이니만큼 굳은 각오가 필요하다. 또한 개발에 도전할 정도면 평소 게임을 사랑하는 유저일 텐데 그렇다고 무작정 스케일을 키웠다가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대부분 개발자의 로망인 RPG을 만들려다 고배를 마신다. 그럴 바에야 작은 게임이라도 완성하여 출시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

이경아: 독립 게임은 대중의 주목을 받기가 힘든 만큼 독특한 아이디어와 콘셉을 통해 개성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경기게임아카데미에 지원할 때도 ‘우주개’라는 소재가 아주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관심이 고픈 독립 게임은 콘셉이 중요하다, 우주개라니 세상에나 (사진제공: 빅그림스튜디오)

言 추가로 부부 개발자를 지망(?)하는 이들을 위해 장단점을 알려준다면

이승환: 현실적인 장점으론 우선 수익 분배가 필요 없다. 또한 소규모 팀은 개발 과정에서 크고 작은 갈등을 겪다가 완성을 보지 못하고 와해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린 설령 다툴지언정 쉽사리 해산할 수 없다. 끝으로 독립 개발에 나서게 된 이유처럼 실제로 24시간 함께 있으니 부부 관계가 훨씬 돈독해졌다. 반면에 단점은… 너무 24시간 함께 있다는 것일까…

이경아: 서로 너무 잘 아니까 작업물에 대한 의견을 가감 없이 표출할 수 있다. 그래서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긴 하지만 가끔은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부부 관계는 동전의 양면 같아서 언제 어떻게 뒤집히냐에 따라 매일 매일이 달라진다.

言 빅그림스튜디오가 생각하는 독립 개발(인디)란

이승환: 자본의 힘에서 벗어나 개발자의 아이디어와 철학을 오롯이 담을 수 있는 것이 인디라 본다. 기존의 유행이나 돈을 좇아서 만드는 게임이 아니므로 화려하진 않지만, 독특한 재미요소가 담긴 게임을 만들어 이를 좋아해주는 유저에게 전달하는 것.

言 끝으로 향후 행보가 궁금하다. 앞으로도 귀여운 게임을 기대해도 될까

이승환: 첫 작품은 강아지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그렇다고 애견전문 개발사가 되겠다는 포부까진 없다. 귀여움만이 아니라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집중하고자 한다. 또한 진부한 것은 싫기 때문에 ‘갤럭시독스’가 그랬듯 계속해서 신선한 소재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내내 화기애애한 두 사람, 게임 개발도 부부 관계도 꽃길만 걷길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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